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생후 5개월 강아지와 사는 보호자가 손등의 작은 상처를 보여줬습니다. 장난감은 이미 여러 개 샀는데, 아이는 여전히 손과 의자 다리를 물고 있었죠. 장난감이 부족한 걸까요. 그 집에서 바꾼 건 장난감의 개수보다 고르는 기준과 건네는 타이밍이었습니다.
이갈이 중인 강아지는 입이 불편해 씹을 거리를 찾습니다. VCA 동물병원 안내에 따르면 대개 생후 3~4개월 무렵 이갈이가 시작돼 6개월 전후까지 이어집니다. 다만 모든 물기를 이갈이 탓으로 돌리면 놓치는 게 있습니다. 심심하거나 피곤해서 무는 아이도 있고, 사람이 손으로 놀아준 습관 때문에 손을 장난감으로 배운 아이도 있습니다.
손톱으로 눌리는 재질부터 고릅니다
강아지 이갈이 장난감을 볼 때 저는 먼저 엄지손톱으로 표면을 눌러봅니다. 조금 눌리거나 손으로 굽혔을 때 탄성이 느껴지는 고무 재질이 출발점으로 좋습니다. 딱딱한 나일론 뼈, 사슴뿔, 실제 뼈처럼 거의 휘지 않는 물건은 치아가 깨질 위험이 있어 권하지 않습니다. 오래 버틴다는 광고 문구가 어린 치아에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말랑한 제품이 답도 아닙니다. 한 번 물 때마다 조각이 떨어진다면 삼킬 수 있거든요. 특히 이가 날카로운 시기에는 얇은 돌기나 접착된 장식이 금방 뜯어지기도 합니다. 사기 전에는 잡아당길 수 있는 작은 부품이 있는지 보고, 사용 중에는 균열과 뜯긴 자국을 확인해야 합니다. 조각이 떨어지기 시작한 장난감은 아까워도 치웁니다.
크기도 입에 맞아야 합니다. 너무 작아 입 안쪽으로 쑥 들어가면 목에 걸릴 수 있고, 지나치게 크고 무거우면 어린 강아지가 몇 번 씹다 포기합니다. 입에 물고 옮길 수는 있지만 통째로 삼킬 수는 없는 크기를 고르세요. 같은 ‘소형견용’ 표시라도 2㎏ 강아지와 8㎏ 강아지에게 알맞은 크기는 다릅니다. 제품 표기보다 우리 개가 실제로 무는 모습을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씹는 방식에 맞춰 두세 가지를 돌려 씁니다
천을 오물오물 씹는 아이, 고무를 꾹꾹 누르는 아이, 물고 흔드는 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는 반응이 다릅니다. 현장에서도 보호자가 고른 장난감을 거들떠보지 않던 강아지가 재질을 바꾸자 바로 물고 앉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처음부터 비싼 제품을 여러 개 사기보다 탄성 있는 고무 장난감과 세탁하기 쉬운 천 장난감처럼 서로 다른 촉감 두세 가지로 반응을 확인합니다.
천 장난감과 로프는 보호자가 지켜보는 놀이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솜을 꺼내 먹거나 실을 길게 뜯는 아이에게 혼자 쓰라고 남겨두면 곤란합니다. 봉제선이 벌어졌거나 로프 끝이 심하게 풀렸다면 교체 시점입니다. 장난감은 재질만으로 안전이 결정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뜯고 삼키는지까지 봐야 합니다.
잇몸이 불편해 보일 때는 물에 적셔 꼭 짠 깨끗한 천을 잠깐 냉장해 건네기도 합니다. 차가운 감촉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지만, 싫어하면 억지로 물릴 이유는 없습니다. 얼음처럼 아주 단단하게 만든 물건을 오래 씹게 하지는 않습니다. 천을 뜯어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이 방법도 맞지 않습니다.
속이 빈 고무 장난감에 평소 먹는 사료 일부를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꽉 채우지 말고 몇 알이 쉽게 나오게 시작하세요. 너무 어려우면 강아지는 장난감을 버리고 다시 의자 다리로 갑니다. 넣은 사료는 그날 식사량에 포함하고, 사용 후에는 안쪽까지 씻어 말립니다.
손이나 가구를 물 때는 건네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앞서 말한 5개월 강아지는 저녁마다 보호자의 손을 세게 물었습니다. 살펴보니 퇴근한 가족이 손가락으로 얼굴 앞을 흔들며 놀아준 뒤, 흥분이 커진 상태에서 장난감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강아지 입장에서는 손도 놀잇감이었죠. 가족 모두 손으로 시작하는 놀이를 멈추고, 저녁 놀이 전에 물기 좋은 장난감을 먼저 꺼내기로 했습니다.
손을 물기 시작했다면 손을 빠르게 빼며 소리를 지르거나 밀치기보다 움직임을 멈추고 짧게 놀이를 끊습니다. 잠시 진정하면 장난감을 바닥에서 움직여 관심을 옮깁니다. 장난감을 물었을 때는 차분히 놀아주고, 다시 손을 물면 놀이를 멈춥니다. 이렇게 해야 무엇을 물 때 놀이가 이어지는지 강아지가 구별하기 쉽습니다.
가구를 문 뒤에야 매번 장난감을 꺼내면 ‘가구를 물면 사람이 온다’는 흐름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자주 무는 시간과 장소를 기록해 두고, 그 전에 장난감을 건네는 편이 낫습니다. 전선이나 삼킬 만한 물건은 손이 닿지 않는 곳으로 치우고요. 훈련은 씹을 수 있는 물건을 알려주는 일과 씹으면 위험한 물건을 관리하는 일이 함께 가야 합니다.
그 집 강아지는 며칠 만에 손을 전혀 물지 않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가족 한 명이 다시 손으로 놀아준 날에는 저녁 물기가 늘기도 했죠. 실패한 날에는 더 강하게 혼내기보다 누가 어떤 방식으로 놀았는지 확인했습니다. 장난감 하나보다 가족의 일관된 습관이 오래 남습니다.
이갈이인지 진료가 필요한지 구분합니다
장난감에 옅은 핏자국이 잠깐 묻는 일은 이가 빠지는 시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피가 계속 나거나, 한쪽으로만 씹거나, 입을 만지면 심하게 아파하거나, 먹기를 거부한다면 장난감 문제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입안을 확인받아야 합니다. 치아가 깨진 것처럼 보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작은 체구의 강아지는 새 이가 났는데 유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송곳니가 나란히 두 줄로 보이면 예방접종이나 정기 진료 때 수의사에게 보여주세요. 집에서 흔들어 빼려 해서는 안 됩니다. 이갈이 시기가 지났는데도 물기가 심해졌다면 씹는 욕구 외에 생활 리듬, 활동량, 불안, 통증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아지 이갈이 장난감은 ‘제일 오래 가는 것’보다 우리 강아지가 안전하게 씹고, 보호자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새 장난감을 건넨 첫날엔 가까이 앉아 어떻게 무는지 봅니다. 그 짧은 관찰이 다음 장난감을 고르는 데도, 손을 무는 습관을 바꾸는 데도 가장 쓸모 있는 정보가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