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흑백요리사2를 정주행할 때만 해도 임성근 셰프는 눈길이 가는 출연자였다. 한식대첩3 우승 경력에 최종 7인까지 올라간 실력, 카메라 앞에서 주저하지 않는 말투까지. 그래서 방송이 끝난 뒤 이어진 소식은 더 당황스러웠다. 검색창에는 ‘임성근 폭로·연락두절 논란’이라는 말까지 붙었는데, 서로 다른 이야기가 한 덩어리로 퍼진 느낌이었다. 방송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는 여기까지만 하고, 화면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짚어보려 한다.
방송에서 보던 모습과 갑자기 달라진 분위기
2026년 1월 18일, 임성근 셰프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과거 음주운전으로 세 차례 적발됐다고 밝혔다. 흑백요리사2로 주목받고 여러 예능 출연을 앞둔 시점이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속 친근한 이미지와 현실의 고백 사이에 간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요리를 잘하는 사람으로 응원했던 마음과 음주운전 전력을 듣고 실망하는 마음이 동시에 드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논란은 고백한 횟수에서 멈추지 않았다. 이후 보도를 통해 음주운전 적발은 네 차례로 확인됐고, 무면허 운전과 쌍방 폭행 관련 전력도 알려졌다. 처음 직접 밝힌 내용과 뒤늦게 드러난 내용이 달랐다는 점이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 저는 이 대목이 유독 걸렸다.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는 방식까지 시청자는 함께 보게 되니까. ‘먼저 말했으니 솔직하다’고 받아들이기 어려워진 이유도 거기에 있다.
폭로 댓글은 어디까지 확인됐을까
음주운전 고백 직후 관련 기사에는 임 셰프의 사생활과 거래처를 대하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렸다. 표현도 거칠었다. 그 댓글이 화제가 되면서 ‘추가 폭로’라는 제목들이 빠르게 붙었다. 하지만 작성자가 누구인지, 주장한 일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는 당시 보도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익명 댓글의 내용을 이미 입증된 사실처럼 옮겨 적으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스타뉴스의 1월 19일 후속 보도에는 임 셰프 측 관계자가 해당 댓글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내용도 실렸다. 그러니 이 부분은 ‘의혹이 제기됐고 당사자 측은 부인했다’는 선에서 읽는 게 맞다. 확인된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비판과,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다른 주장을 같은 무게로 놓을 필요는 없다. 실제 잘못을 비판할수록 확인되지 않은 말은 더 조심해서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락두절’이라는 말이 커진 이유
이 표현도 시점을 떼어 놓고 보면 오해하기 쉽다. 1월 19일 한 보도에서 기자가 임 셰프 측 관계자와 당시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적은 것이 출발점이었다. 이것만으로 임 셰프가 잠적했다거나 계속 연락을 끊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더구나 같은 날 다른 보도에는 관계자의 반박이 담겼다. ‘그때 한 취재진의 연락이 닿지 않았다’와 ‘당사자 측이 아무 입장도 내지 않았다’는 서로 다른 말이다.
당시에는 몇 시간 차이로 나온 기사만 따로 읽어도 인상이 달라졌다. 앞선 기사 제목만 보면 폭로가 나온 뒤 모두 사라진 듯하지만, 후속 보도까지 보면 그 그림은 맞지 않는다. 연예 이슈를 따라가다 보면 이런 식으로 강한 단어 하나가 전체 상황을 대신하는 경우가 꽤 있다. 이번에도 ‘연락두절’이라는 말 자체보다 언제, 누구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출연 취소 이후에도 남은 시청자의 마음
논란의 여파는 방송으로 이어졌다. 예정됐던 예능 출연이 취소됐고, 촬영을 마친 일부 콘텐츠도 공개되지 않았다. 임 셰프는 1월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유튜브에 다시 근황을 올렸고, 7월에는 경기 파주에서 새 식당을 열었다. 그러니 1월의 ‘연락두절’이라는 표현을 지금의 상태처럼 읽는 것도 맞지 않는다.
여기서 취향은 갈릴 것 같다. 이미 본 흑백요리사2의 요리 대결은 작품 그대로 기억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을 테고, 출연자의 과거를 알게 된 뒤에는 같은 장면을 편하게 보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저 역시 화면 속 실력은 인정하지만, 그 호감이 과거의 잘못을 가볍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느낀다. 제작진이 일반인 출연자를 어디까지 확인할 수 있는지, 문제가 드러난 뒤 방송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이 사건이 남긴 질문이다.
정주행하는 재미에는 출연자를 응원하는 순간도 들어 있다. 그만큼 화면 밖 소식에 마음이 흔들릴 때도 크다. 이번 일은 확인된 전력에는 분명한 기준을 적용하고, 익명 댓글에는 성급히 확신하지 않는 태도가 왜 필요한지 다시 떠올리게 했다. 저는 앞으로 임 셰프의 요리를 보더라도 그 두 가지를 따로 기억하게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