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노트북에서 탭을 잔뜩 열어 두고 작업하다가 브라우저를 바꿔 볼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이름만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더군요. 제가 자주 쓰는 기능과 불편한 순간을 먼저 따져 보니 선택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브라우저 추천을 찾고 있다면 속도 순위보다 평소 사용 습관부터 떠올려 보는 게 좋습니다.
먼저 불편한 순간을 하나만 골라 보세요
브라우저는 웹페이지를 여는 기본 기능이 비슷해서 처음 몇 분만 써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대신 하루 동안 언제 불편했는지 살펴보면 기준이 생깁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 사이에서 북마크를 자주 찾는지, 탭을 20개 넘게 켜 두는지, 광고와 추적 기능이 신경 쓰이는지에 따라 잘 맞는 선택이 달라집니다.
기기 조합도 중요합니다. 윈도 PC와 안드로이드폰을 함께 쓴다면 같은 계정으로 정보를 옮기는 편의성이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맥과 아이폰을 주로 쓴다면 기기 사이에 열어 둔 탭이 이어지는 경험이 더 반가울 수 있고요. 회사에서 꼭 써야 하는 웹서비스가 있다면 로그인과 파일 업로드가 제대로 되는지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크롬과 엣지는 익숙한 작업 흐름에 잘 맞아요
크롬은 여러 기기에서 북마크와 비밀번호를 이어 쓰는 사람에게 무난합니다. 구글의 크롬 도움말에 따르면 프로필을 나눠 업무용과 개인용 기록을 분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 계정으로 쓰는 창과 개인 쇼핑용 창을 구분해 두면 계정을 잘못 선택하는 일이 줄어듭니다.
탭을 많이 열면 메모리 사용량이 걱정될 수 있죠. 크롬에는 사용하지 않는 탭을 비활성화하는 메모리 절약 기능이 있습니다. 다만 다시 돌아간 탭이 새로고침될 수 있으니, 입력 중인 작업을 오래 방치하는 습관이 있다면 설정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브라우저 하나만 바꾸면 노트북이 무조건 빨라진다는 식의 기대보다는 실제로 쓰는 탭에서 차이를 보는 게 정확합니다.
엣지는 긴 탭 목록을 다루는 방식이 눈에 띕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안내에 나온 세로 탭 기능은 탭 이름을 화면 옆에 표시해, 자료 조사처럼 비슷한 제목의 페이지를 여러 개 열 때 찾기 편합니다. 사용하지 않는 탭을 잠시 쉬게 하는 기능도 있어 작업 중인 탭에 자원을 돌릴 수 있습니다. PDF를 자주 읽거나 두 페이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사람이라면 엣지의 기본 도구도 써 볼 만합니다.
개인정보가 신경 쓰인다면 파이어폭스
파이어폭스는 웹사이트를 옮겨 다니며 따라붙는 추적을 줄이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립니다. 모질라 안내에 따르면 향상된 추적 방지와 사이트별 쿠키 분리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됩니다. 검색한 물건이 다른 페이지의 광고에 계속 등장하는 경험이 거슬렸다면 이런 설정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호 기능이 강하면 일부 사이트의 로그인이나 버튼이 예상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바로 브라우저 전체를 포기하기보다 해당 사이트에서 보호 설정을 조정할 수 있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평소 자주 쓰는 은행, 업무 도구, 쇼핑몰 두세 곳을 먼저 열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개인정보 기능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매일 쓰는 서비스가 불편하면 손이 덜 가니까요.
애플 기기를 주로 쓴다면 사파리도 충분해요
맥과 아이폰을 함께 쓴다면 사파리는 따로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점부터 편합니다. 애플은 사파리에서 기기 간 탭, 읽기 목록, 프로필 기능을 제공한다고 안내합니다. 출근길 아이폰에서 읽던 글을 집에서 맥으로 이어 보거나, 개인용과 업무용 방문 기록을 나누는 식으로 쓸 수 있습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이 중요하다면 자신의 맥에서 사파리를 며칠 써 보세요. 브라우저별 전력 사용은 기기 상태, 열린 페이지, 확장 기능에 따라 달라져서 남의 속도 비교만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특정 확장 기능이나 회사 도구에 의존한다면 사파리에서 필요한 기능을 쓸 수 있는지 먼저 확인하는 게 낫습니다.
바꾸기 전에는 일주일만 같이 써 보세요
브라우저 추천 목록에서 하나를 바로 기본값으로 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새 브라우저를 설치한 뒤 자주 찾는 사이트 5곳에 로그인하고, 평소처럼 탭 10~20개를 열어 보세요. 파일 다운로드, 문서 작성, 영상 재생까지 해 보면 광고 차단이나 탭 관리처럼 눈에 보이는 기능뿐 아니라 작은 불편도 드러납니다.
북마크 때문에 망설일 필요는 적습니다. 크롬과 파이어폭스의 공식 도움말은 다른 브라우저에서 북마크를 가져오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다만 비밀번호와 확장 기능은 브라우저나 운영체제에 따라 옮겨지는 범위가 다를 수 있으니, 기존 브라우저를 바로 지우지 말고 필요한 항목이 들어왔는지 확인하세요.
제 기준이라면 여러 기기를 오가며 익숙하게 쓰고 싶을 때는 크롬, 탭과 PDF를 많이 다룰 때는 엣지, 추적 방지 설정을 중시할 때는 파이어폭스, 애플 기기 중심으로 생활할 때는 사파리부터 써 보겠습니다. 결국 가장 좋은 브라우저는 이름이 유명한 제품보다 매일 반복하는 일을 덜 번거롭게 만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