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장을 보다가 사야 할 물건을 떠올렸는데, 집에 돌아와서야 그걸 적어 두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그 뒤로 아이폰 메모앱에 장보기 목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물건 이름만 적었는데, 영수증이나 예약 정보까지 넣어 두니 다시 찾는 일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기능을 전부 익힐 필요는 없어요. 자주 쓰는 몇 가지만 자기 생활에 맞게 붙이면 됩니다.
생각났을 때 바로 적는 방법
아이폰 메모앱은 새 메모를 열고 첫 줄부터 쓰면 됩니다. 첫 줄이 목록에서 제목처럼 보이기 때문에 ‘금요일 장보기’나 ‘치과 예약’처럼 나중에 찾을 말을 먼저 적는 편이 좋아요. ‘우유, 달걀, 휴지’만 적어 두면 한 달 뒤에는 어느 날의 장보기 목록인지 헷갈리기 쉽거든요.
급할 때는 홈 화면에서 메모 앱 아이콘을 길게 눌러 새 메모를 열 수 있습니다. 다른 앱에서 보던 정보를 남길 때는 공유 메뉴의 ‘새로운 빠른 메모’도 편해요. 예를 들어 지도에서 가 보고 싶은 장소를 발견했다면, 장소 이름을 외워 뒀다가 다시 입력하는 대신 그 화면에서 메모로 보내면 됩니다. 메뉴 이름이나 표시 위치는 아이폰 소프트웨어 버전에 따라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짧게 적더라도 날짜나 맥락을 한 줄 보태면 나중에 쓸모가 커집니다. ‘선물’보다 ‘11월 엄마 생일 선물 후보’, ‘전화’보다 ‘관리사무소에 주차 문의’가 훨씬 알아보기 쉽습니다. 메모를 잘 쓰는 요령은 길게 쓰는 데 있지 않고, 며칠 뒤의 내가 읽어도 알 수 있게 남기는 데 있는 것 같아요.
체크리스트와 스캔으로 한곳에 모으기
장보기나 여행 준비처럼 끝낸 항목을 표시해야 하는 일에는 체크리스트가 잘 맞습니다. 메모를 작성하면서 체크리스트 버튼을 누르고 항목을 한 줄씩 넣으면 됩니다. 여행 준비 메모라면 ‘충전기’, ‘상비약’, ‘여권’처럼 적고 챙긴 것부터 체크하세요. 같은 목록을 여러 번 쓴다면 매번 새로 만들기보다 기존 메모를 복제하거나 항목을 고쳐 쓰는 편이 덜 번거롭습니다.
종이에 적힌 정보도 메모에 넣을 수 있습니다. 메모 안에서 첨부 파일 버튼을 눌러 문서 스캔을 선택하면 카메라로 서류를 담을 수 있어요. 병원에서 받은 안내문이나 택배 반품 접수증처럼 잃어버리기 쉬운 종이에 유용합니다. 사진만 찍어 앨범에 넣으면 다른 사진 사이에 묻히지만, ‘건강검진 안내문’이라는 메모에 스캔해 두면 찾을 단서가 생깁니다.
다만 보관이 필요한 원본 서류까지 바로 버리지는 않는 편이 좋습니다. 메모에 담은 스캔본은 내용을 다시 확인하기에는 편하지만, 제출처에서 원본을 요구할 수도 있으니까요. 영수증도 환불이나 보증에 필요한지 먼저 확인해 두면 마음이 놓입니다.
메모가 많아졌다면 이름과 태그부터
메모가 쌓이면 폴더를 수십 개 만드는 것보다 제목을 일정하게 쓰는 편이 먼저입니다. 저는 생활 메모에는 ‘집’, 예약 정보에는 ‘예약’을 제목 앞에 붙이는 식으로 구분합니다. ‘예약 치과 11월 12일’처럼 적으면 검색할 때도 빠르고, 목록을 훑을 때도 내용이 짐작돼요.
한 메모를 여러 갈래로 찾고 싶다면 태그가 쓸 만합니다. 본문에 ‘#여행’이나 ‘#영수증’을 입력하고 뒤에 공백을 넣으면 태그로 인식됩니다. ‘부산 숙소 예약’ 메모에 #여행과 #예약을 함께 붙이면 두 기준으로 찾아볼 수 있는 셈이죠. Apple 지원 안내에 따르면 태그를 기준으로 메모를 모아 보여 주는 스마트 폴더도 만들 수 있습니다. 메모를 원래 폴더에서 옮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편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태그 체계를 촘촘히 짜면 적는 일이 귀찮아질 수 있어요. 자주 반복되는 주제 두세 개로 시작하고, 메모가 늘어날 때 추가하는 정도가 부담이 적습니다. 제목에 들어 있는 단어로도 검색할 수 있으니 모든 메모에 태그를 붙여야 하는 건 아닙니다.
잠금과 공유는 용도에 맞게 쓰기
개인적인 내용을 적는다면 메모 잠금 기능을 확인해 볼 만합니다. 잠글 메모를 연 뒤 메뉴에서 잠금 항목을 선택하면 됩니다. 잠금 방식과 사용 가능 여부는 기기 설정과 계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다만 비밀번호나 인증 코드처럼 특히 민감한 정보는 일반 메모에 모아 두기보다 전용 암호 관리 기능을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준비하는 일에는 메모 공유가 편합니다. 여행 준비 목록 하나를 함께 편집하도록 공유하면 각자 챙긴 물건을 같은 화면에서 표시할 수 있죠. 공유할 때는 상대가 보기만 할지, 내용을 바꿀 수 있을지 권한을 확인하세요. 주소나 일정처럼 개인 정보가 들어 있다면 누구에게 공유했는지도 한 번 살피는 게 좋습니다.
아이폰과 다른 Apple 기기에서 같은 메모를 쓰고 싶다면 iCloud의 메모 동기화 설정도 확인해야 합니다. 아이폰에서 적은 내용이 다른 기기에 보이지 않을 때는 메모가 어느 계정에 저장됐는지부터 살펴보면 원인을 찾기 쉽습니다. 메모마다 저장 위치가 다르면 같은 앱을 열어도 목록이 달라 보일 수 있거든요.
제 경우에는 장보기 목록 하나를 꾸준히 쓰는 것만으로도 메모 앱을 여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그러다 필요할 때 스캔이나 태그를 하나씩 더 쓰게 됐고요. 가장 자주 잊는 일부터 메모 한 장으로 만들어 두면, 아이폰 메모앱이 자연스럽게 생활에 자리 잡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