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릭데이 찹쌀떡을 보니 브랜드의 다음 약속이 보였다

그릭데이 찹쌀떡을 보니 브랜드의 다음 약속이 보였다

요즘 디저트 신제품을 보다 보면 맛보다 먼저 브랜드 이름을 확인하게 된다. 같은 찹쌀떡이라도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기대하는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릭데이 찹쌀떡 소식을 봤을 때도 그랬다. 그릭요거트를 팔던 브랜드가 떡을 만든다니 처음엔 조금 의외였다. 그런데 속에 그릭요거트와 과일 필링을 넣었다는 설명을 읽고 나니, 이 제품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알 것 같았다.

요거트 브랜드가 왜 찹쌀떡을 만들었을까

그릭데이는 2016년 이화여대 앞 3평 남짓한 매장에서 시작했다. 진하고 꾸덕한 그릭요거트를 직접 만들어 팔던 곳이다. 2018년에는 제조 공장을 세우고 온라인 판매도 시작했다. 스위트바이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매출은 2021년 약 70억 원에서 2022년 180억 원으로 늘었다. 이 숫자만 보면 제품 확장이 당연한 순서처럼 보이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여기서부터 선택이 어려워진다. 요거트를 더 많이 팔 것인가, 사람들이 요거트를 즐기는 순간을 더 많이 만들 것인가.

그릭데이는 이미 그래놀라와 과일 콩포트처럼 요거트 곁에 놓이는 제품을 선보여 왔다. 찹쌀떡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간다. 소비자가 토핑을 고르고 섞는 과정 없이, 한입에 먹는 디저트 안에 그릭요거트를 넣은 것이다. 컵에 담긴 요거트를 숟가락으로 떠먹던 경험을 손으로 집어 먹는 경험으로 바꿨다고 볼 수 있다.

익숙한 떡 안에 낯익은 브랜드를 넣었다

공개된 제품은 망고와 블루베리 두 가지 맛이다. 찹쌀떡의 쫀득한 피 안에 그릭요거트와 과일 필링을 담았다. 조합을 설명하는 데 긴 문장이 필요하지 않다. 떡은 익숙하고, 과일과 요거트도 익숙하다. 낯선 건 이 셋이 한입에 들어온다는 점뿐이다.

마케팅 기획을 하다 보면 신제품의 ‘새로움’을 과하게 설명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소비자가 처음 보는 간식을 집을 때는 이해하기 쉬운 쪽이 유리할 때가 많다. 그릭데이 찹쌀떡은 겉모습으로 찹쌀떡이라는 사실을 먼저 전하고, 단면에서 요거트와 과일을 보여준다. 제품 사진 한 장으로 맛의 순서를 짐작하게 만드는 구성이다. 떡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속 재료를, 그릭데이를 알던 사람에게는 새로운 먹는 방식을 제안한다.

브랜드가 쌓아온 자산도 여기서 작동한다. 이름 모를 요거트 크림이 들어갔다면 소비자는 맛을 처음부터 상상해야 한다. 반면 그릭데이를 먹어본 사람은 그 특유의 질감을 떠올릴 수 있다. 새 제품이 기존 제품의 기억을 빌리는 셈이다. 물론 실제 찹쌀떡 안에서도 그 기대한 질감이 살아 있는지는 먹어봐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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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이미지가 디저트를 만나면

그릭데이가 내세워 온 말은 건강하고 맛있는 일상이다. 찹쌀떡은 이 약속을 시험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릭요거트가 들어갔다고 해서 찹쌀떡 전체를 가벼운 식품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떡피와 과일 필링이 함께 들어가는 디저트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궁금해할 것은 ‘요거트가 들었으니 건강한가’보다 ‘달콤한 간식으로서 충분히 맛있고, 그릭데이다운가’에 가까울 것이다.

이 지점에서 브랜드의 말투가 중요해진다. 맛있는 디저트를 건강식처럼 포장하면 기대와 실제 경험 사이가 벌어진다. 반대로 그릭요거트의 산뜻함과 찹쌀떡의 쫀득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소비자가 선택할 이유가 선명해진다. 그릭데이의 이름이 구매를 부를 수는 있어도, 두 번째 구매를 만드는 건 결국 한입의 맛이다.

출시 소식보다 오래 남을 질문

그릭데이 공식몰에는 블루베리와 망고를 묶은 450g 상품이 올라와 있다. 다만 상품 페이지에 보이는 구성이나 행사 가격만으로 이 제품의 성패를 말하기는 이르다. 처음의 관심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지, 먹어본 사람이 다시 찾는지, 기존 요거트와 함께 사는지까지 봐야 한다. 신제품의 화제성과 브랜드의 성장은 같은 숫자가 아니다.

운도 작용한다. 새로운 디저트를 찾는 분위기와 쫀득한 식감을 좋아하는 취향이 맞물리면 출발은 빨라질 수 있다. 그렇지만 유행의 도움으로 한 번 팔리는 것과 브랜드를 떠올리게 하는 제품으로 남는 것은 다른 일이다. 나는 그릭데이 찹쌀떡을 보며 브랜드의 확장을 이렇게 생각했다. 사람들이 기억하는 그릭데이의 맛을 새로운 형태에서도 알아볼 수 있다면, 찹쌀떡은 낯선 외도가 아니라 그 브랜드가 약속해 온 일상의 또 다른 장면이 될 것이다.

그릭데이 찹쌀떡을 보니 브랜드의 다음 약속이 보였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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