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 볼 때 함께 확인할 4가지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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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볼 때 함께 확인할 4가지 숫자

장 마감 뒤 미국 지수가 올랐다는 뉴스를 보고도 원화로 표시된 계좌 수익률은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는 날이 있습니다. 12년 동안 국내외 시장을 보다 보니 이런 날에는 주가보다 환율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미국주식의 성과는 달러로 매겨진 주가가 원화로 바뀌는 과정까지 봐야 제대로 읽힙니다.

주가와 환율을 한 번에 계산하기

미국주식 1주를 100달러에 사고 당시 환율이 달러당 1,300원이었다면 투자금은 13만 원입니다. 이후 주가가 90달러로 10% 떨어져도 환율이 1,400원으로 오르면 평가금액은 12만 6,000원입니다. 원화 기준 손실률은 약 3.1%입니다. 반대로 주가가 110달러로 10% 올라도 환율이 1,200원으로 내려가면 평가금액은 13만 2,000원, 수익률은 약 1.5%에 그칩니다. 세금과 환전 비용을 제외한 단순 계산입니다.

그래서 달러 강세를 미국주식 투자에 무조건 좋은 소식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미 달러 자산을 보유한 사람에게는 원화 평가액을 떠받칠 수 있지만, 이제 원화를 달러로 바꿔 매수하려는 사람에게는 같은 주식을 사는 비용이 커집니다. 환율의 방향만큼 중요한 숫자는 자신이 달러를 확보한 가격입니다.

금리는 주가가 움직인 이유를 보여준다

2022년은 금리의 영향을 보기 좋은 사례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그해 3월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0.25%에서 올리기 시작했고, 12월에는 4.25~4.50%까지 높였습니다. S&P 다우존스 지수에 따르면 S&P 500의 2022년 배당 포함 수익률은 약 마이너스 18.1%였습니다. 금리 인상만으로 그해 하락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지만, 물가 상승과 빠른 긴축이 주식의 평가 기준을 바꾼 것은 분명합니다.

주가는 앞으로 벌 돈을 현재 가치로 계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금리가 오르면 먼 미래의 이익에 붙이는 할인율이 높아져, 당장 이익보다 몇 년 뒤 성장에 기대를 거는 기업이 더 민감하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다만 금리 하락이 언제나 주가 상승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물가가 안정되면서 금리가 내려가는지, 경기 악화 때문에 내려가는지에 따라 기업 이익의 경로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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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과 기업 이익을 나눠 보기

지수가 올랐다는 사실만으로 시장 전체가 건강하다고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실적 전망이 좋아졌는지, 같은 실적에 투자자가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 시작했는지 구분합니다. 전자는 기업이 실제로 벌 돈의 변화이고, 후자는 금리와 기대 심리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두 요인이 함께 움직일 수도 있지만 상승의 지속성을 생각할 때는 구분할 가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당순이익 전망이 10달러로 그대로인데 주가가 200달러에서 250달러로 오르면,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은 20배에서 25배로 높아집니다. 기대가 커진 셈이지 이익이 25% 늘어난 것은 아닙니다. 이때는 다음 실적 발표에서 그 기대를 뒷받침할 매출과 이익이 나오는지 보게 됩니다. 반면 주가 상승 폭이 작더라도 이익 전망이 꾸준히 높아진다면 움직임의 성격은 다릅니다.

상승에 참여하는 종목의 폭도 함께 확인합니다. 일부 대형주만 강한지, 업종 전반으로 매수세가 퍼지는지에 따라 지수 숫자 하나가 전하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지수를 따라가는 투자자라면 특히 비중이 큰 종목 몇 개의 실적 변화가 전체 수익률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숫자를 시나리오로 연결하기

제가 시장을 볼 때 적어 두는 경우의 수는 세 가지입니다. 물가가 완만해지고 이익 전망이 유지된다면 금리 부담이 줄면서 주가를 지지할 여지가 있습니다. 물가가 다시 높아져 금리가 오래 높은 수준에 머문다면, 이익이 견조해도 주가의 평가 수준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가더라도 경기 둔화로 이익 전망이 함께 악화된다면 반등을 곧바로 추세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여기에 원화 투자자는 환율을 한 줄 더 붙여야 합니다. 달러 약세가 미국주식의 달러 수익률 일부를 상쇄할 수도 있고, 달러 강세가 주가 하락의 충격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환율이 주가의 원인을 설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주가, 금리, 이익, 환율이 각각 어떤 이유로 움직이는지 분리해서 본 뒤 다시 합쳐 보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미국주식을 오래 들여다볼수록 내일의 지수보다 내 수익률을 움직이는 조건이 무엇인지 묻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같은 5% 상승이라도 이익 개선에서 나온 것인지, 금리 기대에서 나온 것인지, 환율 덕분에 원화 계좌에만 크게 보이는 것인지에 따라 다음 선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미국주식 볼 때 함께 확인할 4가지 숫자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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