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대추생강청을 만들면 같은 재료를 써도 맛이 꽤 다르게 나옵니다. 대개 생강을 너무 오래 끓여 쓴맛이 나거나, 물이 많이 줄었는데 처음 정한 설탕 양을 그대로 넣은 경우예요. 저는 대추와 생강을 먼저 우려 낸 뒤, 걸러진 액체를 재서 설탕을 넣습니다. 그래야 집마다 다른 냄비와 화력에도 맛을 맞추기 쉽습니다.
재료는 계량하고, 설탕은 마지막에 정합니다
약 700~900ml의 청을 만드는 분량입니다. 완성량은 끓이는 동안 줄어든 물에 따라 달라집니다.
- 말린 대추 200g
- 생강 150g
- 물 1,000ml
- 설탕: 걸러 낸 액체와 같은 무게
예를 들어 걸러 낸 액체가 700g이면 설탕도 700g 넣습니다. 재료를 사기 전에 설탕을 딱 700g으로 잡아 두지 않는 이유가 있어요. 뚜껑의 틈이나 불 세기에 따라 물이 줄어드는 양이 달라지거든요. 흰설탕을 쓰면 대추 향이 또렷하고, 황설탕을 쓰면 캐러멜 같은 맛이 조금 더 납니다. 집에 있는 설탕으로 만들어도 됩니다.
생강의 알싸한 맛이 부담스러우면 100g으로 줄이세요. 대신 대추와 물의 양은 그대로 둡니다. 단맛이 약한 청을 원한다면 설탕을 줄일 수는 있지만, 보관 기간까지 같다고 생각하면 안 됩니다. 이 글의 분량은 단맛이 제법 있는 차용 청이고, 마실 때 물로 희석하는 방식입니다.
대추와 생강은 얇게 썰되 너무 곱게 갈지 않아요
대추는 흐르는 물에 주름진 부분을 문질러 씻고 물기를 털어 냅니다. 칼집을 길게 내어 씨를 빼고 과육을 3~4조각으로 자릅니다. 씨를 빼기 번거로우면 대추를 반으로만 갈라도 괜찮지만, 나중에 건더기를 짜거나 먹을 때 씨를 조심해야 합니다. 대추를 통째로 넣으면 속까지 우러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생강은 숟가락 끝으로 껍질의 흙 묻은 부분을 긁고 씻습니다. 껍질을 전부 벗기느라 작은 마디까지 파낼 필요는 없어요. 씻은 생강을 2~3mm 두께로 썰어 주세요. 너무 두꺼우면 짧은 시간에 맛이 덜 나오고, 믹서에 갈면 걸러도 잔가루가 많이 남아 청이 탁해집니다. 저는 차로 마실 청에는 얇게 썬 생강을 씁니다.
대추와 생강을 한꺼번에 손질한 뒤 냄비에 넣습니다. 냄비는 물 1,000ml를 부어도 위쪽에 여유가 있는 크기가 편해요. 대추가 끓으면서 떠오르기 때문에 작은 냄비에서는 넘치기 쉽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내려 30분 우립니다
냄비에 대추, 생강, 물을 넣고 중불에 올립니다. 가장자리에서 기포가 올라오고 전체가 끓기 시작하면 바로 약불로 낮추세요. 뚜껑은 조금만 열어 두고 30분 끓입니다. 표면에 작은 기포가 계속 올라오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팔팔 끓이면 물만 빠르게 줄고 생강의 매운맛이 거칠어질 수 있어요.
15분쯤 지났을 때 한 번 저어 대추가 바닥에 붙지 않는지 확인합니다. 30분 뒤에는 대추 과육이 부드러워지고 물빛이 진한 갈색이 됩니다. 대추가 유난히 크고 단단하다면 약불에서 10분만 더 끓이세요. 이때 냄비 바닥이 드러날 만큼 물이 줄었다면 뜨거운 물 100ml를 보태고 불을 낮춥니다. 제가 처음 만들 때 센 불로 40분을 끓였다가 향보다 매운맛만 앞섰는데, 시간을 늘리는 것보다 끓는 상태를 작게 유지하는 편이 낫더라고요.
불을 끄고 5분 정도 두었다가 체에 거릅니다. 숟가락으로 대추를 가볍게 누르면 맛을 조금 더 받을 수 있어요. 힘껏 짜면 으깨진 과육까지 내려와 청이 걸쭉하고 탁해집니다. 탁한 청을 좋아한다면 그렇게 만들어도 되지만, 보관 중 바닥에 가라앉는 건더기가 늘어납니다.
걸러 낸 액체의 무게로 설탕을 넣습니다
빈 그릇을 저울에 올리고 영점을 맞춘 다음 걸러 낸 액체를 붓습니다. 액체가 680g이면 설탕 680g, 750g이면 설탕 750g입니다. 냄비에 액체와 설탕을 넣고 중약불에서 천천히 저어 녹입니다. 설탕이 다 녹아 가장자리에 잔기포가 생기면 약불로 낮춰 5분만 더 끓이세요. 오래 졸여 걸쭉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식으면 뜨거울 때보다 조금 진해지고, 차로 마실 때는 물에 풀어야 하니까요.
너무 묽어 보여 불을 올리고 오래 졸이는 분이 많습니다. 뜨거운 청은 원래 묽습니다. 우선 한 숟가락을 작은 접시에 덜어 식혀 보세요. 식힌 뒤에도 원하는 맛보다 싱거우면 약불에서 3~5분 더 끓이면 됩니다. 반대로 지나치게 달거나 진해졌다면 마실 때 청의 양을 줄이고 뜨거운 물을 더 넣는 편이 간단합니다. 냄비에 물을 다시 붓고 오래 끓이면 향이 흐려지기 쉬워요.
깨끗이 씻어 완전히 말린 병에 청을 담고, 뜨거운 김이 빠지면 뚜껑을 닫아 냉장 보관합니다. 병이 차가운 상태에서 뜨거운 청을 바로 부으면 깨질 수 있으니, 청을 조금 식힌 뒤 담으세요. 이 방법은 냉장고에 두고 일주일 안에 먹을 양으로 만듭니다. 매번 마른 깨끗한 숟가락을 쓰고, 오래 두고 먹을 몫은 소분해 냉동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냄새가 달라지거나 거품, 곰팡이가 보이면 먹지 않습니다.
마실 때는 청 2큰술에 뜨거운 물 180~200ml부터 부어 보세요. 생강을 100g으로 줄여 만들었다면 청을 조금 더 넣어도 좋습니다. 탄산수에 넣을 때는 청을 찬물 한두 숟가락에 먼저 풀면 바닥에 덜 남아요. 대추와 생강의 양도 중요하지만, 제 경험에는 불을 낮추는 순간과 걸러 낸 물의 무게를 재는 순서가 맛을 가장 안정적으로 잡아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