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주 청약 결과를 볼 때마다 경쟁률보다 먼저 확인하는 숫자가 있다. 상장 첫날 팔 수 있는 주식이 얼마나 되는지다. 동원파츠 공모주도 기관과 일반청약 모두 관심을 끌었지만, 그 열기가 상장 후 주가로 그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적이 좋아진 이유와 공모가에 반영된 기대를 함께 봐야 한다.
공모가 2만6500원에 담긴 기대
동원파츠의 확정 공모가는 희망 범위인 2만3000~2만6500원의 상단이다. 203만 주를 전량 신주로 공모해 약 538억 원을 조달한다. 공모가와 상장 예정 주식 수를 곱한 시가총액은 약 2457억 원이다. 일반청약은 2026년 11월 2~3일 삼성증권에서 진행됐고, 증거금 환불일은 11월 5일이다.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840.86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약 1219대 1이었다. 숫자만 보면 수요가 강하다. 그런데 수요예측 경쟁률은 기관이 신청한 주식 수를 공모 물량과 비교한 값이다. 그 기관들이 상장 후에도 주식을 오래 보유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제시된 의무보유확약 비율은 16.61%였다. 경쟁률과 보유 의사를 서로 다른 신호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삼성증권이 제시한 기업가치 산정에는 티씨케이, 하나머티리얼즈, 한솔아이원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 22.91배가 쓰였다. 동원파츠의 최근 12개월 순이익을 반영한 주당 평가액은 3만2783원이다. 공모가는 여기서 약 19% 낮지만, 그 차이만으로 가격이 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최근 반기의 높은 이익이 계속된다는 기대가 평가액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상반기 영업이익률 23%는 이어질까
동원파츠는 반도체 장비에 들어가는 샤워헤드, 챔버 부품, 히터 등을 만든다. 고객사의 장비 사양에 맞춰 가공하고 조립하는 사업이라 반도체 업체의 설비투자와 장비업체의 발주 변화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 수요도 있지만, 주문이 늘어나는 속도까지 일정한 사업은 아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재무자료를 보면 매출은 2024년 595억 원에서 2025년 923억 원으로 늘었다.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약 63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30억 원에서 145억 원으로 뛰었다. 영업이익률도 2025년 연간 8.4%에서 올해 상반기 23.0%로 높아졌다. 매출 증가에 비해 제조경비 상승이 제한됐다는 회사 설명과 맞닿는 흐름이다.
현금도 확인할 만하다. 올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약 145억 원으로 순이익 약 114억 원을 웃돌았다. 장부상 이익 증가가 현금 유입으로도 이어진 셈이다. 다만 반년의 이익률을 연간 실력처럼 받아들이기는 이르다. 생산량이 늘면서 낮아진 단위당 고정비 부담은 발주가 줄 때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 실적에서 매출뿐 아니라 영업이익률과 영업현금흐름이 함께 유지되는지를 보고 싶다.
두 고객사 매출 비중 79.3%
실적 성장의 다른 면에는 고객 집중도가 있다. 2026년 상반기 램리서치 매출은 약 291억 원으로 전체의 45.9%, 세메스 매출은 약 211억 원으로 33.4%였다. 두 곳을 합치면 79.3%다. 주요 장비업체에 안정적으로 납품한다는 점은 강점이지만, 두 회사의 발주 일정이 흔들리면 동원파츠 실적도 크게 움직일 수 있다.
가령 반도체 제조사의 투자 계획이 유지되더라도 특정 장비의 생산 시점이 뒤로 밀리면 부품 주문은 한동안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기존 고객사의 새 장비에 적용되는 품목이 늘면 고객 수가 그대로여도 매출이 커질 여지가 있다. 그래서 반도체 업황 뉴스만 볼 게 아니라 주요 고객사 매출 비중이 낮아지는지, 적용 제품이 넓어지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유통 물량 29%와 공모자금의 쓰임
상장 직후 유통 가능한 주식은 전체의 약 29.5%다. 공모가로 환산하면 대략 725억 원 규모다. 실제 매도 물량은 투자자마다 다르지만, 상장 초기에 이 정도 주식이 거래될 수 있다는 뜻이다. 높은 청약 경쟁률이 매수 관심을 보여준다면, 유통 가능 비율은 그 관심이 받아내야 할 공급을 보여준다.
공모자금은 생산능력 확대와 차입금 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회사는 인천 남동공단 신규 공장과 설비에 약 313억 원을 배정하고, 금융기관 차입금 상환에 약 147억 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2026년 상반기 말 차입금은 약 458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296.9%에서 올해 반기 말 96.5%로 낮아졌지만, 여기에는 상환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영향도 있다. 차입금 자체가 같은 폭으로 줄어든 것은 아니다.
상장 후에는 두 갈래 흐름을 생각해 둔다. 고객사 발주가 늘고 새 설비의 가동률이 높아지면 최근의 이익 개선을 뒷받침할 수 있다. 발주가 지연되면 늘어난 설비 부담과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이 주가에 함께 작용할 수 있다. 제게 동원파츠 공모주에서 더 중요한 질문은 첫날 얼마나 오르느냐보다, 23%의 반기 영업이익률을 새 공장 가동 이후에도 현금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