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상담한 코커스패니얼은 귀를 만지려는 손만 봐도 소파 밑으로 숨었습니다. 보호자는 귀 청소를 싫어해서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병원에서 확인한 귀 안쪽은 붉고 몹시 아픈 상태였어요. 강아지가 피하는 행동을 고집으로 보면 치료도 늦어집니다. 귀를 왜 아파하는지부터 살펴야 합니다.
귀 냄새만 잡으면 다시 아픈 이유
강아지 외이도염은 귓바퀴 안쪽에서 고막까지 이어지는 외이도에 염증이 생긴 상태입니다. 냄새, 갈색 분비물, 가려움이 함께 나타날 수 있지만 겉모습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는 어렵습니다. 세균이나 효모균이 검사에서 발견되더라도, 그것만이 병의 출발점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알레르기로 먼저 귀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달라진 귀 안 환경에서 미생물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훈련 현장에서 재발을 겪는 집을 보면 ‘약을 쓸 때는 괜찮다가 끊으면 다시 냄새가 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이럴 때 귀약을 바꾸는 일만 반복하면 처음 염증을 일으킨 문제를 놓칠 수 있어요. 머크 수의학 매뉴얼도 외이도염이 되풀이될 때는 기저 원인과 염증을 지속시키는 요인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치료 뒤 귀가 편안해졌는지 재진으로 확인하는 과정까지가 중요합니다.
강아지 외이도염 원인은 귀 밖에도 있습니다
반복되는 외이도염에서는 알레르기를 먼저 의심해 볼 만합니다. 환경 알레르기나 음식에 대한 이상 반응이 귀 피부에 염증을 일으킬 수 있어요. 발을 자주 핥거나 배와 겨드랑이도 가렵다면 귀만의 문제인지 수의사에게 함께 보여주는 편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귀가 가렵다는 이유만으로 사료를 계속 바꾸지는 마세요. 음식과 관련이 있는지는 진료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확인해야 합니다.
목욕이나 수영 뒤 귀 안에 습기가 오래 남는 것도 영향을 줍니다. 특히 귀가 늘어진 코커스패니얼이나 리트리버는 귀 안쪽이 잘 마르지 않을 수 있어요. 다만 품종이나 귀 모양만으로 발병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집의 두 강아지도 피부 상태, 수영 횟수, 귀 관리 방식에 따라 귀 상태가 달라집니다.
한쪽 귀에 갑자기 증상이 생겼다면 풀씨 같은 이물질도 생각해야 합니다. 어린 강아지에서는 귀 진드기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 나이 든 강아지에게 한쪽 귀 문제만 오래 이어진다면 귀 안의 혹이나 구조 변화까지 살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 때문에 ‘지난번과 냄새가 똑같다’는 기억만으로 같은 약을 다시 쓰는 건 위험합니다.
귀를 만지기 전에 볼 것과 병원에 갈 때
평소보다 머리를 자주 흔들거나 귀를 바닥에 비비는지 보세요. 귀 입구가 붉고 뜨겁거나, 분비물이 늘고 냄새가 나거나, 귀를 만질 때 몸을 움츠리면 통증이나 가려움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때 세정제로 냄새를 덮으며 며칠 더 기다리기보다 진료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수의사는 귀 안을 들여다보고 고막 상태를 확인하며, 필요하면 분비물을 현미경으로 살펴 치료 방향을 정합니다.
고개를 한쪽으로 계속 기울이거나 비틀거리면 더 깊은 귀까지 문제가 번졌을 가능성이 있어 신속한 진료가 필요합니다. 심하게 아파하거나 피가 나는데도 집에서 귀를 붙잡고 청소하려 들지 마세요. 면봉을 깊이 넣으면 분비물을 밀어 넣거나 상처를 낼 수 있고, 고막 상태를 모르는 채 귀약이나 세정제를 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병원에 가기 전에는 증상이 시작된 날, 한쪽인지 양쪽인지, 최근 목욕·수영 여부, 피부 가려움과 이전 약 사용 내역을 적어두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재발을 줄이는 귀 관리와 만지는 습관
귀 청소를 자주 할수록 건강해진다고 믿는 보호자가 많습니다. 그런데 과한 세척은 귀 피부를 자극할 수 있어요. 청소 횟수와 세정제는 그 강아지의 귀 상태와 치료 단계에 맞춰 수의사와 정해야 합니다. 목욕 뒤에는 귀 바깥쪽 물기를 부드럽게 닦고 상태를 확인하세요. 귓속 털도 무조건 뽑기보다, 실제로 통풍이나 치료에 방해가 되는지 먼저 상담하는 게 좋습니다.
귀약이 필요한데 강아지가 손을 피한다면, 통증 치료와 만지는 연습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아픈 귀를 억지로 붙잡으면 다음번에는 손길 자체를 두려워할 수 있거든요. 진료로 통증을 줄인 뒤 편안한 때에 귀 가까이 손을 가져가는 짧은 연습부터 시작하고, 강아지가 몸을 빼면 잠시 멈춥니다. 예전에 귀 청소만 시작하면 도망가던 아이도 이런 식으로 접근하니 조금씩 자리를 지키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다만 통증이 남아 있는 동안의 거부를 훈련 부족으로 다루면 상황이 더 어려워집니다.
강아지 외이도염 원인을 찾는 일은 귀 안의 냄새를 없애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피부 상태와 생활 습관을 함께 보고, 치료 뒤에도 귀가 편안한지 확인해야 재발의 실마리가 보입니다. 귀를 피하는 강아지를 만나면 저는 먼저 그 행동이 아프다는 말을 대신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