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자음 모음 개수는 왜 24개와 40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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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자음 모음 개수는 왜 24개와 40개일까요?

수업 시간에 한글 자음과 모음이 몇 개인지 물으면 답이 둘로 갈릴 때가 있습니다. 어떤 학생은 24개라고 하고, 다른 학생은 손가락으로 쌍기역과 ‘애’까지 세어 보더니 40개라고 합니다. 둘 다 근거가 있습니다. 무엇을 한 개로 세느냐가 다를 뿐입니다.

한글 맞춤법이 정한 기본 자모는 24자입니다

한글 맞춤법 제4항은 한글 자모의 수를 스물넉 자로 정합니다. 자음 14자와 모음 10자를 합한 수입니다. 여기서 자모는 글자를 만드는 바탕이 되는 낱자를 가리킵니다.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기본 자모를 펼쳐 놓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기본 자음 14자: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 기본 모음 10자: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초등학교에서 ‘한글은 자음 14개, 모음 10개’라고 배웠다면 바로 이 기본 자모를 센 것입니다. ‘가’는 ㄱ과 ㅏ를 모아 쓴 글자입니다. 이때 ㄱ과 ㅏ는 기본 자모에 들어가지만, 둘을 합쳐 만든 ‘가’를 새로운 자모 한 개로 세지는 않습니다. 한글이 낱자를 음절 모양으로 모아 쓰는 문자라는 점을 떠올리면 구분이 쉬워집니다.

그런데 실제 글을 쓰다 보면 기본 자모 목록에 없는 ㄲ이나 ㅐ도 만납니다. 그래서 24라는 답만 듣고 책 속 글자를 하나씩 세어 보면 숫자가 맞지 않는 듯 느껴지는 겁니다.

쌍자음과 합쳐 쓴 모음까지 세면 40자입니다

기본 자모 24자에 일상적인 표기에 쓰는 글자 16자를 더하면 40자입니다. 자음은 ㄲ ㄸ ㅃ ㅆ ㅉ 다섯 자가 늘어 19자, 모음은 ㅐ ㅒ ㅔ ㅖ ㅘ ㅙ ㅚ ㅝ ㅞ ㅟ ㅢ 열한 자가 늘어 21자가 됩니다. 따라서 ‘현대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각각 몇 개 쓰나요?’라는 물음에는 자음 19개, 모음 21개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와 ‘까’의 첫소리는 각각 ㄱ과 ㄲ로 적습니다. ㄲ은 ㄱ을 나란히 써 만든 글자이지만, ‘까’를 적을 때 실제로 쓰는 자음 글자로 셉니다. ‘과’의 모음 ㅘ도 ㅗ와 ㅏ를 어울러 적은 모양입니다. ‘괘’에 들어가는 ㅙ는 ㅗ, ㅏ, ㅣ를 어울러 적습니다. 만들어지는 방식으로 보면 기본 자모의 조합이고, 오늘날 쓰는 모음 글자 목록에서는 각각 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국립국어원은 한글의 구성을 설명하면서 기본 자모 24자와 복합 자모 16자를 나누어 보여 줍니다. 24와 40은 서로 다른 규칙이 충돌해서 나온 수가 아닙니다. ‘바탕이 되는 자모’를 묻는지, ‘실제로 쓰는 자음·모음 글자’를 묻는지에 따라 셈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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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침을 세면 숫자가 또 달라지는 이유

학생들이 가장 자주 멈칫하는 곳은 ‘읽다’의 ㄺ 같은 겹받침입니다. ㄺ도 눈에 보이는 한 덩어리이니 자음 19개에 더해야 할까요? 여기서는 자음 글자의 목록과 받침 자리에 올 수 있는 표기 형태를 구별해야 합니다. ㄺ은 ㄹ과 ㄱ을 받침 자리에 함께 적은 형태입니다.

국립국어원이 제시한 받침 글자는 홑받침 16가지와 겹받침 11가지, 모두 27가지입니다. 가령 ‘값’의 ㅄ, ‘앉다’의 ㄵ, ‘많다’의 ㄶ이 겹받침에 해당합니다. 이 27은 ‘자음이 모두 몇 개인가’에 대한 답이 아니라 ‘받침에 어떤 형태를 쓸 수 있는가’에 대한 답입니다. 한글 한 음절을 적을 때 첫자리에는 자음, 가운데에는 모음이 오고 마지막 받침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리가 달라지면 세는 대상도 달라집니다.

발음까지 생각하면 한 번 더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받침 표기가 27가지라고 해서 끝소리도 27가지로 나는 것은 아닙니다. ‘옷’의 받침 ㅅ은 글자로는 ㅅ이지만, 단어 끝에서는 [옫]처럼 ㄷ 계열의 소리로 납니다. 눈으로 보는 글자 수와 귀로 듣는 소리 수를 섞으면 숫자가 계속 어긋납니다.

훈민정음의 28자와는 어떻게 이어질까요?

한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처음에는 28자였다’는 말도 듣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설명처럼 훈민정음 창제 당시의 28자는 초성에 쓰는 17자와 중성에 쓰는 11자를 합한 수입니다. 오늘날의 기본 자모 24자나 현재 쓰는 자음·모음 40자와는 기준도, 시대도 다릅니다.

당시에는 지금 일상적인 표기에 쓰지 않는 아래아 ㆍ, 반치음 ㅿ 같은 글자도 있었습니다. 반대로 오늘날 익숙한 모음의 목록과 배열은 그 시절의 목록과 그대로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28자에서 네 글자만 빠져 24자가 됐다’고 외우면 한글이 변해 온 과정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만들게 됩니다.

저는 아이들이 숫자를 틀렸을 때 먼저 ‘무엇을 세었니?’라고 묻습니다. ㄱ·ㅏ처럼 글자를 만드는 바탕을 세면 14와 10, ㄲ·ㅘ처럼 지금 쓰는 글자까지 세면 19와 21입니다. 처음에는 숫자가 둘이라 번거로워 보여도, 셈의 기준을 알고 나면 오히려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한글 자음 모음 개수는 왜 24개와 40개일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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