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조장에 숨은 자연미술

양조장에 숨은 자연미술

충남 공주의 옛 양조장이 자연과 예술, 오래된 건축의 흔적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는 전시 공간으로 변신했다. 202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가 열리는 옛 공주양조장에서는 건물 안팎에 설치된 작품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2026년 11월 8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은 1967 호서극장 맞은편의 초록색 외벽을 마주한 곳에 자리한다. 외부에 놓인 작품을 시작으로 안쪽의 넓은 전시 공간과 작은 방, 마당, 별도로 출입하는 전시실까지 관람 동선이 이어진다. 한 공간을 모두 살펴봤다고 생각할 때마다 새로운 작품이 모습을 드러내는 구성이 특징이다.

술을 만들던 건물이 전시장으로

옛 공주양조장은 과거 술을 만들던 건물이다. 현재는 202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전시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입구에는 무료 관람 안내가 마련돼 있다.

건물 안에서는 나무 기둥과 지붕을 받치는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다. 깨진 창문을 비롯해 오랜 세월을 품은 공간의 흔적도 남아 있다. 새롭게 단장한 전시장과는 다른 거친 질감이 작품과 나란히 놓이면서, 양조장의 과거와 현대 자연미술이 한 화면처럼 겹쳐진다.

관람객은 작품만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천장과 기둥, 창가와 바닥까지 자연스럽게 살피게 된다. 오래된 건축물이 단순한 배경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의 인상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셈이다.

햇빛과 바람을 담은 대나무

마당에서는 대나무가 둥글게 뻗어나간 팀 노리스의 〈햇살의 방〉을 만날 수 있다. 작품 안에서는 햇빛과 그림자, 공기의 흐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나무 사이로 들어온 빛은 바닥에 여러 형태의 그림자를 만들고, 주변의 자연은 작품의 일부처럼 어우러진다. 시간과 햇빛의 방향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자가 고정된 구조물에 생동감을 더한다.

흰색 칸마다 식물이 놓인 공간도 이어진다. 가까이에서는 작은 화분 하나하나가 눈에 들어오지만, 뒤로 물러서면 식물과 흰 구조물이 이루는 전체 모습이 또 다른 인상을 전한다. 곁에 남아 있는 낡고 깨진 창문은 이곳이 오랫동안 사용된 양조장 건물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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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방을 채운 영상과 소리

넓은 전시 공간을 지나 작은 방에 들어서면 벽면에 펼쳐지는 영상 작품이 시선을 모은다. 제한된 공간에 화면과 소리가 집중되면서 바깥 전시장과는 다른 긴장감이 형성된다.

시각적 장면뿐 아니라 방 안을 채우는 소리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 넓고 밝은 공간을 둘러본 뒤 작은 방으로 이동하는 구성은 관람의 흐름을 바꾸고, 작품에 집중하게 만든다.

검은 숲에 담긴 긴 시간

다음 공간에서는 검은 덩어리가 벽과 바닥을 뒤덮은 듯한 유명균 작가의 〈화석화된 숲-2609〉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작품은 지구가 만들어진 뒤 수많은 생명이 나타나고 사라진 오랜 시간과 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한다.

겹겹이 접힌 표면의 주름과 뿌리처럼 길게 늘어진 실은 오래된 숲이 남긴 흔적을 떠올리게 한다. 어두운 색과 공간을 차지한 형태는 낯설고 무거운 분위기를 만들며, 작품 설명과 함께 보면 사라진 생명과 축적된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이 전시에서는 자연이 밝고 아름다운 모습으로만 등장하지 않는다. 빛과 식물, 바람뿐 아니라 소멸과 흔적, 오랜 시간에 걸쳐 쌓인 자연의 힘도 작품의 주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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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뉘가 펼쳐진 실내의 숲

실내 전시가 끝난 듯한 지점에서 바깥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타난다. 담쟁이넝쿨이 보이는 마당을 지나면 또 다른 작품과 전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홍일화의 〈볕뉘 0827〉은 길게 펼쳐진 화면을 다양한 색의 나무로 가득 채운 작품이다. ‘볕뉘’는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뜻한다. 화면을 따라 시선을 옮기면 실내에서 숲의 풍경을 길게 바라보는 듯한 장면이 이어진다.

나뭇가지 아래에는 옷이나 나무껍질을 연상시키는 갈색 형상이 매달려 있다. 검은 그물이 길게 늘어진 방에서는 둥근 형태들이 공중에 떠 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붙잡는다. 서로 다른 재료와 색, 형태를 활용한 작품이 연이어 배치돼 공간을 옮길 때마다 분위기가 달라진다.

메인 전시관 밖까지 이어진 작품

옛 공주양조장의 전시는 메인 전시관 내부에서 끝나지 않는다. 건물 밖으로 나온 뒤에도 외부에서 별도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전시 공간들이 남아 있다. 전체 전시를 놓치지 않으려면 마당과 건물 주변, 별도 출입구가 있는 공간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품이 한곳에 모여 있기보다 오래된 건물의 여러 방과 바깥 공간에 나뉘어 있어, 관람객은 양조장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전시를 감상하게 된다. 이러한 배치는 옛 건물의 구조를 직접 살피는 경험과 자연미술을 감상하는 시간을 하나로 연결한다.

관람 장소 정보

장소위치
옛 공주양조장충청남도 공주시 감영길 22
자연미술관Ko충청남도 공주시 웅진로 145-19
반죽동당간지주공원충청남도 공주시 반죽동 299-1

옛 공주양조장 전시장은 과거 양조장의 구조와 흔적을 보존한 공간에서 자연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무료로 운영되는 2026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전시는 11월 8일까지 진행된다.

양조장에 숨은 자연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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