
얼마 전 친구 집 거실에 쉬폰커튼을 달아줬는데, 친구가 먼저 고른 건 색이 아니라 사진 속 주름이었어요. 막상 받아 보니 커튼 폭이 창 폭과 거의 같아서, 펼치면 천이 팽팽해지더라고요. 쉬폰커튼은 천이 얇은 만큼 치수와 걸리는 위치가 눈에 잘 띕니다. 주문 전에 줄자로 10분만 재도 이런 실패를 꽤 줄일 수 있어요.
창문보다 레일 길이부터 재세요
기존 레일이 있다면 창문 유리가 아니라 레일의 실제 길이를 잽니다. 레일이 180cm라면 커튼 두 장의 폭을 합쳐 270~360cm 정도로 잡는 편이 자연스러워요. 대략 레일 길이의 1.5~2배입니다. 예를 들어 폭 145cm인 커튼 두 장이면 총 290cm라서 180cm 레일에 잔잔한 주름이 생깁니다. 주름을 더 촘촘하게 잡고 싶으면 폭을 늘리되, 양옆으로 걷었을 때 천이 쌓일 자리도 남겨야 해요.
길이는 레일에 커튼을 거는 지점부터 원하는 끝선까지 재야 합니다. 천장 높이만 보고 주문하면 레일 두께와 고리 길이만큼 오차가 나요. 저는 창 왼쪽, 가운데, 오른쪽을 각각 재고 가장 짧은 치수를 기준으로 잡습니다. 바닥에 끌리지 않는 길이를 원하면 실제로 걸었을 때 밑단이 바닥에서 1~2cm 뜨도록 맞춰요. 바닥이나 천장이 조금 기울어진 집에서는 세 군데 치수가 다를 수 있습니다.
봉에 끼우는 형태인지, 레일 고리에 다는 형태인지도 주문 전에 확인하세요. 같은 쉬폰커튼이라도 상단 마감 방식이 다릅니다. 제품 설명의 폭이 한 장 기준인지 한 쌍 기준인지까지 봐야 수량을 잘못 사지 않아요.
준비물과 비용은 설치 방식에 따라 달라요
기존 레일이 튼튼하게 달려 있다면 줄자, 커튼, 맞는 고리나 핀, 밑단 수선에 쓸 다리미 또는 재봉 도구 정도면 됩니다. 고리를 걸고 길이를 확인하는 데 30분~1시간, 밑단을 줄여야 하면 1~2시간을 더 잡으세요. 제가 해보니 시간이 가장 많이 드는 부분은 설치보다 길이 맞추기였습니다.
새 레일을 달아야 한다면 연필, 수평계, 드릴, 벽체에 맞는 나사와 앙카, 안정적인 사다리도 필요합니다. 드릴은 한 번 쓸 거라면 구입보다 대여가 낫습니다. 다만 콘크리트용 날과 집에 맞는 앙카가 함께 있는지 확인해야 해요. 레일 설치까지 하면 벽체 확인과 표시를 포함해 2~3시간 정도는 비워두는 편이 편합니다.
재료비는 폭과 원단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이케아 판매 제품을 한 가지 예로 보면, 반투명 속커튼 한 쌍이 2만 9900원, 싱글 레일 세트가 2만 5000원 수준입니다. 고리나 수선 부자재가 따로 필요하면 더해져요. 기존 레일을 쓸 수 있는 집과 새로 설치해야 하는 집의 비용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쉬폰이라는 이름만 보고 가격을 비교하기보다 한 장의 크기, 구성 수량, 부자재 포함 여부를 같은 조건으로 맞춰 보세요.
새 레일을 달 때 가장 오래 멈추는 지점
레일 위치는 창틀 바로 위에 표시하기보다 창 손잡이, 창턱, 에어컨 배관 덮개에 천이 걸리지 않는지 먼저 봅니다. 커튼을 손으로 앞에 늘어뜨려 보면 필요한 간격이 금방 보여요. 좌우 끝도 창문보다 조금 바깥으로 빼면 커튼을 걷었을 때 유리를 덜 가립니다. 설치할 자리를 정한 뒤 수평계로 선을 잡고, 브래킷 위치를 표시합니다.
여기서 무작정 드릴을 대면 곤란합니다. 석고보드, 콘크리트, 목재는 고정 방법이 다르고, 천장 속 배선이나 배관 위치를 모르면 구멍을 뚫어서는 안 됩니다. 벽체를 구분하기 어렵거나 전선·배관이 지나갈 가능성이 있으면 관리사무소나 설치 전문가에게 먼저 확인받으세요. 특히 조명 주변 천장 작업은 제가 직접 한다고 쉽게 권하지 않습니다.
구멍을 뚫을 수 있는 위치가 확인됐다면 제품 설명서에 적힌 간격대로 브래킷을 고정합니다. 표시만 맞고 나사가 헐거우면 커튼을 여닫을 때 레일이 조금씩 내려와요. 고정한 뒤에는 커튼을 걸기 전에 손으로 레일을 가볍게 움직여 흔들림을 확인하세요. 흔들린다면 커튼 무게로 버티게 두지 말고 고정 방식부터 다시 봐야 합니다.
걸고 나서 밑단을 맞추면 덜 후회해요
커튼은 포장에서 꺼낸 즉시 자르지 않습니다. 먼저 고리 간격을 비슷하게 맞춰 걸고, 양쪽을 몇 번 여닫아 주름을 고르게 펼쳐요. 그 상태에서 밑단 높이를 다시 확인합니다. 상단 핀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은 몇 cm 정도 높이를 바꿀 수 있어서, 수선 전에 해결되기도 합니다.
길이가 많이 남으면 바닥에서 원하는 높이를 표시한 뒤 커튼을 내려 수선합니다. 원단에 다리미를 쓸 때는 세탁 표시를 확인하고 낮은 온도부터 시험하세요. 얇은 천은 열에 약한 제품도 있습니다. 자신이 없으면 밑단 수선을 맡기는 편이 원단을 다시 사는 것보다 쌀 수 있어요. 창이 넓거나 천장이 높아 혼자 사다리 위에서 레일과 커튼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면 설치도 맡기는 게 낫습니다.
쉬폰커튼은 낮빛을 부드럽게 들이는 데 좋지만, 밤에 실내 조명이 켜지면 바깥에서 실루엣이 보일 수 있습니다. 사생활 보호나 암막이 필요한 방이라면 속커튼 한 겹으로 끝내지 말고 겉커튼이나 블라인드를 함께 생각해야 해요. 저는 커튼을 고를 때 예쁜 주름 사진보다 먼저 창의 폭, 밤의 시선, 기존 레일 상태를 봅니다. 그 세 가지가 맞으면 얇은 천 한 겹도 공간 분위기를 꽤 크게 바꿉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