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손님이 라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이거 카푸치노 같아요”라고 했습니다. 우유 거품이 평소보다 도톰하게 올라간 날이었죠. 두 잔의 차이는 이름보다 입에 닿는 질감과 우유의 양에서 먼저 느껴집니다. 같은 원두로 만들어도 한쪽은 커피 향이 또렷하고, 다른 쪽은 우유의 단맛이 길게 남습니다.
카푸치노 라떼 차이는 우유의 양부터 납니다
두 잔 모두 에스프레소와 데운 우유를 씁니다. 제가 가게에서 구분할 때는 같은 에스프레소를 기준으로 우유를 얼마나 붓는지부터 봅니다. 카푸치노는 작은 잔에 우유를 비교적 적게 담고, 라떼는 큰 잔에 더 넉넉히 담습니다. 그래서 카푸치노에서는 에스프레소의 산미나 로스팅 향이 앞에 나오고, 라떼에서는 우유의 단맛과 부드러움이 먼저 느껴지기 쉽습니다.
숫자로 잡아보면 더 편합니다. 원두 18g으로 에스프레소 약 36g을 추출했을 때, 저는 카푸치노에는 150~180mL 잔과 우유 약 110~130g을 준비합니다. 라떼에는 240~300mL 잔과 우유 약 190~230g을 씁니다. 우유는 스팀 과정에서 거품이 생겨 부피가 늘기 때문에, 이 수치는 완성된 잔의 용량과 같지 않습니다. 가게와 잔 크기에 따라 양도 달라집니다. 외워야 할 규칙이라기보다 집에서 두 맛을 비교해 볼 출발점입니다.
예전에는 카푸치노를 에스프레소, 뜨거운 우유, 거품이 각각 3분의 1인 음료라고 설명하곤 했습니다. 실제 잔에서는 그 경계가 또렷하게 나뉘지 않습니다. 우유와 미세한 거품이 함께 흐르니까요. 숫자를 맞추려다 거품만 숟가락으로 두껍게 얹으면 첫 모금은 푹신해도 아래쪽 커피와 우유가 따로 놀 수 있습니다.
거품은 높이보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질감이 중요합니다
카푸치노를 마시면 윗입술에 부드러운 거품이 먼저 닿고, 그 뒤로 진한 커피가 따라옵니다. 라떼는 표면에도 얇은 거품이 있지만 데운 우유가 더 넉넉해 전체적으로 매끈하게 넘어갑니다. 그렇다고 라떼에 거품이 전혀 없거나, 카푸치노에 눈에 띄는 큰 거품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닙니다. 둘 다 거품 입자가 고울수록 마시기 좋습니다.
스팀 완드를 쓴다면 차가운 우유에 공기를 넣는 시간을 조절합니다. 라떼는 초반에 짧게 공기를 넣고 곧바로 우유가 빙글빙글 돌도록 만듭니다. 카푸치노는 그보다 공기를 조금 더 넣되, 끝까지 보글보글 소리가 나게 두지는 않습니다. 피처를 가볍게 돌렸을 때 표면이 젖은 페인트처럼 윤이 나면 따를 준비가 된 겁니다. 큰 기포가 보인다면 피처 바닥을 조리대에 가볍게 두드리고 다시 돌려줍니다.
우유 온도도 맛을 바꿉니다. 저는 대체로 55~65℃에서 멈춥니다. 이 구간에서는 우유의 단맛을 느끼기 쉽고 입에 닿는 온도도 편안합니다. 너무 뜨겁게 데우면 단맛이 둔하게 느껴지고 거품도 거칠어지기 쉽습니다. 온도계가 없다면 피처가 손에 뜨겁게 느껴진 뒤 오래 붙잡고 있지 못할 때쯤 멈추되, 처음 몇 번은 온도계로 감을 익히는 편이 정확합니다.
같은 원두로 두 잔을 만들어 보면 차이가 선명합니다
집에서는 먼저 에스프레소 조건을 고정하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어 원두 18g을 넣고 약 25~30초 동안 36g을 받습니다. 이 시간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신맛이 날카로우면 분쇄도를 조금 곱게, 쓴맛이 거칠고 텁텁하면 조금 굵게 조절합니다. 추출한 커피가 달라지면 우유 양을 비교해도 무엇 때문에 맛이 바뀌었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에스프레소를 같은 양으로 두 잔 준비하고, 한 잔에는 스팀한 우유를 적게, 다른 잔에는 넉넉히 부어 보세요. 첫 잔에서 원두의 견과 향이나 과일 향이 더 또렷하고, 두 번째 잔에서 우유의 단맛이 길게 남는다면 차이를 제대로 느낀 겁니다. 카푸치노가 무조건 더 쓰다는 뜻은 아닙니다. 같은 커피가 우유에 덜 희석되어 맛의 윤곽이 선명해지는 쪽에 가깝습니다.
원두도 영향을 줍니다. 밝게 볶은 원두의 산미가 카푸치노에서는 생생하게 드러나지만, 라떼에서는 우유와 만나 요거트나 과일 우유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진하게 볶은 원두는 적은 우유에서 쌉싸름한 향이 강하고, 우유가 많아지면 초콜릿 같은 인상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취향입니다. 같은 원두의 다른 면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스팀 완드가 없어도 집에서 기준을 잡을 수 있습니다
거품을 만들려고 비싼 머신부터 살 필요는 없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없다면 모카포트로 진하게 내린 커피를 쓰고, 데운 우유는 프렌치프레스에 넣어 손잡이를 짧게 여러 번 움직여 거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모카포트 커피는 에스프레소와 추출 방식이 달라 맛이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우유 양과 거품에 따른 차이를 익히기에는 충분합니다.
프렌치프레스로 거품을 낸 뒤에는 잠깐 기다려 큰 기포를 가라앉히고, 용기를 돌려 우유와 거품이 함께 흐르게 합니다. 카푸치노 쪽은 작은 잔에 커피 맛이 남을 만큼만 붓고, 라떼 쪽은 큰 잔에 우유를 더합니다. 거품만 많이 떠서 올리는 것보다 한 모금에 커피와 우유가 같이 들어오는지가 중요합니다. 우유 양을 저울에 적어 두면 다음 잔에서 조절하기도 쉽습니다.
손님에게 두 잔을 나란히 내면 이름을 가리고 마셔도 대개 차이를 느낍니다. 카푸치노의 도톰한 첫 모금이 좋은 날이 있고, 라떼의 길고 부드러운 단맛이 좋은 날도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 때는 잔 이름에 맞추려 애쓰기보다 같은 커피에 우유를 조금씩 달리 부어 보세요. 좋아하는 비율은 그 몇 잔 사이에서 꽤 분명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