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아기 책 고르고 함께 읽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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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개월 아기 책 고르고 함께 읽는 방법

얼마 전 상담실에서 한 엄마가 책 사진을 스무 장 넘게 보여주셨어요. 15개월 아이에게 보여줄 책을 고르다 보니 추천 목록이 끝도 없어서, 뭘 빼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셨죠. 저도 두 아이를 키우며 비슷한 마음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집에서 오래 살아남은 책은 비싼 전집보다 아이가 스스로 꺼내던 몇 권이었어요.

15개월 아기 책을 고를 때는 몇 권을 읽혔는지보다 지금 아이가 무엇을 보고, 만지고, 따라 하는지부터 보면 편합니다. 책장을 꽉 채우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 시기에는 같은 그림을 열 번 보고도 매번 다른 반응을 보이니까요.

책을 사기 전에 아이가 좋아하는 장면부터 보세요

15개월 무렵에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얌전히 듣기보다 페이지를 빨리 넘기거나, 한 장만 오래 보거나, 책을 들고 방을 돌아다니는 일이 흔합니다. 책에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자기 방식으로 살펴보는 중일 수 있어요. 상담실에서도 “세 장 넘기고 가버려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세 장을 함께 본 것도 책을 본 시간입니다.

아이의 관심사는 일상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강아지를 보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아이에게는 동물 사진이, 외출할 때 자동차만 찾는 아이에게는 탈것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겠죠. 밥 먹을 때 숟가락을 꼭 쥐는 아이라면 식사 장면이 나오는 책도 좋고요. 부모가 읽히고 싶은 주제와 아이가 지금 보고 싶은 주제가 다를 때는 아이 쪽에서 시작하는 편이 수월했습니다.

처음 고른다면 익숙한 사물이나 행동이 한눈에 보이는 책 3~5권 정도면 충분합니다. 그림이 복잡한 책보다 한 페이지에 눈여겨볼 대상이 뚜렷한 책이 말을 붙이기 편해요. “고양이가 있네”, “빨간 버스가 간다”처럼 실제 생활과 이어 줄 수 있는 장면이면 더 자주 펼치게 됩니다. 도서관에서 몇 권 빌려 아이 반응을 본 뒤 잘 보는 책만 사도 늦지 않아요.

두꺼운 보드북이 편하지만 비싼 장치는 필요 없어요

이 시기 아이는 책장을 세게 당기기도 하고 입으로 가져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얇은 종이책보다 페이지가 두꺼운 보드북이 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편한 경우가 많아요. 모서리가 지나치게 날카롭지 않은지, 펼쳤을 때 쉽게 떨어지는 작은 부품은 없는지 살펴보면 됩니다. 플랩북을 좋아하는 아이라도 종이 문을 금방 찢는다면, 지금은 튼튼한 책을 두고 나중에 다시 꺼내도 괜찮습니다.

반대로 전집, 낱말 카드 여러 상자, 소리 나는 책을 한꺼번에 마련할 필요는 없어요. 버튼을 누르는 재미가 큰 책도 있지만 모든 아이가 오래 보지는 않습니다. 소리책을 샀는데 버튼만 누르고 그림은 보지 않는다고 걱정하실 일도 아니고요. 집에 이미 있다면 즐겁게 쓰면 되고, 아직 없다면 아이가 책을 어떻게 다루는지 먼저 지켜본 뒤 골라도 됩니다.

책값이 부담스럽다면 새 책만 고집하지 않아도 됩니다. 도서관 책으로 관심사를 확인하고, 자주 찾는 책은 중고로 들이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헌책은 페이지가 떨어지지 않는지, 작은 장식이 헐거워지지 않았는지만 확인해 주세요. 많이 갖추는 것보다 아이 손이 닿는 곳에 몇 권을 두는 쪽이 실제로 더 자주 읽히는 집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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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페이지에서 오래 멈춰도 잘 읽고 있는 거예요

책을 펼치면 글을 전부 읽어 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15개월 아이에게는 그림 속 대상을 함께 찾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 됩니다. 아이가 바나나를 가리키면 “바나나네. 아까 간식으로 먹었지” 하고 짧게 이어 주세요. 아이가 “나나”라고 말하면 발음을 고쳐 주기보다 “응, 바나나”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 주면 대화가 이어집니다.

질문도 계속 던질 필요는 없어요. “이게 뭐야?”를 매 장마다 물으면 아이도 부모도 지칠 수 있습니다. 엄마가 “멍멍이가 자네”라고 말하고 잠깐 기다렸더니 아이가 손으로 개를 쓰다듬는 시늉을 하는 때가 있거든요. 그런 반응을 보고 “살살 쓰다듬어 주는구나”라고 답하는 편이 시험 보는 분위기 없이 놀기 좋습니다.

아이가 페이지를 거꾸로 넘기면 그 방향으로 봐도 됩니다. 한 장면만 반복해서 보자고 하면 또 봐도 좋고요. 저희 둘째는 한동안 책 속 신발 그림만 찾아다녔습니다.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날보다 신발을 찾고 자기 발을 내려다보던 날을 더 또렷하게 기억해요. 책 읽기는 줄거리를 다 들려주는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매일 몇 분보다 다시 펼치기 쉬운 자리가 중요해요

“하루에 몇 권을 읽어야 하나요?”라는 질문도 자주 받아요. 정해진 권수나 시간을 채우려고 하면 바쁜 날에는 책이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기저귀를 갈고 난 뒤 한 권, 잠들기 전 같은 그림 두 장처럼 생활 속에 짧게 끼워 넣어 보세요. 3분 만에 끝나도 괜찮고, 아이가 더 보자고 하면 조금 더 앉아 있어도 됩니다.

책을 늘 같은 방식으로 읽을 필요도 없습니다. 부모 무릎에서 보는 걸 좋아하는 아이가 있고, 바닥에 펼쳐 놓고 오가며 보는 아이도 있어요. 형제자매가 있는 집이라면 둘을 동시에 앉혀야 한다는 부담도 내려놓으셔도 됩니다. 큰아이에게 책을 읽어 주는 옆에서 작은아이가 그림 하나를 가리키는 것만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생기니까요.

책을 거부하는 날에는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됩니다. 몸을 움직이고 싶은 날일 수도 있고, 그 책이 지금 관심사와 맞지 않을 수도 있어요. 며칠 뒤 다시 꺼내거나 산책길에 본 버스를 책에서 찾아보면 반응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15개월 아기 책은 아이를 오래 앉혀 두는 도구라기보다, 아이가 발견한 것을 부모가 같이 바라볼 구실이 되어 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15개월 아기 책 고르고 함께 읽는 방법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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