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지에서 선물을 고를 때마다 저는 가게보다 먼저 동선을 봅니다. 런던은 같은 기념품을 찾더라도 시장, 박물관, 백화점이 흩어져 있어 이동 순서를 잡아두면 훨씬 편합니다. 시간이 반나절이라면 코번트 가든에서 시작해 피커딜리로 가는 길이 무난하고, 수공예품을 천천히 고르고 싶다면 그리니치에 시간을 따로 주는 편이 좋습니다.
코번트 가든에서 작은 선물부터 고르기
지하철 피커딜리선 코번트 가든역에서 나와 광장인 피아자를 찾으면 됩니다. 역 주변 골목이 복잡하게 느껴져도 ‘Covent Garden Market’ 표지를 따라가면 시장 건물이 보여요. 역에서 광장까지는 걸어서 몇 분 거리라 첫 목적지로 잡기 좋습니다.
시장 안 애플 마켓에서는 그림, 장신구, 공예품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볍고 납작한 런던 풍경 인쇄물이나 카드는 짐에 넣기도 편하지요. 다만 요일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런던 관광 안내와 코번트 가든 마켓 안내에 따르면 월요일에는 골동품과 수집품 비중이 커지고, 다른 요일에는 수공예품을 찾기 쉽습니다. 특정 물건을 마음에 두었다면 방문 요일을 먼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광장에 온 김에 런던 교통 박물관 매장도 들를 만합니다. 버스와 지하철을 소재로 한 장난감, 포스터, 생활용품이 있어 ‘런던에서 사 왔다’는 느낌이 분명합니다. 매장은 박물관 관람권 없이도 들어갈 수 있다고 박물관 측이 안내합니다. 시장에서 누구에게나 줄 작은 물건을 고르고, 이곳에서 취향이 뚜렷한 사람의 선물을 찾으면 동선도 단순해집니다.
차와 과자는 피커딜리에서 고르기
먹는 선물을 찾는다면 포트넘 앤 메이슨 피커딜리 본점이 편합니다. 가장 찾기 쉬운 지하철역은 피커딜리 서커스역과 그린 파크역입니다. 코번트 가든에서 쇼핑을 마친 뒤에는 레스터 스퀘어를 지나 피커딜리 서커스 방향으로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짐이 가볍다면 걷는 길에 웨스트엔드 거리까지 구경할 수 있고, 비가 오거나 피곤하다면 지하철을 이용하면 됩니다.
본점은 피커딜리 181번지에 있습니다. 차와 비스킷은 지상층에서 함께 비교하기 쉬워 선물 고르는 시간을 줄여줍니다. 차를 자주 마시는 사람에게는 평소 즐기는 종류를 떠올려 찻잎이나 티백을 고르고, 취향을 모른다면 여러 맛이 든 구성이 부담이 적습니다. 과자는 예쁜 틴을 고르는 재미가 있지만, 포장이 커서 캐리어 공간을 꽤 차지할 수 있습니다. 계산 전에 크기와 무게, 유통기한을 함께 보세요.
가격대가 있는 선물은 여기서, 여러 사람에게 나눠 줄 작은 선물은 앞서 들른 시장에서 고르는 식으로 나누면 선택이 쉬워집니다. 식품은 받는 사람의 알레르기 성분도 확인해야 합니다. 차나 과자를 샀다면 이동 중 상자가 눌리지 않도록 하루 일정의 끝에 구매하는 편이 편합니다.
수공예품이 목적이라면 그리니치로 가기
그리니치 마켓은 런던 중심부의 쇼핑 동선에 억지로 끼워 넣기보다 별도의 반나절 코스로 잡는 게 좋습니다. DLR 커티 사크역에서 내려 시장 쪽으로 걸으면 가깝습니다. 그리니치역에서 출발하면 시장까지 약 10분 정도 걸립니다. 강을 따라 이동하고 싶다면 그리니치 피어에서 내려 걸어갈 수도 있어요.
그리니치 마켓에서는 작가가 만든 그림, 장신구, 생활 소품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시장 안내에 따르면 월·수·금요일과 주말에는 미술·공예 중심, 화·목요일에는 골동품·수집품 중심으로 운영합니다. 금요일에는 두 종류가 겹치므로 여러 물건을 비교하고 싶은 사람에게 잘 맞습니다. 다만 개별 상인은 매일 같지 않으니, 특정 작품을 찾기보다는 현장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른다는 생각으로 가는 편이 좋습니다.
시장 주변에는 커티 사크와 그리니치 공원이 있습니다. 선물을 고른 뒤 배를 보고 강변을 걷거나 공원으로 올라가면 쇼핑만 하고 돌아오는 일정이 되지 않습니다. 종이 제품은 구겨지지 않게 단단한 파일에 넣고, 깨지기 쉬운 소품은 포장을 부탁한 뒤 기내 수하물에 넣을 수 있을지 크기를 확인해 두세요.
받는 사람과 남은 이동 시간을 함께 생각하기
런던 여행 선물은 받는 사람별로 후보를 세 가지 정도만 정해두면 현장에서 덜 망설이게 됩니다. 직장 동료에게는 나누기 쉬운 개별 포장 과자, 런던을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교통 박물관 소품, 집에 장식할 물건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시장의 그림이나 공예품이 어울립니다. 같은 자석이나 열쇠고리를 여러 곳에서 급히 사는 것보다, 누구에게 줄 물건인지 먼저 정하는 편이 결국 짐도 줄여줍니다.
일정이 짧다면 코번트 가든에서 시장과 박물관 매장을 보고 피커딜리에서 식품을 사는 순서가 편합니다. 그리니치에 갈 날이 따로 있다면 공예품 구매는 그날로 미뤄두고요. 선물을 사는 시간도 여행의 일부라서, 가게를 많이 찍기보다 마음에 드는 동네를 천천히 걷는 쪽이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