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대구탕을 끓이면 재료는 같은데 국물 맛이 다르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대개 대구를 넣는 시점이나 물 양이 달랐습니다. 무가 익기 전에 생선을 넣으면 살이 부서질 때까지 끓이게 되고, 물을 눈대중으로 부으면 간을 맞추기도 어렵거든요. 제가 집에서 끓일 때 쓰는 양과 순서를 적어볼게요.
2~3인분 재료와 물 양
손질한 대구 600g, 무 200g, 콩나물 100g, 두부 150g, 대파 1대, 청양고추 1개, 물 1L를 준비합니다. 양념은 다진 마늘 1큰술, 액젓 1큰술, 국간장 1작은술, 소금 약간입니다. 여기서 큰술은 15mL, 작은술은 5mL 기준이에요. 대구에 머리와 뼈가 섞여 있으면 국물 맛이 조금 더 진해집니다. 살만 있는 대구로도 충분히 끓일 수 있어요.
콩나물이나 두부는 없으면 빼도 됩니다. 콩나물 대신 배추 속잎 2~3장을 넣어도 좋은데, 배추는 단맛이 나니 마지막 소금 양을 조금 줄여주세요. 액젓이 없다면 국간장을 2작은술로 늘리고 소금으로 끝간을 맞추면 됩니다. 다만 국간장을 많이 넣으면 국물 색이 짙어지므로 처음부터 더 붓지는 마세요. 고추는 매운맛이 부담스러우면 빼고, 칼칼한 맛을 원하면 고춧가루 1작은술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4인분으로 늘릴 때는 대구 900g, 무 300g, 물 1.4L 정도가 알맞습니다. 재료를 모두 두 배로 늘리면서 물도 2L를 부으면 국물이 묽어지기 쉬워요. 냄비에서 대구가 잠길 만큼이면 충분하고, 간은 양념을 넣은 뒤 소금으로 조금씩 조절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대구는 짧게 씻고 물기를 빼요
냉동 대구라면 전날 냉장실로 옮겨 천천히 해동합니다. 급할 때는 밀봉한 채 찬물에 담가 해동하고, 해동한 생선은 바로 끓여요. 대구를 오래 물에 담가두면 살이 물러지고 맛도 빠집니다. 조각 사이에 남은 핏덩이와 검은 막을 손으로 확인해 떼어낸 뒤 찬물에 재빨리 헹구고 체에 10분 정도 받쳐둡니다. 머리가 포함됐다면 아가미도 제거해야 비린 맛이 덜해요.
무는 두께 5mm 안팎의 납작한 조각으로 썹니다. 너무 두꺼우면 대구가 익는 동안에도 무가 단단하고, 너무 얇으면 끓이다 부서져요. 두부는 한입 크기로 썰고 콩나물은 가볍게 씻어둡니다. 대파는 어슷하게 썰어 흰 부분과 초록 부분을 나눠두면 넣는 순서를 잡기 편합니다.
무 국물을 먼저 끓인 뒤 대구를 넣어요
냄비에 물 1L와 무를 넣고 센 불로 끓입니다. 끓어오르면 중불로 낮춰 8~10분 더 끓여요. 무 가장자리가 조금 투명해지고 젓가락이 들어가되 가운데가 살짝 단단한 정도면 됩니다. 이때 무를 먼저 익혀야 대구를 오래 끓이지 않아도 국물이 시원해져요. 제가 처음 대구탕을 배울 때는 생선을 무와 함께 넣었다가 살이 잘게 흩어지고 국물도 탁해졌습니다.
무가 익으면 다진 마늘, 액젓, 국간장을 넣고 대구를 조심히 올립니다.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는 센 불,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낮춰 7~9분 끓여요. 냄비 크기와 대구 조각 두께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니 가장 두꺼운 조각을 확인하세요. 속까지 하얗게 익고 젓가락으로 살을 밀었을 때 쉽게 갈라지면 됩니다. 끓는 동안 떠오르는 거품은 국자로 두세 번 걷어내면 국물이 한결 맑아요. 생선을 자꾸 뒤집거나 세게 휘젓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구를 넣고 4분쯤 지났을 때 콩나물과 대파 흰 부분을 넣습니다. 뚜껑은 열어둔 채 끓이면 콩나물 상태를 보기도 편해요. 대구가 거의 익었을 때 두부와 청양고추를 넣고 2분 더 끓인 뒤 소금으로 간을 맞춥니다. 대파 초록 부분은 불을 끄기 직전에 넣어요. 액젓과 국간장은 제품마다 짠맛이 달라서 소금은 맨 끝에 넣어야 과하게 짜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국물이 싱겁거나 비릴 때 고치는 법
국물이 싱거우면 무작정 오래 끓이기보다 먼저 한 숟가락 떠서 맛을 봅니다. 감칠맛은 있는데 간만 약하다면 소금을 두세 꼬집씩 넣고 다시 맛보세요. 물을 많이 부어 맛 자체가 연하다면 대구가 익은 뒤 생선을 먼저 건져두고 국물만 3~5분 졸입니다. 그다음 생선을 돌려놓고 한 번만 데우면 살이 퍽퍽해지는 걸 막을 수 있어요.
비린 향이 올라온다면 대구에 남은 핏물이나 아가미가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끓이는 중이라면 거품을 걷고 대파 흰 부분을 조금 더 넣어보세요. 맛술이 있으면 1큰술을 넣고 뚜껑을 연 채 2분 정도 끓여도 됩니다. 이미 국물이 짜졌다면 물만 한꺼번에 붓기보다 뜨거운 물 100mL와 무 몇 조각을 더해 잠깐 끓인 뒤 맛을 다시 봅니다. 두부를 추가하면 건더기와 함께 먹을 때 짠맛이 덜 부담스럽고요.
대구탕은 끓이는 시간이 길수록 깊어지는 국이 아니에요. 무에 먼저 시간을 주고, 대구는 살이 익을 만큼만 끓이는 편이 국물도 맑고 식감도 좋습니다. 저는 마지막에 소금을 조금씩 맞추며 생선 살 한 점을 국물에 적셔 먹을 때가 가장 좋더라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