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트리 수납함 오래 편하게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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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트리 수납함 오래 편하게 쓰는 방법

얼마 전 네 식구가 사는 집의 팬트리를 봤는데, 수납함은 열두 개나 있었고 식재료는 바닥에 쌓여 있었습니다. 함마다 물건이 가득한데도 필요한 걸 꺼내려면 앞의 함을 세 개씩 치워야 했거든요. 이런 집에서는 수납함을 더 사도 금방 같은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팬트리 수납함은 얼마나 많이 담느냐보다, 자주 쓰는 물건을 얼마나 쉽게 꺼내고 다시 넣느냐로 골라야 오래 갑니다.

수납함을 사기 전에 꺼내는 순서부터 보세요

팬트리 앞에 서서 최근 일주일 동안 손이 자주 간 물건을 떠올려보세요. 아침마다 먹는 시리얼, 매일 쓰는 키친타월, 한 달에 한 번 꺼내는 여분의 소금은 같은 자리에 둘 이유가 없습니다. 자주 쓰는 것은 허리를 굽히거나 팔을 뻗지 않아도 닿는 선반에, 가끔 쓰는 것은 위나 아래에 두는 편이 편합니다. 수납함의 종류는 그다음에 정해도 늦지 않아요.

저는 물건을 모두 꺼냈을 때 ‘매일’, ‘가끔’, ‘여분’으로 먼저 나눕니다. 여기서 여분이 예상보다 많이 나오는 집이 꽤 있어요. 같은 소스가 네 병인데 한 병만 개봉했다면, 네 병 모두 손 닿는 칸을 차지할 필요는 없습니다. 매일 쓰는 칸을 비워야 꺼낸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갑니다. 빈 공간도 수납의 일부인 셈이죠.

선반 깊이가 깊다면 앞뒤 두 줄을 무작정 채우지 마세요. 뒤에 놓은 물건이 보이지 않아 같은 것을 또 사기 쉽습니다. 앞줄에는 사용 중인 물건, 뒷줄에는 같은 종류의 여분만 두면 확인할 때 덜 헤맵니다. 여분이 많지 않다면 한 줄을 비워두는 쪽이 생활하기엔 더 편합니다.

선반 크기보다 손이 들어갈 자리를 먼저 재세요

수납함을 고를 때는 선반의 가로·깊이·높이를 각각 재고, 문을 열었을 때 꺼내는 방향도 확인합니다. 손잡이가 문틀에 걸리거나, 함을 들어 올릴 공간이 없어서 매번 기울여 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거든요. 선반 높이에 딱 맞춘 함보다 위쪽에 손가락이 들어갈 여유를 둔 함이 쓰기 편합니다. 저는 보통 위로 3~5cm 정도 여유를 잡고 실제 손이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이 수치는 집집마다 선반 구조가 달라서 기준점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가로폭도 꽉 채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80cm 선반이라면 40cm 함 두 개를 억지로 맞추기보다, 양옆에 약간의 틈이 남도록 고릅니다. 선반 벽이 조금만 휘어 있거나 함의 손잡이가 튀어나와도 꽉 맞춘 배치는 불편해지거든요. 특히 문이 안쪽으로 열리거나 경첩이 선반 앞을 가리는 구조라면 선반 안쪽 치수만 보고 주문하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깊은 함이 언제나 이득인 것도 아닙니다. 작은 조미료와 차 티백을 깊은 함에 넣으면 아래쪽 물건은 잊히기 쉽고, 무거운 통조림을 가득 담으면 꺼내는 일이 부담이 됩니다. 작은 물건은 얕은 함, 무거운 물건은 낮고 넓은 함에 나눠 담는 쪽이 낫습니다. 무거운 함은 바닥이나 아래 선반에 두고, 선반이 감당할 수 있는 하중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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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물이 보이는 정도를 물건에 맞춰 고르세요

투명한 팬트리 수납함은 재고를 보기 좋지만, 안에 든 포장까지 모두 보여 공간이 어수선해 보일 수 있습니다. 불투명한 함은 시야가 차분해지는 대신 무엇이 남았는지 매번 열어봐야 하죠. 어느 한쪽으로 통일하기보다 물건의 성격에 맞추는 게 실용적입니다. 자주 확인해야 하는 간식과 식재료 여분은 내용물이 보이는 함, 모양이 제각각인 일회용품이나 손님용 물품은 불투명한 함이 편했습니다.

라벨도 함의 내용물이 자주 바뀌는 집이라면 너무 세세하게 붙이지 마세요. ‘라면 5봉’보다 ‘면류’, ‘초코 과자’보다 ‘간식’처럼 넓게 적어두면 물건이 바뀌어도 제자리를 찾기 쉽습니다. 가족이 함께 쓰는 팬트리라면 글씨가 작고 예쁜 라벨보다 멀리서 읽히는 라벨이 낫습니다. 보기 좋은 배열보다 누가 꺼내도 다시 넣을 수 있는 자리가 오래 유지되더라고요.

같은 색과 크기의 함으로 전부 맞추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선반 한 칸에는 키친타월처럼 부피가 큰 물건이, 다른 칸에는 낮은 캔이 들어갑니다. 처음부터 한 세트를 여러 개 사면 공간은 반듯해 보여도 빈틈이 많이 생길 수 있어요. 먼저 자주 쓰는 칸에 필요한 함 두세 개만 써보고, 손이 편한지 확인한 뒤 늘리는 편을 권합니다.

다시 넣기 쉬운 자리를 남겨두세요

팬트리가 며칠 만에 흐트러지는 집은 물건이 많아서만 그런 게 아닙니다. 장을 보고 돌아왔을 때 새 물건을 놓을 자리가 없으면 일단 앞에 밀어 넣게 됩니다. 저는 선반 한 칸을 전부 채우기보다 작은 여백을 남겨둡니다. 새 식재료를 꺼내 놓고 기존 물건과 비교할 자리만 있어도 중복 구매를 알아차리기 쉽습니다.

수납함을 닦는 일도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홈이 많은 바구니는 부스러기가 끼고, 무거운 함은 청소할 때 꺼내기 싫어집니다. 밀가루나 과자처럼 가루가 떨어지기 쉬운 물건에는 바닥이 평평하고 닦기 쉬운 함이 편해요. 손잡이가 튼튼한지도 확인하세요. 자주 꺼내는 함은 손잡이를 잡고 당기는 횟수가 많아서, 몸체만 튼튼한 제품은 금세 불편해질 수 있습니다.

예산이 한정돼 있다면 팬트리 전체를 한 번에 바꾸기보다 가장 자주 쓰는 한 칸에 먼저 쓰세요. 그 칸에서 물건이 잘 보이고, 한 손으로 꺼내지고, 장을 본 뒤에도 다시 들어간다면 방향이 맞는 겁니다. 수납함이 예뻐 보이는 순간보다 바쁜 저녁에도 물건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순간, 그 팬트리가 우리 집에 맞게 만들어졌다고 느낍니다.

팬트리 수납함 오래 편하게 쓰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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