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생존용품 세트를 구경하다가 가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게 무게였어요. 물과 통조림을 한 가방에 넣으면 든든해 보이지만, 막상 들고 계단을 내려갈 수 있을지는 다른 문제더라고요. 전쟁 대비 생존용품 구매는 집에 둘 물품과 대피할 때 가져갈 물품을 나눠 생각하면 훨씬 쉬워집니다.
먼저 집에 둘 것과 들고 나갈 것을 나누세요
국민안전24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2~3일분의 식수와 식량, 생필품, 상비약, 라디오, 손전등 등을 가방이나 캐리어에 준비하도록 안내합니다. 대피용 가방은 현관 가까운 곳에 두고, 무거운 물이나 추가 식량은 집에서 꺼내기 쉬운 곳에 따로 보관하는 편이 현실적이에요.
가방은 새 제품부터 살 필요가 없습니다. 평소 쓰던 배낭에 물건을 넣고 직접 메어 보세요. 두 손이 자유로운지, 가족이 각자 자기 가방을 들 수 있는지 확인하면 용량보다 중요한 기준이 생깁니다. 어린아이에게 어른 짐을 나눠 지우기보다는 아이에게 꼭 필요한 물품을 어른 가방에 배분하는 게 낫겠죠.
물과 음식은 먹을 수 있는 방식까지 따져보세요
구매 순서를 정한다면 식수와 바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앞쪽입니다. 미국 적십자사는 대피용 물품에 1인당 하루 약 3.8리터의 물을 3일분 마련하도록 권합니다. 다만 물 3일분을 전부 한 사람이 등에 지기는 어렵습니다. 집에 보관할 물과 가방에 넣을 물을 나누고, 대피 가방의 무게를 실제로 확인하세요.
음식은 평소 먹는 것 중 상온 보관이 가능하고 조리가 거의 필요 없는 제품으로 고르면 됩니다. 시리얼, 에너지바, 바로 먹는 통조림처럼 물이나 불을 쓰지 않아도 되는 종류가 편해요. 캔을 샀다면 손으로 여는 방식인지 살펴보고, 아니라면 작은 수동 캔따개도 챙겨야 합니다. 어린아이, 고령자, 반려동물이 있다면 각자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따로 계산해야 하고요.
유통기한이 긴 비상식량만 잔뜩 사두면 존재를 잊기 쉽습니다. 평소 먹는 제품을 조금 넉넉히 사서 먼저 산 것부터 먹고 다시 채우면 관리가 단순해져요. 알레르기나 식이 제한이 있는 가족의 음식은 세트 상품에 포함돼 있더라도 성분표를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빛과 정보, 약은 가족 사정에 맞춰 담으세요
정전이나 통신 장애를 생각하면 손전등, 여분 건전지, 충전된 보조배터리가 유용합니다. 건전지식이나 손잡이를 돌려 쓰는 라디오도 고려할 만해요. 휴대전화 하나에 조명과 정보 확인을 모두 맡기면 배터리가 떨어졌을 때 곤란해질 수 있으니까요. 제품을 살 때는 집에 있는 건전지 규격과 맞는지, 어두운 곳에서 버튼을 쉽게 찾을 수 있는지도 보세요.
상비약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달라집니다. 평소 복용하는 약과 처방 정보, 안경이나 렌즈용품, 기본 구급용품을 먼저 확인하세요. 약은 보관 조건과 사용기한을 지켜야 하므로 가방에 넣어둔 뒤에도 주기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젖으면 곤란한 신분증 사본, 연락처, 복용 약 목록은 방수 봉투에 넣으면 찾기 편해요.
위생용품도 빠뜨리기 쉽습니다. 물티슈, 휴지, 생리용품, 쓰레기봉투, 여벌 양말은 화려한 장비보다 실제로 자주 필요할 수 있어요. 호루라기는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때 위치를 알리는 데 쓸 수 있습니다. 계절에 맞는 얇은 보온용품이나 우비도 가방 무게를 보며 추가하세요.
세트 상품은 목록과 사용법을 확인한 뒤 고르세요
생존용품 세트는 한 번에 장만할 수 있어 편하지만, 가족에게 필요한 물품이 빠져 있거나 수량이 적을 수 있습니다. 광고에 적힌 인원수보다 구성품 하나하나를 보는 게 좋아요. 물과 음식이 실제 며칠분인지, 건전지가 포함되는지, 약품의 사용기한은 충분한지 확인해 보세요. 이미 집에 있는 손전등이나 구급용품까지 중복 구매할 필요는 없고요.
구매가 끝나면 가방을 한 번 메고 집에서 대피할 장소까지 가는 길을 떠올려 보세요. 국민안전24는 가족이 만날 장소를 정하고 비상연락카드를 가방에 넣도록 안내합니다. 물건을 갖추는 일과 함께 누가 가방을 들고 어디로 움직일지 정해두면, 장바구니에 담긴 물품이 실제 준비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