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우 FA 버티기 작전 시작, 끝까지 기다린 이유가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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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FA 버티기 작전 시작, 끝까지 기다린 이유가 보였다

지난겨울 KT의 FA 소식을 챙기면서 가장 오래 눈이 간 이름은 장성우였다. 주전 포수와 구단이 서로 필요해 보이는데도 계약 발표가 늦었다. 그래서 ‘장성우 FA 버티기 작전 시작’이라는 말이 돌 만했다. 다만 협상이 길어졌다는 사실과 선수가 처음부터 시간을 끌기로 작정했다는 해석은 구분해야 한다. 그 겨울의 흐름은 기록, 포수진 구성, 그리고 실제 계약 조건을 함께 놓고 봐야 선명해진다.

두 달 넘게 이어진 협상, 캠프 출국 전날 끝났다

장성우는 2025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KT는 11월부터 협상을 시작했지만 쉽게 합의하지 못했다. 스포츠동아 보도에 따르면 2026년 1월 16일에도 양측이 만났으나 계약은 성사되지 않았다. 21일 호주 스프링캠프 출국이 다가오자, 장성우가 선수단과 함께 떠날 수 있을지도 관심사가 됐다.

답은 출국 하루 전 나왔다. KT는 1월 20일 장성우와 2년 최대 16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금 8억 원, 연봉 총액 6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이다. 여기서 ‘최대’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16억 원 전부가 보장된 금액은 아니며, 인센티브 2억 원은 조건을 채워야 받을 수 있다. 오랜 협상 끝에 잔류했지만, 계약 기간은 첫 FA 때의 4년에서 2년으로 줄었다.

타율만 보면 놓치는 포수의 타격 기록

KBO 기록을 보면 장성우의 2025년 성적은 129경기, 타율 0.247, 14홈런, 58타점이다. 2024년의 131경기, 타율 0.268, 19홈런, 81타점과 비교하면 타격 생산이 내려간 건 분명하다. 장타율도 0.450에서 0.380으로 낮아졌다. 구단이 계약 기간과 금액을 따질 때 이 하락세를 그냥 넘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타율 한 줄로 가치를 재단하기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장성우는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쳤다. 그 기간 2022년에는 117경기, 나머지 시즌에는 모두 127경기 이상 출전했다. 포수 마스크를 쓰는 선수에게 꾸준한 출전과 두 자릿수 홈런이 함께 나온다는 건 팀이 쉽게 포기하기 어려운 조합이다. 2025년에는 볼넷도 55개를 골라 출루율 0.333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이 줄었다는 평가와 타선에서 여전히 쓸모가 있다는 평가는 동시에 성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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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필요했던 건 타석 밖의 시간도 있었다

포수의 하루는 타석 네댓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선발투수의 구종과 컨디션을 살피고, 경기 중에는 볼 배합과 수비 위치를 조율한다. 그 능력을 홈런이나 타점처럼 한 숫자로 환산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기록에 잡히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높은 값을 매길 수도 없다. 장성우 협상이 길어진 배경을 생각할 때 바로 이 지점이 흥미롭다. 구단은 검증된 주전 포수가 필요했고, 동시에 나이와 최근 타격 하락을 계약에 반영해야 했다.

KT는 그 겨울 포수 한승택도 영입했다. 하지만 새 얼굴이 합류했다고 장성우가 쌓아온 투수진과의 호흡이 곧바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장성우는 2015년 KT로 이적한 뒤 오랫동안 안방을 맡았고, 2025년에는 주장도 맡았다. 캠프 출국 직전에 계약을 마친 시점이 눈에 띄는 이유다. 새 시즌 준비가 본격화되기 전에 기존 주전 포수를 다시 투수진 곁에 세울 수 있었다.

버틴 끝에 얻은 계약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첫 FA 계약은 4년 최대 42억 원이었다. 이번에는 2년 최대 16억 원이다. 단순히 총액만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4년과 2년 계약을 같은 잣대로 놓을 수는 없다. 기간을 나눠 봐도 첫 계약의 연평균 최대 금액은 10억 5천만 원, 이번 계약은 8억 원이다. 협상 기간이 길었다고 해서 장성우가 이전보다 큰 계약을 따낸 셈은 아니다.

그렇다고 기다린 시간이 헛된 것도 아니다. 장성우는 KT에서 계속 뛸 자리를 확보했고, KT는 새 시즌을 앞두고 주전 포수의 공백을 피했다. 밖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협상 일정과 최종 계약 조건까지다. 누가 어떤 요구를 끝까지 고수했는지까지 ‘버티기 작전’이라는 말로 단정할 근거는 없다. 내 눈에는 이 계약이 어느 한쪽의 완승보다는, 장성우의 꾸준함과 최근 기록의 하락을 양측이 함께 가격에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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