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불장 끝물에 코인을 처음 샀을 때, 저는 개당 가격이 싸 보이는 코인에 유독 눈이 갔습니다. 이미 많이 오른 자산보다 오를 여지가 커 보였거든요. 크게 물린 뒤에야 개당 가격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스텔라루멘 시총을 볼 때도 같은 실수를 피하려고 가격 옆에 유통량을 꼭 적어둡니다.
시총은 가격에 유통량을 곱한 값이다
스텔라루멘의 거래 단위는 XLM입니다. 시가총액은 XLM 한 개의 가격에 현재 유통 중인 XLM 수량을 곱해 계산합니다. 2026년 11월 2일 확인 당시 코인게코는 가격을 약 0.169달러, 유통량을 약 352억 5천만 개, 시총을 약 59억 6천만 달러로 표시했습니다. 스텔라 네트워크 대시보드에서도 유통량이 약 352억 5천만 개로 표시됐습니다. 화면을 여는 시점마다 가격과 수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시총 59억 달러를 ‘누군가 실제로 그만큼 돈을 넣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마지막 거래 가격을 유통량 전체에 적용한 계산값입니다. 모두가 동시에 팔려고 하면 같은 가격에 체결될 수 없죠. 제가 예전에 시총 순위만 보고 매수했다가 하락장에서 느낀 것도 이 차이였습니다. 숫자는 규모를 비교할 출발점이지, 내 물량을 받아줄 매수 주문의 크기는 아닙니다.
유통량과 총공급량을 따로 보는 이유
같은 날 스텔라 네트워크 대시보드의 총공급량은 약 500억 개였습니다. 유통량 약 352억 5천만 개와 차이가 납니다. 이미 존재하지만 아직 유통량에 포함되지 않은 물량이 있다는 뜻입니다. 스텔라 개발 재단의 보유 물량과 배분 현황은 재단의 공급량 대시보드와 위임 계획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볼 때 ‘새 코인이 계속 무한히 찍힌다’고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스텔라 측 설명에 따르면 현재 총공급량은 약 500억 개이고 추가 발행은 예정돼 있지 않습니다. 다만 재단이 보유한 기존 물량이 생태계 지원 등에 쓰이며 유통량으로 잡힐 수 있습니다. 공급량이 늘어나는 경로와 새 코인을 발행하는 일은 구분해야 합니다.
완전희석가치, 즉 FDV도 함께 보면 좋습니다. 현재 가격에 총공급량 약 500억 개를 곱한 값으로, 위 가격 기준 약 84억 5천만 달러입니다. 현재 시총보다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FDV가 곧 미래 시총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미래에는 가격도 달라지고 물량이 시장에 들어오는 속도도 달라집니다. 저는 두 숫자의 간격을 보고 재단 물량의 배분 계획을 더 읽어볼지 판단합니다.
목표 가격을 떠올리면 시총부터 다시 계산한다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0.3달러만 가도’ 같은 이야기가 쉽게 나옵니다. 유통량을 약 352억 5천만 개로 고정하면 0.3달러일 때 시총은 약 105억 8천만 달러입니다. 총공급량 500억 개가 모두 유통된다는 가정에서는 같은 가격의 계산값이 약 150억 달러가 됩니다. 둘 다 가격 예측이 아니라 가정을 바꿔 계산한 숫자입니다.
이렇게 적어보면 개당 0.3달러가 싸냐 비싸냐보다, 그 시총을 뒷받침할 수요가 생길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남습니다. 스텔라 네트워크의 송금·자산 발행 사례가 늘어도 그 사용이 XLM 매수 수요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는 별도로 봐야 합니다. 네트워크가 쓰인다는 소식과 토큰 가격이 오른다는 전망을 같은 문장으로 묶지 않으려고 합니다.
매수 전에는 이 순서로 숫자를 맞춘다
- 거래소에서 XLM의 현재 가격과 24시간 거래대금을 확인한다. 거래대금은 거래소마다 집계 범위가 다르므로 한 화면의 숫자만 믿지 않는다.
- 시세 정보 서비스에서 시총 계산에 사용한 유통량을 본다. 같은 시각의 가격을 곱했을 때 표시 시총과 대체로 맞는지 확인한다.
- 스텔라 네트워크 대시보드에서 총공급량과 유통량을 비교하고, 스텔라 개발 재단의 물량 배분 현황을 읽는다.
- 내가 생각한 목표 가격에 유통량을 곱해 필요한 시총을 계산한다. 유통량이 달라지는 경우도 따로 계산한다.
시총 순위는 서비스마다 조금 다르게 나올 수 있습니다. 가격 반영 시점과 유통량 산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숫자가 어긋나면 한쪽이 무조건 틀렸다고 보기보다 기준 시각과 공급량부터 맞춰보는 편이 낫습니다. 원화로 비교할 때는 환율 변동까지 더해지니 달러 기준 숫자와 섞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도 가격이 급등한 날엔 계산을 건너뛰고 싶어집니다. 그럴수록 목표 가격을 시총으로 바꾸고, 아직 유통되지 않은 물량을 한 번 더 확인합니다. 그 몇 분이 상승을 놓칠까 하는 조급함을 줄여줬습니다. 스텔라루멘 시총도 매수 신호라기보다, 내가 기대하는 가격이 어떤 규모를 요구하는지 보여주는 숫자로 쓰는 게 제게는 맞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