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코인 거래 화면을 처음 본 친구가 ‘호가’와 ‘체결’부터 헷갈린다고 하더군요. 가격 숫자는 눈에 들어오는데, 그 옆의 낯선 말 때문에 실제로 얼마에 사고팔게 되는지 감이 안 온다는 거였어요. 코인 용어는 쓰이는 장면별로 묶어 보면 훨씬 읽기 편합니다.
코인과 토큰은 어디서 구분할까
먼저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을 여러 참여자가 공유하고 확인하는 기술입니다. 그 위에서 발행되고 이동하는 자산을 넓게 가상자산이라고 부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투자자 안내도 코인과 토큰을 가상자산에 쓰이는 여러 이름으로 설명해요.
- 코인: 보통 자체 블록체인에서 쓰이는 자산을 가리킵니다. 비트코인이 대표적인 예예요.
- 토큰: 보통 이미 존재하는 블록체인 위에서 만들어진 자산을 가리킵니다. 다만 실제 서비스에서는 두 말을 엄격하게 나누지 않고 섞어 쓰기도 합니다.
- 메인넷: 프로젝트의 실제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시험용 네트워크인 테스트넷과 구별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이에요.
이 구분을 알면 ‘어떤 블록체인에서 움직이는 자산인가’를 먼저 확인하게 됩니다. 이름이 비슷한 자산이라도 이용하는 네트워크가 다를 수 있어서, 특히 전송할 때는 이 점이 중요해요.
거래 화면에서는 가격보다 주문 방식을 먼저 보자
거래소의 호가창은 사람들이 얼마에 사고팔겠다고 주문을 넣었는지 보여줍니다. 매수 호가는 사려는 가격, 매도 호가는 팔려는 가격이에요. 주문이 실제로 맞물려 거래가 이루어지면 ‘체결됐다’고 합니다. 화면에 보이는 최근 거래 가격과 내가 주문한 가격이 꼭 같지는 않아요.
- 시장가 주문: 원하는 수량을 현재 시장에 나온 주문과 바로 거래하려는 방식입니다. 빠르게 체결될 수 있지만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거래될 수 있어요.
- 지정가 주문: 사고 싶은 최고 가격이나 팔고 싶은 최저 가격을 직접 정합니다. 원하는 조건의 상대 주문이 없으면 체결되지 않거나 일부만 체결될 수 있습니다.
- 스프레드: 호가창에서 가장 높은 매수 가격과 가장 낮은 매도 가격 사이의 차이입니다. 거래 서비스에 따라 제시 가격에 포함되는 차액을 뜻하기도 해요.
- 슬리피지: 주문할 때 예상한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의 차이입니다. 가격이 빠르게 움직이거나 거래량이 적을 때 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낮은 매도 호가가 1만 원이어도 그 가격에 나온 물량이 1개뿐이라면, 시장가로 10개를 살 때 나머지는 더 높은 가격에 체결될 수 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주문 안내도 시장가 주문은 주문량과 호가에 따라 최근 거래 가격보다 불리하게 체결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가 1만 원’만 보고 총액을 계산하면 어긋날 수 있는 이유죠.
지갑과 전송에서 헷갈리기 쉬운 말
코인을 다른 곳으로 보낼 때는 지갑 주소, 네트워크, 수수료가 한꺼번에 등장합니다. 지갑은 코인 자체를 휴대전화 안에 담는 상자라기보다, 블록체인에 기록된 자산을 관리하는 데 필요한 열쇠를 다루는 도구에 가깝습니다.
- 지갑 주소: 다른 사람이 내 지갑으로 자산을 보낼 때 사용하는 주소입니다. 받는 자산과 네트워크가 맞는지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 개인키: 내 자산의 거래를 승인하는 데 쓰이는 비밀 정보입니다. 남에게 알려주면 자산을 통제할 권한까지 넘겨줄 수 있어요.
- 시드 문구: 지갑을 복구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의 묶음입니다. 개인키처럼 외부에 공개하면 안 됩니다.
- 가스비: 일부 블록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할 때 내는 네트워크 수수료를 부르는 말입니다. 거래소의 출금 수수료와는 표시 방식이나 금액이 다를 수 있어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개인키를 잃어버리면 해당 지갑의 자산에 접근할 수 없고, 시드 문구도 안전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또 같은 자산을 지원하더라도 서비스마다 지원하는 전송 네트워크가 다를 수 있어요. 전송 화면에서는 주소뿐 아니라 자산 이름과 네트워크까지 한 번 더 읽는 편이 좋습니다.
수익 이야기에서 자주 나오는 표현
코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기술 용어와 투자자들 사이의 표현이 섞입니다. 이때는 숫자가 무엇을 기준으로 계산됐는지 확인하면 과장된 인상을 줄일 수 있어요.
- 시가총액: 보통 현재 가격에 유통 중인 수량을 곱한 값입니다. 코인 1개의 가격이 낮아도 유통량이 많으면 시가총액은 클 수 있어요.
- 거래량: 일정 기간 실제로 거래된 수량이나 금액입니다. 어느 기간의 거래량인지 함께 봐야 비교가 됩니다.
- 변동성: 가격이 움직이는 폭을 말합니다. 하루에 10% 올랐다가 다시 10% 내리면 처음 가격으로 돌아오는 게 아니라, 처음보다 1% 낮아집니다. 1만 원이 1만 1000원이 된 뒤 9900원이 되는 식이에요.
- 존버: 가격이 떨어져도 오래 보유한다는 뜻의 속어입니다. 보유 기간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손실 위험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부터 모든 말을 외울 필요는 없어요. 거래 화면에서는 주문 가격과 체결 가격, 전송 화면에서는 주소와 네트워크, 수익 이야기에서는 계산 기준을 확인하는 정도만 습관이 되어도 낯선 코인 용어가 훨씬 덜 막막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