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시리즈 추천 추리물만 골라봤더니

넷플릭스 시리즈 추천 추리물만 골라봤더니

얼마 전 친구가 추리 드라마 하나만 골라 달라고 했는데, 막상 물어보니 원하는 재미가 꽤 달랐다. 범인을 맞히고 싶은지, 수사 과정을 따라가고 싶은지, 등장인물의 거짓말을 구경하고 싶은지에 따라 추천작이 달라진다. 1000편 넘게 영화와 드라마를 보면서 느낀 건, 추리물은 반전의 크기보다 궁금증을 붙잡아 두는 방식이 취향을 더 탄다는 점이다. 아래 작품들은 넷플릭스에서 작품 정보를 확인한 시리즈 중에서 골랐다. 사건의 출발점만 소개하니 스포일러 걱정 없이 읽어도 된다.

수사의 손맛이 좋다면 비밀의 숲

검사 황시목과 형사 한여진이 살인 사건을 쫓는 <비밀의 숲>은 단서를 하나씩 모으는 재미가 선명하다. 누가 수상한지만 보는 드라마는 아니다. 진술이 왜 바뀌었는지, 누가 정보를 먼저 알았는지, 수사에 관여한 사람은 무엇을 감추는지까지 따라가게 만든다. 초반에는 인물과 조직의 관계를 익히느라 조금 집중해야 하지만, 그 관계가 잡히면 짧은 대화도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수사극에서 형사와 검사가 번갈아 뛰는 장면을 좋아한다면 가장 먼저 권하고 싶다. 황시목의 건조함과 한여진의 따뜻함이 함께 있을 때 장면이 살아난다. 반대로 첫 회부터 빠른 액션과 즉각적인 답을 원한다면 진입이 느리게 느껴질 수 있다. 이 작품은 한 번의 놀라운 반전보다 쌓아 온 의심이 모양을 바꾸는 순간이 좋다. 처음 본다면 시즌 1부터 차례로 보는 편이 인물 관계를 따라가기 쉽다.

짧고 빠르게 보고 싶다면 미싱 유와 살인자ㅇ난감

<미싱 유>는 형사 캣 도너번이 데이팅 앱에서 오래전 사라진 약혼자를 발견하면서 시작한다. 설정만 들어도 다음 화를 누르고 싶어지는 작품이다. 총 5화라 주말 한 번에 보기에도 부담이 적고, 실종된 사람을 찾는 과정에 과거의 관계가 얽히면서 의심할 대상이 계속 달라진다. 영국 범죄 드라마 특유의 음울한 분위기는 있지만 전개는 비교적 빠른 편이다.

다만 단서 하나하나의 공정함을 따지며 범인을 맞히는 정통 추리만 기대한다면 조금 다른 맛이다. 인물들이 숨겨 온 사연이 풀리는 쪽에 무게가 있다. ‘실종 사건의 답’과 ‘이 사람이 왜 사라졌을까’가 함께 궁금한 사람에게 잘 맞는다. 스포일러에 민감하다면 회차 소개보다 첫 화를 바로 재생하는 편이 낫다. 작품의 출발점 자체가 꽤 좋은 미끼라서다.

<살인자ㅇ난감>은 반대로 범인의 정체를 감추지 않는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청년 이탕과 그를 쫓는 형사 장난감의 추격이 중심이다. 총 8화이고, ‘누가 죽였나’보다 ‘어떻게 들키거나 빠져나갈까’가 긴장을 만든다. 피해자에 관한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시청자의 판단도 흔들린다. 그래서 수사 장면을 보면서 인물의 선택까지 계속 따져 보게 된다.

편집과 시점 전환이 눈에 띄어 익숙한 형사극보다 감각적이다. 빠른 호흡, 불편한 질문, 쫓고 쫓기는 구도를 즐긴다면 잘 맞는다. 폭력 묘사가 있고 청소년 관람불가 작품이라 가벼운 밤참용 추리로 고르기에는 강도가 세다. 범인을 맞히는 게임이 꼭 필요하다면 <비밀의 숲> 쪽이 더 만족스러울 수 있다.

광고

범인을 아는데도 긴장하고 싶다면 리플리

<리플리: 더 시리즈>의 톰 리플리는 이탈리아에서 부유한 사람들의 삶 가까이 들어갈 기회를 얻는다. 그가 거짓말을 쌓아 갈수록 시청자는 누가 속을지보다 어느 틈에서 들킬지를 보게 된다.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의 자리에 앉기보다는, 거짓말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관객이 되는 셈이다. 총 8화의 흑백 화면은 거리와 계단, 방 안의 빈자리까지 수상하게 보이게 한다.

이 작품의 매력은 속도보다 관찰에 있다. 톰이 말을 고르고 주변을 살피는 몇 초가 큰 추격 장면만큼 팽팽하다. 인물 심리와 화면의 분위기를 오래 즐기는 사람에게 권한다. 반면 매 화 새로운 단서가 쏟아지고 곧장 다음 사건으로 넘어가는 전개를 원한다면 느리다고 느낄 수 있다. <미싱 유>를 하루에 몰아본 뒤 여운이 짧았다면, 다음에는 이쪽의 긴 호흡이 잘 맞을지도 모른다.

오늘 밤 한 편을 고르는 기준

단서를 곱씹고 싶으면 <비밀의 숲>, 짧은 분량 안에서 실종의 비밀을 따라가고 싶으면 <미싱 유>가 좋다. 추격과 도덕적 불편함까지 감수할 마음이 있다면 <살인자ㅇ난감>, 이미 거짓말하는 사람을 알면서도 숨을 죽이고 싶다면 <리플리: 더 시리즈>를 고르면 된다. 같은 추리물이어도 네 작품이 붙잡는 질문은 서로 다르다.

OTT의 제공 여부와 관람 등급은 시청 지역이나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재생 전에 넷플릭스 작품 화면을 한 번 확인하는 게 좋다. 개인적으로는 집중할 시간이 넉넉한 밤엔 <비밀의 숲>, 한 주가 길었던 금요일엔 <미싱 유>를 고른다. 추리 드라마의 즐거움은 정답을 남보다 먼저 알아채는 데만 있지 않다. 의심하던 사람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그 짧은 순간 때문에 다음 이야기를 누르게 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추천 추리물만 골라봤더니 - 요약
광고

댓글 0

평가를 남기려면 로그인해 주세요.

모두 ID로 로그인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