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처음 비트코인을 샀을 때 거래소 잔고에 찍힌 0.003이라는 숫자가 영 낯설었다. 1개도 못 샀다는 생각에 금액부터 다시 확인했던 기억이 난다. 나중에 다른 거래소로 옮기려다 출금 화면의 자릿수를 몇 번이나 세기도 했다. 비트코인 단위는 계산 자체보다 화면마다 다른 표기를 읽는 일이 더 헷갈렸다.
1 BTC 아래에는 사토시가 있다
비트코인 1개는 1 BTC라고 쓴다. 1 BTC는 1억 사토시(sat)이고, 1사토시는 0.00000001 BTC다. 비트코인에서 흔히 말하는 소수점 여덟째 자리까지가 사토시 단위다. 비트코인 공식 안내에서도 이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 0.1 BTC = 1천만 사토시
- 0.01 BTC = 100만 사토시
- 0.001 BTC = 10만 사토시
- 0.0001 BTC = 1만 사토시
처음에는 소수점 뒤의 0을 세는 게 더 느리다. 나는 금액을 읽을 때 0.01 BTC가 100만 사토시라는 기준부터 잡는다. 그러면 0.005 BTC는 그 절반인 50만 사토시, 0.0002 BTC는 2만 사토시라는 식으로 계산할 수 있다. 단위가 작다고 해서 별도 코인이 되는 건 아니다. 같은 비트코인을 다른 크기로 표시한 것이다.
mBTC와 사토시를 바꿔 읽는 방법
지갑이나 거래 내역에서는 mBTC라는 표시도 만난다. 1 mBTC는 0.001 BTC, 즉 10만 사토시다. 예를 들어 5 mBTC는 0.005 BTC이자 50만 사토시다. 같은 잔고라도 앱에서 선택한 표시 단위에 따라 0.005, 5, 500,000처럼 전혀 다른 숫자로 보일 수 있다.
단위를 바꿀 때는 먼저 화면에 적힌 BTC, mBTC, sat 중 무엇인지 본다. 그다음 BTC를 사토시로 바꾸려면 1억을 곱하고, 사토시를 BTC로 바꾸려면 1억으로 나눈다. 25만 사토시라면 0.0025 BTC다. 숫자만 복사해 다른 앱의 입력칸에 붙여 넣으면 단위를 착각하기 쉬워서, 나는 이체 전에는 숫자와 단위를 함께 적어 놓는다.
원화 가치를 가늠할 때도 단위와 가격은 따로 봐야 한다. 가령 1 BTC가 1억 원이라고 가정하면 0.005 BTC의 값은 수수료를 빼기 전 50만 원이다. 이 계산은 예시일 뿐이다. 실제 평가금액은 그때의 비트코인 가격과 적용 환율, 거래 수수료에 따라 달라진다. 사토시 수가 많아 보인다고 수익이 커진 것도 아니다.
주문 가능 수량과 출금 가능 수량은 다르다
소액으로 살 수 있다는 말과 소액을 바로 출금할 수 있다는 말은 다르다. 거래소에서는 주문 화면의 최소 주문 금액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매수한 뒤 개인 지갑으로 옮길 생각이라면 출금 화면의 최소 수량과 출금 수수료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이 조건은 거래소와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예전에 소액을 지갑으로 옮겨 보려다가 매수 금액만 보고 계획한 게 문제였다는 걸 알았다. 보유 수량이 최소 출금 수량에 못 미치면 출금 버튼을 누를 수 없고, 출금이 가능해도 수수료를 떼고 나면 지갑에 도착하는 수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은 매수 전에 주문 조건, 출금 최소 수량, 수수료 표시를 같은 화면에서 차례로 확인한다. 거래소가 표시하는 출금 수수료와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거래를 처리하는 수수료도 구분해서 읽는다.
보낼 때는 소수점보다 단위와 실수령 수량을 본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수수료는 종종 sat/vB로 표시된다. 이는 거래 데이터의 가상 크기 1바이트당 몇 사토시를 내는지 나타내는 값이다. 예를 들어 거래 크기가 140 vB이고 수수료율이 2 sat/vB라면 계산상 네트워크 수수료는 280사토시다. 거래마다 데이터 크기가 다르므로 수수료율 숫자만 보고 총수수료를 판단하면 틀릴 수 있다. 거래소에서 출금할 때는 해당 거래소가 제시하는 최종 출금 수수료와 예상 실수령 수량을 확인하는 편이 직접적이다.
송금 전에는 보내는 수량의 단위가 BTC인지 sat인지, 받는 주소가 맞는지, 수수료를 제외하고 얼마가 도착하는지 확인한다. 특히 0.0005와 0.005는 0 하나 차이지만 수량은 열 배다. 큰 금액을 처음 보내는 주소라면 작은 금액으로 먼저 확인했던 습관이 내 실수를 여러 번 줄여 줬다. 비트코인 단위에 익숙해지는 가장 빠른 길은 큰 숫자를 외우는 것보다 내가 실제로 입력할 수량을 두 가지 단위로 바꿔 읽어 보는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