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아기 옷장을 봐드렸는데, 옷은 분명 많은데 아침마다 입힐 옷이 없다는 집이었어요. 서랍을 열어보니 지금 맞는 옷, 다음 계절 옷, 이미 작아진 옷이 한 칸에 섞여 있더라고요. 아기옷장정리는 옷을 반듯하게 접는 일보다 오늘 입힐 옷을 한 번에 찾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옷을 꺼내는 자리부터 정하세요
먼저 아기 옷을 어디서 갈아입히는지 떠올려보세요. 침대 옆에서 기저귀를 갈고 옷도 입힌다면, 매일 쓰는 옷은 그 자리에서 한두 걸음 안에 있어야 편합니다. 옷장이 예쁘게 보이는 위치와 손이 자주 가는 위치가 다르면, 결국 옷은 침대 위에 쌓여요.
제가 집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도 이 동선입니다. 한 손으로 아기를 안은 채 옷을 꺼내는 일이 많다면 깊은 서랍 맨 안쪽보다 허리 높이의 얕은 칸이 낫습니다. 자주 입는 옷을 문 한 번, 서랍 한 번만 열면 닿는 곳에 두세요. 문을 열고 수납함까지 꺼내야 하는 칸은 예비 옷에 쓰는 편이 맞습니다.
아기 손이 닿는 높이도 함께 봐야 해요. 키가 자라면 서랍을 잡아당기거나 옷장에 매달릴 수 있습니다. 무거운 물건은 높은 선반에 두지 말고, 서랍장이나 옷장은 넘어지지 않도록 벽에 고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수납이 편한 것만큼 가구가 안정적인지도 중요합니다.
지금 입는 옷만 앞줄에 남기세요
옷을 전부 꺼냈다면 사이즈 표기부터 믿고 나누기보다 실제로 입혀본 기준으로 나눠보세요. 같은 80 사이즈라도 브랜드와 디자인에 따라 품이 꽤 다릅니다. 소매를 접어야 편한 옷, 배가 드러나는 옷은 같은 칸에 넣어두면 아침마다 다시 골라야 하죠.
저는 옷을 네 무리로 나눕니다. 지금 편하게 입는 옷, 곧 입을 옷, 작아진 옷, 상태를 확인해야 할 옷이에요. 이 가운데 매일 여는 서랍에는 첫 번째 무리만 남깁니다. 곧 입을 옷은 위 칸이나 별도 상자에, 작아진 옷은 물려줄지 보관할지 결정할 때까지 옷장 밖 한곳에 둡니다. 판단을 미룬 옷까지 서랍에 다시 넣으면 금세 처음 상태로 돌아가요.
계절 옷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여름에 두꺼운 외투가 눈앞에 있으면 칸만 차지합니다. 다만 환절기에는 얇은 겉옷 두세 벌 정도를 손 닿는 곳에 남겨두면 충분해요. 하루치 옷을 고를 때 보이는 선택지를 줄이는 게 가장 빠른 방법입니다.
접는 방식보다 칸의 크기를 맞추세요
아기 옷은 작아서 넓은 서랍에 그냥 넣으면 금방 뒤섞입니다. 그렇다고 수납함을 종류별로 잔뜩 살 필요는 없어요. 집에 있는 낮은 상자나 서랍 칸막이로 먼저 공간을 나눠보세요. 칸 하나에 옷 종류 하나가 들어가면 가족 누구나 제자리에 넣기 쉽습니다.
매일 입는 상의와 하의는 앞쪽, 외출복은 뒤쪽처럼 사용 빈도로 자리를 정합니다. 한 벌씩 맞춰 입히는 집이라면 상하의를 세트로 놓는 것도 좋아요. 반대로 위아래를 자주 섞어 입힌다면 종류별로 나누는 편이 덜 번거롭습니다. 보기 좋은 방식보다 실제로 옷을 고르는 방식에 맞춰야 오래 갑니다.
옷은 세워 넣되 너무 빽빽하게 채우지 마세요. 한 벌을 꺼낼 때 옆 옷까지 딸려 나오면 그 칸은 이미 꽉 찬 겁니다. 저는 서랍을 닫기 전 손바닥 하나쯤 움직일 여유가 있는지 봅니다. 옷을 더 넣을 수 있는지가 아니라, 꺼낸 뒤 다시 넣기 쉬운지가 기준이에요.
- 매일 입는 옷은 가장 열기 쉬운 칸에 둡니다.
- 양말과 턱받이처럼 작은 물건은 얕은 칸으로 나눕니다.
- 외출복과 예비 옷은 한 단계 덜 편한 자리에 둡니다.
빨래가 돌아오는 자리까지 만들어야 합니다
옷장이 흐트러지는 순간은 대개 빨래를 개고 난 뒤입니다. 깨끗한 옷을 어디에 넣을지 잠깐 망설이게 되면, 일단 빈자리에 밀어 넣게 되거든요. 칸 이름을 가족끼리 알기 쉽게 정해두세요. ‘상의’, ‘하의’, ‘잠옷’ 정도면 충분합니다. 수납함마다 세세한 이름표를 붙이는 것보다 넣는 사람이 바로 이해하는 구분이 낫습니다.
세탁 전에도 작은 자리가 하나 필요합니다. 얼룩 때문에 따로 살펴볼 옷이나 사이즈가 애매해진 옷을 일반 빨랫감과 섞지 않는 거예요. 작은 바구니 하나면 됩니다. 빨래할 때 확인하고, 작아진 옷은 다시 서랍으로 돌아오지 않게 빼두세요.
아기 옷은 몇 달 사이에도 맞는 범위가 달라집니다. 그래서 한 번 크게 손보는 것보다 세탁물을 넣으며 작아진 옷 한두 벌을 빼는 습관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예산을 쓴다면 새 수납함부터 고르기보다 자주 여는 서랍이 잘 열리는지, 옷을 넣을 칸이 충분히 낮고 얕은지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좋은 옷장은 옷이 많은 날에도 아침 준비를 더디게 만들지 않는 옷장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