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 여행 지도를 펼쳐 놓고 보니 바닷가 명소가 한 줄로 이어져 있어 모두 걸어 다닐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묵호, 천곡, 추암은 각각 따로 움직여야 하는 권역이다. 여기에 무릉계곡까지 넣으면 산 쪽으로 이동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처음 가는 날이라면 장소 이름보다 어느 역에서 시작해 어디서 끝낼지를 먼저 정하는 편이 덜 헷갈린다.
묵호역에서 시작하면 골목과 바다를 함께 걷기 좋다
기차로 와서 논골담길과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를 볼 생각이라면 묵호역을 출발점으로 잡으면 된다. 동해역에서 내릴 수도 있지만, 묵호 일대를 먼저 걷는 일정에는 묵호역이 동선상 가깝다. 역에서 바로 등대를 찾기보다 묵호항과 논골담길 입구를 차례로 표시해 두면 방향을 잡기 쉽다. 논골담길은 등대오름길과 논골 1·2·3길로 나뉘며, 어느 길을 택하든 언덕 위 묵호등대 쪽으로 올라가는 구조다.
골목은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걸으면 좋지만 경사가 있다. 계단이 부담스럽다면 묵호등대 주변으로 이동해 전망을 먼저 보고, 내려올 때 논골담길 한 갈래를 고르는 편이 편하다. 등대 근처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는 높은 곳에서 바다를 보는 시설이고, 해랑전망대는 아래쪽 해안에 있다. 이름이 비슷해도 입구 위치와 높이가 다르니 지도에서 두 장소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 구역은 골목 걷기와 전망대 관람을 합쳐 2~3시간 정도 잡으면 여유롭다. 체험시설을 이용하거나 주말 대기가 생기면 더 걸린다. 스카이밸리 운영 여부는 날씨의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동해문화관광재단 안내를 출발 전에 확인하는 게 좋다. 걷고 나서 식사할 계획이라면 다시 묵호항이나 동쪽바다 중앙시장 쪽으로 내려오면 된다. 언덕을 두 번 오르지 않도록 식사 순서까지 함께 정해 두면 발이 한결 가볍다.
천곡과 한섬은 중간에 쉬어 가는 코스로 묶는다
묵호에서 추암으로 곧장 내려가기보다 동해 시내의 천곡 권역을 중간에 넣을 수 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동해시 동굴로 50에 있어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넣기 쉽다. 실내 관람이 가능하니 바람이 강하거나 비가 오는 날에도 일정의 중심을 잡아 준다. 다만 동굴 내부는 바닥이 젖어 있을 수 있다. 바닷가 산책만 생각하고 미끄러운 신발을 신었다면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한섬해변은 시내와 가까운 바다 산책 장소다. 동해시 관광 안내에도 천곡 권역의 명소로 묶여 있지만, 동굴 출구에서 곧바로 모래사장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두 곳을 모두 볼 때는 각각의 위치를 지도에 찍고 이동편을 확인하는 게 정확하다. 한섬에서는 안내 표지를 따라 언덕 아래 해변으로 내려가게 된다. 내려간 만큼 돌아올 때 다시 올라와야 하므로, 시간이 빠듯하다면 해변 산책 시간을 30~40분 정도로 정해 두는 편이 낫다.
대중교통 여행이라면 묵호에서 천곡, 천곡에서 추암으로 넘어가는 구간의 버스 도착 시간을 당일 확인해야 한다. 정류장 위치와 배차 간격에 따라 같은 코스도 소요 시간이 달라진다. 이동 대기를 줄이고 싶다면 하루에 묵호와 천곡까지만 보고, 추암은 다음 날 아침으로 넘기는 구성이 자연스럽다.
추암은 촛대바위만 찍고 돌아서기 아깝다
추암해변은 동해시 추암바위길 17-1을 기준으로 찾으면 된다. 해변에 도착하면 촛대바위, 해암정, 추암출렁다리를 한 구역에서 이어 볼 수 있다. 촛대바위 사진만 찍고 차로 돌아오기보다 주변을 한 바퀴 걷는 데 1시간 안팎을 남겨 두면 좋다. 사진을 오래 찍거나 바람이 강해 발걸음이 느려지는 날에는 더 넉넉히 잡아야 한다.
일출을 보고 싶다면 전날 추암 근처에서 자는 일정이 편하다. 아침에 묵호나 시내에서 이동하면 해 뜨는 시각에 맞춰 출발해야 하고, 주차와 해변까지 걷는 시간도 계산해야 한다. 출렁다리처럼 야외 시설은 기상 상황에 따라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파도가 높거나 바람이 세면 현장 안내를 우선으로 보고, 무리해서 해안 가장자리로 나가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추암은 묵호와 같은 해안선에 있어도 걸어서 이어 가는 여행지는 아니다. 차량 여행이라면 묵호·천곡·추암 순으로 남쪽으로 내려오고, 대중교통 여행이라면 돌아갈 기차역과 버스 환승 지점을 먼저 정해 두는 게 좋다. 특히 동해역과 묵호역은 이름만 다른 같은 역이 아니니 표에 적힌 출발역을 다시 확인해야 한다.
무릉계곡까지 간다면 하루를 따로 쓰는 편이 편하다
무릉계곡은 해변에서 산 쪽으로 들어가는 코스다. 동해시 관광 안내도에는 무릉계곡 안내 지점이 삼화로 538로 표시돼 있다. 입구에서 신선교를 건너면 무릉반석이 나오고, 더 걸으면 삼화사와 계곡 안쪽 산책길로 이어진다. 이곳을 묵호 골목처럼 짧은 전망 코스로 생각하면 일정이 급해진다. 어디까지 걸을지 먼저 정해야 돌아오는 시간도 가늠할 수 있다.
가볍게 걷는 날에는 무릉반석과 삼화사를 중심으로 보고, 쌍폭포나 용추폭포까지 갈 생각이라면 걷는 시간을 충분히 더해야 한다. 같은 무릉 권역에 있는 무릉별유천지도 별도의 관광시설이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같은 입구에 차를 세우면 동선이 꼬일 수 있으니 목적지를 정확히 선택해야 한다. 등산로 상태, 입장 및 주차 안내는 방문 당일 동해시 관광 안내에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하루만 있다면 묵호 골목과 전망대, 천곡 또는 추암 중 한 곳을 골라 이동 부담을 줄이는 쪽이 좋다. 1박 2일이라면 첫날 묵호와 천곡, 다음 날 추암과 무릉계곡처럼 나눌 수 있다. 실제로 동해에서 시간을 잡아먹는 건 명소 사이의 거리보다 언덕을 오르고 내려오거나 버스를 기다리는 순간이다. 그 시간을 일정표에 넣어 두면 바다 앞에서 서두를 일이 줄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