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불장 끝에 코인을 샀을 때 저는 차트만 봤습니다. 가격이 많이 빠졌으니 싸다고 생각했는데, 시장에 새로 풀릴 물량은 확인하지 않았죠. 그 뒤로는 관심 있는 코인의 유통량부터 봅니다. 아비트럼 언락도 같은 이유로 챙깁니다. 날짜 하나만 보고 매도 버튼을 누르기보다, 얼마나 풀리고 그 물량이 어디로 가는지 확인하는 편이 낫습니다.
언락 일정에서 먼저 볼 숫자
아비트럼의 ARB는 거버넌스 토큰입니다. 아비트럼 DAO 문서에 따르면 최초 발행량은 100억 개이고, 팀·기여자·자문역에 26.94%, 투자자에 17.53%가 배정됐습니다. 두 집단을 합치면 최초 발행량의 44.47%입니다. 이 물량은 2024년 3월 첫 언락을 거쳐 이후 매달 나눠 풀리는 구조로 안내돼 있습니다.
첫 언락 규모는 약 11억 1천만 ARB였습니다. 그래서 2024년 3월 일정은 유독 크게 다뤄졌죠. 이후 월별 물량을 볼 때는 첫 언락 숫자를 그대로 대입하면 안 됩니다. 아비트럼 재단의 2026년 상반기 진행 보고서는 2026년 8월 17일 기준 남은 기존 베스팅 물량을 약 7억 7천만 ARB, 최초 발행량의 7.7%로 설명하고 마지막 베스팅 시점을 2027년 3월로 제시했습니다. 일정 제공 서비스마다 숫자가 다르게 보이면 집계 기준일과 포함한 지갑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풀린 물량과 팔린 물량은 다르다
언락은 잠겨 있던 토큰을 옮길 수 있게 되는 일입니다. 그날 전량이 거래소로 들어가거나 시장가로 팔린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유자가 계속 들고 있을 수도 있고, 장외 거래나 다른 지갑으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언락 전에 시장이 공급 증가를 예상해 가격에 반영할 수도 있죠. 날짜만으로 하락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게 ‘유통량’입니다. 아비트럼 재단 보고서의 ‘언락됐거나 DAO 금고에 보관된 물량’은 거래소에서 바로 매도 가능한 물량과 같지 않습니다. DAO 금고 물량은 거버넌스 결정에 따라 쓰일 수 있어 별도로 봐야 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유통량 하나만 믿고 공급 부담이 끝났다고 판단하면 계산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아비트럼 언락을 직접 확인하는 순서
저는 먼저 아비트럼 DAO의 토큰 배분 문서에서 팀, 투자자, 재단, DAO 금고를 구분합니다. 그다음 일정 서비스의 다음 언락 날짜와 수량을 확인하되, 원래 배분량 중 어느 항목인지 대조합니다. 같은 ‘언락’으로 표시돼도 팀 물량과 재단의 선형 베스팅, DAO 금고의 지출은 움직이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수량을 현재 유통량과 비교한다. 절대 수량보다 기존 시장 규모에 비해 얼마나 큰지가 중요하다.
- 아비스캔에서 관련 지갑의 이동 내역을 확인한다. 거래소 지갑으로의 입금은 살펴볼 신호지만, 입금만으로 실제 매도를 단정하지 않는다.
- 언락 전후의 현물 거래량과 가격을 함께 본다. 거래량이 얇으면 같은 매도량에도 가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
- DAO 제안과 재단 발표를 확인한다. 금고 물량의 집행 계획은 정해진 베스팅 일정과 별개로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때 지갑 주소가 맞는지 특히 조심합니다. 검색 결과에 뜬 임의의 주소를 공식 지갑으로 착각하면 이후 분석도 전부 틀어집니다. 아비트럼 DAO 문서와 재단 발표에서 지갑의 용도를 먼저 확인하고, 이동 내역은 그다음에 보는 게 안전합니다.
매수·매도 판단에는 이렇게 반영한다
예전에 저는 큰 이벤트를 앞두고 ‘다들 걱정하니 미리 빠져야 한다’고 생각해 서둘러 팔았다가, 예상과 다르게 가격이 버티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언락을 무시해서도, 언락 하나로 방향을 확신해서도 곤란하다는 걸 배웠습니다. 일정이 가까우면 저는 한 번에 매수할 금액을 줄이고, 이미 보유 중이라면 포지션이 흔들려도 감당할 만한 크기인지 먼저 봅니다.
예를 들어 투자금 100만 원을 계획했다면 전액을 언락 직전에 넣기보다 일부만 먼저 사고, 실제 지갑 이동과 거래량을 확인한 뒤 남은 금액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언락 규모가 작아 보여도 시장 전체가 약세거나 거래량이 줄어 있으면 변동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손절 기준과 최대 손실액을 매수 전에 정해두는 이유입니다.
ARB의 남은 베스팅 물량은 시간이 지나며 줄어들겠지만, 그것만으로 가격이 오를 근거가 되지는 않습니다. 저는 다음 일정의 숫자를 확인한 뒤에도 누가 받는 물량인지, 실제로 이동했는지, 현재 시장이 받아낼 만한지를 차례로 봅니다. 언락 달력은 매매 신호라기보다 성급한 판단을 한 번 늦춰주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