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안전 규제를 없애거나 완화할 때도 앞으로 규제영향분석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더 엄격하게 할 때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규제를 풀 때도 그 효과와 위험을 사전에 따져보도록 절차가 바뀌는 것이다.
정부는 2026년 11월 3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행정규제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의결했다. 이미 시행 중인 규제는 사후규제영향평가로 타당성과 적정성을 다시 검증하고, 신산업 분야의 규제는 국제기준을 고려해 정비한다.
규제 폐지와 완화에도 같은 심사 절차
기존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때 규제영향분석을 하고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했다. 개정안은 이러한 의무가 적용되는 범위를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규제의 폐지·완화까지 넓혔다.
적용 대상은 재난과 사고, 질병의 예방 및 관리와 관련된 규제다. 해당 규제를 없애거나 기준을 낮추려면 규제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정해진 심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안전을 위한 규제를 풀 때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제도적으로 확인하는 장치가 추가된 셈이다.
국제기준과 비교했을 때 규제 수준이 충분하지 않거나 불합리한 규제, 사회·경제적으로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규제는 중요 규제로 분류된다. 중요 규제로 지정되면 규제합리화위원회의 검토와 심사를 받는다.
시행 중인 규제도 효과 다시 검증
개정 기본법에는 사후규제영향평가의 정의와 실시 근거도 담겼다. 규제가 도입된 뒤 실제로 어떻게 집행되고 있는지, 처음 정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 현재의 사회·경제적 여건에도 맞는지를 다시 살피기 위한 절차다.
평가 대상에는 사회·경제적 여건과 맞지 않게 된 규제나 이해관계인의 문제 제기가 계속되는 규제 등이 포함된다. 규제를 시행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집행 결과와 정책 환경의 변화를 근거로 존치 필요성을 다시 검증하도록 했다.
시행령이 구체화한 사후규제영향평가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규제의 집행 현황과 집행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 규제가 당초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는지 여부
- 규제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수단이 적합한지 여부
- 정책 환경이 달라진 뒤에도 규제가 필요한지 여부
- 현재 여건에서 규제 수준과 내용이 적정한지 여부
규제합리화위원회는 평가를 수행한 소관 부처 등에 결과의 보완이나 추가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평가가 형식적인 절차에 머물지 않도록 위원회가 근거와 내용을 다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신산업 규제는 국제기준과 비교
신산업 분야에서는 규제합리화위원회가 전략적 규제정비 대상을 선정한다. 대상 규제를 담당하는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해당 규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 이유를 소명해야 한다.
위원회는 제출된 소명 내용을 토대로 필요한 경우 규제를 심사하고 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국제기준과 비교해 규제 정도가 지나치거나 불합리한 사항을 정비 대상으로 선정하도록 기준도 구체화했다.
소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위원회는 9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중앙행정기관의 장에게 설명을 요청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신산업 규제의 존치 여부를 살필 때 국제기준과 소관 부처의 근거를 함께 검토하는 절차가 작동하게 된다.
규제 개선 공무원 성과 보상 확대
규제 개선 업무에서 뚜렷한 공로를 낸 공무원에 대한 인사상 우대조치도 확대된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라 업무 성과를 기준으로 특별성과가산금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다.
| 구분 | 지급 가능 범위 |
|---|---|
| 기존 | 업무실적 상위 2% 이내 공무원 |
| 개정 후 | 업무실적 상위 5% 이내 공무원 |
정부는 이를 통해 공직사회에서 규제 합리화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규제는 더 면밀하게 관리하면서, 시행 결과가 불합리한 기존 규제는 근거에 따라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데 이번 개정의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은 풀어야 할 규제와 지켜야 할 규제를 같은 기준으로 다루지 않고, 영향 분석과 사후 검증을 통해 각각의 필요성과 적정성을 판단하도록 절차를 정비한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