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 사투리 퀴즈 몇 문제 맞히실까요?

경상도 사투리 퀴즈 몇 문제 맞히실까요?

수업 시간에 “문 단디 닫아라”라는 말을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세게 닫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더군요. 하지만 그 말에는 문이 제대로 닫혔는지 살피라는 뜻도 담겨 있습니다. 사투리 퀴즈가 재미있는 건 이런 순간입니다. 아는 단어 같아도 문장 속에 넣으면 뜻이 조금 달라 보이거든요.

아래 여섯 문제는 뜻을 먼저 짐작한 뒤 답을 읽는 편이 좋습니다. 평소 듣던 말도 있고, 처음 보는 말도 있을 겁니다. 경상도 안에서도 지역과 세대에 따라 쓰는 말이 다르니, 여섯 개를 모두 몰라도 이상할 건 없습니다.

생활 속에서 듣는 말 세 가지

  • 1. “가방 지퍼 단디 잠가라.” 여기서 ‘단디’는 무엇에 가까울까요? ① 빠르게 ② 제대로, 단단히 ③ 조용히

  • 2. “어제는 억수로 춥더라.” 여기서 ‘억수로’는 무엇을 나타낼까요? ① 추위의 정도가 매우 심함 ② 비가 오는 날의 추위 ③ 예상하지 못한 추위

  • 3. “남은 떡 마카 담아 가라.” 여기서 ‘마카’는 무엇일까요? ① 조금씩 ② 전부 ③ 나중에

첫 문제의 지퍼는 힘껏 잡아당기기만 하면 오히려 고장 날 수 있지요. 둘째 문제에는 비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습니다. 단어의 모양보다 앞뒤 상황을 읽으면 답이 보입니다.

뜻을 알고 나면 낯설지 않은 말 세 가지

  • 4. “실밥 튀어나왔네. 가시개 좀 줄래?” 무엇을 달라는 말일까요? ① 바늘 ② 가위 ③ 빗

  • 5. “아이들이 물가에서 자무락질을 한다.” 아이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① 물속에 들어갔다 나왔다 함 ② 물수제비를 뜸 ③ 돌을 쌓음

  • 6. “두 물건 값이 가이방하네.” 두 가격은 어떤 관계일까요? ① 서로 비슷함 ② 크게 차이 남 ③ 모두 비쌈

4번은 물건의 이름, 5번은 움직임, 6번은 둘을 견주는 말입니다. 특히 ‘가이방하다’는 처음 들으면 뜻을 짐작하기 어렵습니다. 모르는 말에 표준어의 뜻을 억지로 끼워 맞추기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말했는지를 붙잡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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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의 세 문제는 이렇게 읽힙니다

1번 답은 ②입니다. ‘단디’는 ‘단단히’에 가까운 말입니다. “지퍼 단디 잠가라”는 대충 닫지 말고 제대로 잠그라는 뜻이지요. 국립국어원에 실린 경남 지역어 자료에도 “집을 단디 해 놓고 나오너라”는 뜻의 용례가 나옵니다. 지퍼를 얼마나 세게 당겼느냐보다 빠진 곳 없이 챙겼느냐가 중요한 문장입니다.

2번은 ①입니다. ‘억수로 춥다’는 ‘매우 춥다’는 말입니다. ‘억수’ 하면 물을 퍼붓듯 내리는 비가 먼저 떠오르지만, 경상도 말에서 ‘억수로’는 비가 아닌 대상의 정도를 세게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억수로 맛있다”와 “억수로 힘들다”가 모두 자연스럽습니다. 비의 이미지로 뜻을 기억할 수는 있어도, 그 이미지만으로 말의 유래가 확정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3번은 ②입니다. “떡 마카 담아 가라”는 남은 떡을 전부 담아 가라는 뜻입니다. 국립국어원에 소개된 경북 지역어 글에서도 ‘마카’를 ‘전부’에 대응시킵니다. ‘조금씩’으로 알아듣고 한두 개만 집었다면 권한 사람은 다시 봉지를 내밀었을 겁니다. 이런 짧은 말은 사전의 뜻 하나보다 식탁 위 장면과 함께 기억할 때 오래 남습니다.

뒤의 세 문제에는 옛말의 흔적도 있습니다

4번 답은 ②, 가위입니다. 국립국어원의 방언 지도 자료에는 ‘가시개’가 경상도와 전라도 일부에서 쓰이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그러니 이 말을 경상도 한곳만의 표현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가시개’와 ‘가새’처럼 지역마다 다른 모양이 남아 있고, 국립국어원은 이들을 옛말에서 갈라진 형태와 함께 설명합니다. 같은 물건을 가리키는 말이 하나의 길로만 변한 것은 아닌 셈이지요.

5번은 ①입니다. ‘자무락질’은 물속에서 몸을 움직이며 떴다 잠겼다 하는 ‘무자맥질’에 대응하는 경상도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이 이육사의 시에 남은 지역어를 설명하면서 소개한 표현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소리만으로 뜻을 알아맞히기 어렵지만, 물가에서 노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떠올리면 문장이 선명해집니다.

6번은 ①, ‘비슷하다’입니다. “값이 가이방하다”는 두 물건의 값이 엇비슷하다는 뜻이지요. 국립국어원은 이 말의 유래가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비슷한 형태의 지역어가 남아 있다는 점까지는 말할 수 있어도, 어느 한 형태에서 반드시 나왔다고 못 박을 근거는 부족합니다. 말의 사연을 들려줄 때는 이렇게 확인된 범위도 함께 알려주는 편이 정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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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보다 문장이 더 오래 남습니다

여섯 문제 가운데 몇 개를 맞혔는지보다 어떤 문장에서 뜻을 알아챘는지가 흥미롭습니다. 같은 ‘단디’라도 지퍼를 잠글 때와 집을 챙길 때의 느낌이 조금 다르고, ‘억수로’는 비가 없어도 쓰입니다. 말은 낱말장 속에서만 살지 않으니까요.

경상도 사투리라고 묶어 부르지만 부산, 대구, 안동, 진주에서 듣는 말이 언제나 같지는 않습니다. 세대에 따라서도 익숙한 표현이 다릅니다. 낯선 말을 듣고 바로 ‘틀린 말’이라 하기보다 그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 그 말을 썼는지 한 번 더 들어보면 좋겠습니다. 그 한 문장에 사전의 뜻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생활이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 퀴즈 몇 문제 맞히실까요?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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