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떡만둣국을 끓이면 같은 재료를 써도 국물 농도가 제각각입니다. 떡을 오래 끓인 냄비는 국물이 걸쭉하고, 만두를 너무 일찍 넣은 냄비는 피가 터지지요. 제가 주방에서 여러 번 겪은 일입니다. 떡과 만두는 익는 시간이 다르니 넣는 순서부터 잡으면 집에서도 한결 편하게 끓일 수 있어요.
두 그릇 분량 재료와 바꿔 쓸 재료
2인분 기준으로 떡국떡 300g, 냉동 만두 4개(한 개 약 50g), 국거리용 소고기 100g, 물 900ml를 준비합니다. 대파 30g, 달걀 1개, 다진 마늘 1작은술(5g), 국간장 1큰술(15ml), 참기름 1작은술(5ml)도 필요해요. 소금은 처음부터 정량을 넣지 말고 마지막에 1/4작은술(약 1.5g) 이내에서 맞춥니다. 만두마다 간이 달라서 먼저 소금을 넣으면 짜지기 쉽거든요.
고기가 없으면 멸치 다시마 육수 900ml에 끓여도 됩니다. 육수를 쓰는 날은 참기름에 고기를 볶는 과정만 빼고, 육수가 끓은 뒤 만두를 넣으세요. 멸치 육수 대신 물을 쓴다면 국간장을 1큰술 넣고 맛을 본 다음 소금으로 간하면 됩니다. 만두가 큰 제품이라면 2~3개만 넣어도 한 그릇이 넉넉합니다. 떡을 200g으로 줄일 때는 물도 800ml 정도로 줄이면 국물 맛이 너무 옅어지지 않아요.
떡은 헹구고 만두는 얼린 채 준비해요
떡국떡은 찬물에 가볍게 두 번 헹궈 표면의 전분을 씻습니다. 냉장 떡이 딱딱하면 찬물에 5분, 냉동 떡이 서로 붙어 있다면 10~15분 담가 손으로 떨어질 정도로만 풀어 주세요. 물에서 건진 뒤에는 체에 밭쳐 둡니다. 오래 담가 두면 떡이 물을 먹어 끓일 때 가장자리부터 물러질 수 있어요. 말랑한 떡이라면 헹군 뒤 바로 쓰면 됩니다.
대파는 송송 썰고 달걀은 노른자와 흰자가 섞일 만큼만 풉니다. 냉동 만두는 해동하지 않습니다. 해동된 만두는 피가 축축해져 집어 넣는 사이 찢어지기 쉬워요. 고기에는 국간장 1/2큰술만 먼저 섞어 둡니다. 남은 국간장 1/2큰술은 국물을 끓인 뒤 넣어 간을 살필 때 쓰겠습니다.
고기 국물부터 끓이고 만두 다음에 떡을 넣어요
냄비를 중불로 30초쯤 데운 뒤 참기름 1작은술과 고기를 넣습니다. 고기 겉면의 붉은 기가 사라질 때까지 1~2분 볶으세요. 갈색으로 진하게 굽기보다 겉면만 익힌다는 느낌이면 됩니다. 물 900ml를 붓고 강불로 올려 끓어오르면 거품을 걷습니다. 이어 중불로 낮춰 8~10분 끓여요. 이때 국물이 팔팔 넘칠 만큼 끓으면 물이 빨리 줄어들고 고기가 질겨질 수 있습니다. 표면에서 기포가 계속 올라오는 정도가 알맞아요.
국물이 끓는 동안 냉동 만두 4개를 넣습니다. 만두가 바닥에 붙지 않도록 처음 한 번만 국자로 바닥을 가볍게 밀어 주세요. 다시 끓어오르면 중불을 유지하고 2~3분 뒤 떡을 넣습니다. 떡을 넣고 3~4분 더 끓이면 보통 두께의 떡과 약 50g짜리 만두가 함께 익습니다. 만두가 유난히 크거나 피가 두꺼우면 제품에 적힌 조리 시간을 우선하고, 떡은 완성 3~4분 전에 넣으면 돼요. 떡 한 조각을 건져 가운데까지 부드러운지, 만두 속은 차갑지 않은지 확인합니다.
다진 마늘과 남겨 둔 국간장 1/2큰술을 넣고 30초 끓인 뒤 국물을 맛봅니다. 싱거우면 소금을 한 꼬집씩 더하세요. 대파를 넣고 달걀물을 냄비 가장자리부터 가늘게 둘러 붓습니다. 20~30초는 젓지 않아야 달걀이 국물에 잘게 풀어지지 않아요. 달걀이 익으면 불을 끕니다. 그릇에 담고 취향에 따라 김가루를 조금 올려도 좋습니다.
국물이 걸쭉하거나 만두가 터졌을 때
국물이 예상보다 걸쭉해졌다면 떡에서 전분이 많이 나온 상태입니다. 뜨거운 물 100ml를 먼저 붓고 약불에서 한 번만 끓여 농도를 보세요. 더 필요한 경우 50ml씩 보태고 간을 다시 맞춥니다. 반대로 국물이 묽다면 물을 오래 졸이기보다 국간장을 1작은술씩 보태는 편이 떡을 덜 퍼지게 합니다. 국간장을 많이 넣으면 색과 향이 강해지니 짠맛은 소금으로 조금씩 맞추세요.
만두피가 터졌다면 국자로 계속 뒤적이지 말고 불을 약하게 낮춥니다. 건더기를 먼저 그릇에 옮긴 뒤 국물을 천천히 부으면 속이 더 흩어지는 걸 줄일 수 있어요. 제가 처음 요리교실에서 큰 만두를 쓰던 날에도 작은 만두처럼 시간을 잡았다가 속이 덜 익어 다시 끓인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는 시간을 외우기보다 만두 크기를 보고, 떡 한 조각과 만두 속을 직접 확인합니다. 떡만둣국은 그 몇 분의 차이가 그릇에서 꽤 크게 느껴지는 음식이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