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락페스티벌 라인업을 따라 듣다 보니 송도가 궁금해졌다

히어로락페스티벌 라인업을 따라 듣다 보니 송도가 궁금해졌다

드라마를 다 보고도 마음에 남는 장면이 있으면 OST부터 다시 듣게 된다. 얼마 전엔 그렇게 시작한 음악 정주행이 밴드 라이브 영상까지 이어졌고, 그러다 히어로락페스티벌 인천 공연 라인업 앞에서 한참 멈췄다. 좋아하는 팀 이름 몇 개만 보고 넘기기엔 사흘의 분위기가 꽤 다르게 짜여 있었다. 공연은 아직 열리기 전이다. 그래서 이 글은 다녀온 후기가 아니라, 공개된 출연진을 보며 제가 어느 날을 고를지 고민한 기록에 가깝다.

봄에 모였던 밴드들이 겨울 송도로 온다

2026년 4월 서울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히어로 락 페스티벌에는 국카스텐, 크라잉넛, 노브레인, 체리필터, QWER 등 여러 세대의 밴드가 함께했다. 당시 보도에는 이틀간 약 3만 명이 찾았다고 나온다. 숫자도 눈에 띄지만, 제게 더 흥미로운 건 오래 들어온 밴드와 요즘 새로 알게 된 팀을 같은 행사에서 만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한 작품을 다 보고 출연 배우의 전작을 찾아보듯, 익숙한 노래 하나가 다른 팀의 공연 영상으로 이어지기 좋은 구성이다.

이어지는 인천 공연은 12월 18일부터 20일까지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다. 봄의 야외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겨울 실내 공연이다. 야외 페스티벌의 탁 트인 기분을 기대했다면 취향이 갈릴 수 있겠다. 저는 오히려 추운 날씨에 오래 서 있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는 쪽에 마음이 간다. 다만 실내라고 해서 관람이 마냥 편하다는 뜻은 아니다. 좋아하는 팀이 연달아 나오면 쉬는 시간을 놓치기 쉬우니, 사흘을 모두 볼 생각이라면 체력 배분도 공연 선택의 일부다.

금요일은 노래의 여운을 따라가고 싶다

공개된 날짜별 라인업을 보면 금요일인 18일에는 부활, 쏜애플, 노브레인, 카디, 솔루션스, 너드커넥션, 송소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장르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지 않는 날이다. 부활의 익숙한 곡에서 시작해 쏜애플의 짙은 분위기로 넘어가는 상상만 해도, 드라마에서 장면이 바뀔 때 음악이 감정을 확 돌려놓는 순간이 떠오른다. 물론 실제 공연 순서는 타임테이블이 나와야 알 수 있다.

제가 금요일에 끌리는 이유는 강렬한 한 팀보다 분위기의 변화다. 카디와 송소희처럼 소리의 결이 다른 이름이 같은 날짜에 있다는 것도 재미있다. 반면 오직 빠르고 거친 무대를 길게 즐기고 싶다면 금요일 구성이 조금 들쭉날쭉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런 호불호는 오히려 선택에 도움이 된다. 전곡을 알고 가야 재미있는 공연이라기보다, 낯선 무대 하나를 발견하는 데 마음을 열면 더 즐거울 것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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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강한 사운드에 마음을 맡기는 날

19일에는 YB와 크라잉넛을 비롯해 라쿠나 코일, 마티 프리드먼, HANABIE., 세이블 힐즈 등 해외 아티스트가 함께한다. 이름만 놓고 보면 사흘 중 가장 강한 사운드를 기대하게 되는 날이다. 평소 공연 영상을 볼 때도 관객의 함성이 커지는 대목을 자꾸 되감는 편이라, 제 취향으로 한 장만 고른다면 토요일 쪽으로 기운다. 국내 밴드의 익숙한 에너지와 해외 팀의 낯선 질감을 한날에 듣는 재미도 크겠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토요일을 권하고 싶진 않다. 메탈이나 무거운 기타 소리에 오래 머무는 게 피곤한 사람도 있으니까. 예능 정주행도 웃음이 센 회차만 연달아 보면 잠깐 쉬고 싶어지는 때가 있지 않나. 토요일을 고른다면 모든 무대를 앞쪽에서 보겠다는 욕심보다, 특히 듣고 싶은 팀 몇 곳을 먼저 골라두는 편이 제게는 맞을 듯하다. 아직 무대별 시간표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동선은 나중에 다시 생각해야 한다.

일요일까지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이유

20일에는 국카스텐, 데이브레이크, 로맨틱펀치, 터치드, QWER, 소란 등이 예정돼 있다. 토요일과 비교하면 제가 아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은 순간이 더 많을 것 같다. 특히 처음부터 끝까지 낯선 사운드에 몰입하기보다, 반가운 멜로디 사이에서 새로운 팀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에게 일요일이 편한 선택일 수 있다. 한 드라마의 마지막 회처럼 여운을 길게 가져가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티켓은 멜론티켓 안내 기준으로 1일권 7만 7천 원, 2일권 11만 9천 원, 3일권 12만 9천 원이다. 3일권과 2일권의 차이는 1만 원이지만, 교통비와 식비, 사흘간의 체력까지 생각하면 가격만으로 고르기는 어렵다. 좋아하는 팀이 하루에 몰려 있다면 1일권이 충분히 만족스러울 수도 있다. 예매 조건과 출연 일정은 바뀔 수 있으니 결제 전에는 멜론티켓의 최신 안내를 확인하는 게 좋겠다.

저라면 지금은 토요일 한 장을 먼저 생각하고, 일요일 라인업을 보며 하루를 더할지 고민할 것 같다. 공연 전까지 각 팀의 라이브 영상을 조금씩 찾아 듣는 과정도 벌써 재미있다. 무대에서 어떤 곡을 들려줄지는 아직 모르지만, 좋아하는 노래를 기다리는 시간까지 포함해 히어로락페스티벌이 꽤 긴 정주행이 될 것 같다.

히어로락페스티벌 라인업을 따라 듣다 보니 송도가 궁금해졌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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