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불합치 위헌 차이, 효력은 언제 달라질까요?

헌법 불합치 위헌 차이, 효력은 언제 달라질까요?

강의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을 설명하다 보면 비슷한 질문을 자주 듣습니다. “헌법불합치라면 위헌은 아니라는 뜻인가요?” 두 말 모두 법률의 헌법 위반과 관련됩니다. 차이는 위반된 조항을 언제부터, 어떤 방식으로 더 이상 적용하지 않느냐에 있습니다.

위헌이면 법률은 바로 사라질까요?

헌법은 법률보다 상위에 있는 규범입니다. 국회가 만든 법률도 헌법에 어긋나면 그대로 둘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가 법률 조항에 단순위헌 결정을 내리면, 헌법재판소법 제47조에 따라 그 조항은 원칙적으로 결정이 있는 날부터 효력을 잃습니다. 법원과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도 그 결정에 따라야 합니다.

여기서 ‘효력을 잃는다’는 말은 법률 문장이 당장 법전에서 지워진다는 뜻과는 다릅니다. 법전에 글자가 남아 있어도 더는 유효한 규칙으로 적용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또 위헌 결정의 대상이 법률 전체인지, 특정 조항이나 문구인지는 결정문에 따라 다릅니다. 제목에 ‘위헌’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관련 제도 전체가 사라졌다고 읽으면 범위를 지나치게 넓히게 됩니다.

과거의 일까지 모두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일반 법률은 결정일부터 효력을 잃는 것이 원칙이지만, 진행 중인 재판 등에 결정의 효력이 미치는 문제는 별도로 따져야 합니다. 형벌 조항에는 다른 규칙이 적용됩니다. 위헌으로 결정된 형벌 조항은 소급해 효력을 잃고, 그 조항에 근거한 유죄 확정판결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조항에 과거 합헌 결정이 있었다면 소급 범위는 그 합헌 결정이 있은 날의 다음 날부터입니다. ‘위헌이면 예전 판결이 전부 자동으로 취소된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헌법불합치는 왜 시간을 둘까요?

헌법불합치도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다만 문제가 된 조항을 곧바로 법질서에서 없애면 다른 권리까지 영향을 받거나 제도 운영에 빈자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럴 때 헌법재판소는 국회가 법을 고칠 시간을 두는 방식으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어느 부분을 어떻게 고칠지는 입법자가 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급여 제도가 수급 대상을 지나치게 좁게 정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대상 조항을 즉시 없애면 현재 급여를 받는 사람에게 적용할 기준마저 사라질 수 있습니다. 헌법에 맞게 대상을 넓히되 급여 기준과 재원 마련 방법도 함께 정해야 한다면, 입법을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헌법불합치 결정이 쓰이는 이유를 보여주는 가상의 사례입니다.

그렇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면 언제나 옛 법을 계속 적용하는 것은 아닙니다. 결정문에 ‘개선입법 때까지 계속 적용’이라고 쓰인 경우와 ‘적용 중지’ 취지인 경우는 그 사이의 법적 상태가 다릅니다. 계속 적용이라면 정해진 기간에 종전 규칙을 잠정적으로 사용합니다. 적용을 중지한다면 위헌성이 있는 조항을 그대로 집행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결정의 이름만 보고 현재 적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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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다른 결정이 나온 사례도 있습니다

2024년 4월 25일 유류분 사건이 차이를 보여줍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이 일정한 몫을 확보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헌법재판소는 형제자매의 유류분을 정한 민법 제1112조 제4호에는 단순위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반면 다른 상속인의 유류분 관련 조항과 기여를 반영하는 규정이 빠진 부분에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국회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당시 제시한 개선입법 시한은 2025년 12월 31일이었습니다.

같은 제도를 다룬 결정인데도 조항별 효력은 달랐습니다. 형제자매의 유류분 조항은 결정일부터 효력을 잃었지만, 헌법불합치 대상 조항은 결정에서 정한 방식에 따라 잠정적으로 적용됐습니다. 상속 사건의 실제 처리는 사망 시점, 적용되는 법률, 이후 개정 내용에 따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한 줄짜리 뉴스 제목만으로 개별 사건의 권리를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결정문에서는 무엇을 먼저 읽어야 할까요?

첫째는 결정 날짜와 대상 조항입니다. ‘민법이 위헌’처럼 넓게 말한 기사라도 실제 주문은 특정 항이나 문구만 가리킬 수 있습니다. 둘째는 주문에 적힌 효력입니다. 단순위헌인지, 헌법불합치라면 계속 적용인지 적용 중지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는 개선입법 시한과 그 뒤의 개정 여부입니다. 시한이 지났다는 사실만으로 새 법의 내용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뒤에는 국회의 입법과 법원의 사건별 적용이 이어집니다. 그래서 ‘위헌’과 ‘헌법불합치’의 차이를 한 단어로 외우기보다, 결정 날짜와 적용 범위를 함께 읽는 편이 정확합니다. 특히 내 사건에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는 결정문과 현재 법률을 나란히 놓고 볼 때 비로소 분명해집니다.

헌법 불합치 위헌 차이, 효력은 언제 달라질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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