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김하성의 기록을 다시 넘겨보다가 5월 11일에 시선이 멈췄다. 애틀랜타가 그를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시킨 날이다.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WBC 출전이 무산됐지만, 메이저리그 복귀가 곧 예전의 경기력 회복을 뜻하지는 않았다.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부상으로 시작된 공백은 2026년 내내 김하성의 타석과 출전 기회를 따라다녔다.
1월의 낙상, 3월 WBC에는 시간이 없었다
김하성은 1월 한국에서 빙판길에 미끄러져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힘줄을 다쳤고, 1월 18일 미국에서 수술을 받았다. 당시 애틀랜타가 밝힌 예상 회복 기간은 4~5개월이었다. 3월에 열리는 WBC까지는 두 달도 남지 않았으니, 대표팀 복귀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KBO는 김하성의 대회 불참을 발표했다.
아쉬움이 큰 이유는 이름값만이 아니다. 김하성은 유격수 수비에 더해 출루와 주루까지 기대할 수 있는 선수다. 2023년 샌디에이고에서 152경기에 나서 타율 0.260, 출루율 0.351, 17홈런, 38도루를 기록했다. 한 방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방식으로 공격에 관여한 시즌이었다. 짧은 국제대회에서 주전 유격수 한 명이 빠지면 타순뿐 아니라 내야 수비와 교체 카드까지 함께 조정해야 한다.
대표팀은 뛰었고, 빈자리는 별개의 문제였다
한국은 김하성 없이 2026 WBC 8강까지 올라갔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는 7회 만에 0대10으로 졌다. 그렇다고 그 한 경기의 점수 차를 김하성의 부재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당시 한국은 2안타에 그쳤고, 투수진도 두 자릿수 실점을 허용했다. 경기 전체의 격차를 한 선수에게 돌리는 건 기록이 보여 주는 범위를 넘어선다.
다만 김하성이 있었다면 선택지는 달랐을 것이다. 유격수 자리를 맡길 수 있는 검증된 선수이면서, 상황에 따라 타순을 움직일 여지도 생긴다. 대표팀은 대체 자원으로 대회를 치렀고 8강에 올랐다. 그 성과를 인정하는 것과 김하성의 이탈이 전력 운용에 부담이었다고 보는 것은 함께 가능한 이야기다.
5월에 돌아왔지만 손가락은 다시 문제를 일으켰다
김하성은 마이너리그 재활 경기를 거쳐 5월 11일 애틀랜타 선수단에 합류했다. 예상보다 빠른 복귀였지만 타석의 숫자는 차가웠다. MLB 기록에 따르면 복귀 뒤 첫 27경기에서 73타수 5안타, 타율 0.068이었다. 애틀랜타는 7월 4일 수술받았던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의 염증을 이유로 그를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렸다. 재활 경기를 한 차례 더 치른 뒤 8월 3일 복귀했다.
시즌 전체로 보면 51경기, 129타수 15안타, 타율 0.116이다. 출루율 0.219, 장타율 0.140, 홈런 0개와 도루 2개도 남았다. 2023년의 출루율 0.351과 도루 38개를 떠올리면 낙폭이 선명하다. 물론 손가락 상태가 타격 부진의 어느 부분까지 영향을 줬는지는 이 기록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 확인되는 사실은 복귀 후 성적이 크게 떨어졌고, 같은 손가락 문제로 다시 이탈했다는 점이다.
복귀 날짜보다 궁금한 것은 다음 타석이다
올해 김하성에게는 두 번의 복귀 날짜가 있었다. 5월에는 수술 뒤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8월에는 재활을 마치고 다시 빅리그 명단에 들었다. 그런데 팬이 기다리는 복귀는 날짜 하나로 표시하기 어렵다. 공을 골라 출루하고, 수비에서 안정감을 주고, 상황에 맞춰 뛰는 모습이 이어져야 비로소 익숙한 김하성이 돌아왔다고 느낄 수 있다.
2026 WBC 불참은 이미 확정된 일이다. 이제 관심은 놓친 대회를 되돌아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건강하게 경기에 나서는 날이 얼마나 이어지는지, 타석에서 다시 출루의 흐름을 만드는지가 다음 시즌 김하성을 읽는 더 좋은 기준이 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