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불장 끝물에 코인을 처음 샀을 때, 저는 차트 아래 선 두 개가 교차하는 것만 보고 ‘이제 다시 오르겠구나’ 싶었습니다. 가격은 잠깐 반등했지만 곧 더 내려갔고, 저는 손절 기준도 없이 오래 물려 있었습니다. 그때 본 지표가 MACD였습니다. 지금도 쓰지만, 선이 교차했다는 이유만으로 매수하지는 않습니다.
코인 macd에서 먼저 볼 세 가지
MACD는 최근 가격의 움직임이 긴 흐름에 비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기본 설정인 12, 26, 9에서는 최근 12개 봉의 지수이동평균에서 26개 봉의 지수이동평균을 뺀 값이 MACD선입니다. 그 MACD선을 9개 봉 기준으로 다시 평균 낸 것이 신호선이고, 두 선의 차이를 막대로 나타낸 것이 히스토그램입니다. 피델리티의 기술적 분석 설명도 이 계산법을 기본값으로 제시합니다.
여기서 ‘12개 봉’은 차트 시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일봉에서는 12일, 4시간봉에서는 48시간의 가격 흐름을 반영합니다. 같은 코인이라도 4시간봉 MACD가 위로 교차하는 동안 일봉 MACD는 여전히 내려갈 수 있습니다. 차트를 바꿔 보다가 마음에 드는 신호만 고르면 판단이 쉽게 흔들립니다. 저는 매매 기간을 먼저 정하고, 그 기간에 맞는 봉을 기준으로 봅니다.
교차 신호는 위치까지 함께 읽기
MACD선이 신호선을 아래에서 위로 통과하면 흔히 골든크로스,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데드크로스라고 부릅니다. 위쪽 교차는 하락 압력이 약해지거나 상승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는 단서입니다. 매수 확정 신호는 아닙니다. 이동평균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이미 가격이 움직인 뒤에 교차가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교차가 0선 위에서 나왔는지도 봅니다. MACD선이 0선 위라면 짧은 평균이 긴 평균보다 높은 상태이고, 0선 아래라면 반대입니다. 예를 들어 가격이 며칠째 오르고 MACD도 0선 위에 있을 때 나온 위쪽 교차와, 긴 하락 뒤 0선 한참 아래에서 나온 위쪽 교차는 의미가 다릅니다. 뒤의 신호는 하락 중 잠깐 반등하는 장면일 수 있어 가격이 이전 저점을 지키는지 더 확인합니다.
히스토그램도 유용합니다. 막대가 0선 위에서 점점 짧아지면 두 선의 간격이 좁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승 속도가 둔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지만, 막대가 줄었다고 바로 하락이 시작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막대 하나보다 여러 봉의 변화와 실제 가격 움직임을 같이 봅니다.
횡보장에서 신호가 자꾸 틀리는 이유
한동안 좁은 가격대에서 오르내리던 알트코인을 보며 MACD 교차마다 소액으로 들어갔다 나온 적이 있습니다. 방향을 맞힌 거래도 있었지만, 짧은 반등 뒤 다시 밀리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거래 수수료까지 생각하니 교차를 많이 잡는다고 유리한 게 아니었습니다. 피델리티도 가격이 일정 범위에 머무는 구간에서는 두 선이 자주 교차하며 잘못된 신호를 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럴 때는 지표보다 가격이 실제로 범위를 벗어났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저는 최근 며칠의 고점과 저점을 먼저 표시하고, 거래량이 평소보다 늘었는지 확인합니다. 봉이 아직 진행 중이라면 마감 전 교차가 사라질 수도 있으니, 기준으로 삼은 봉이 닫힌 뒤 다시 봅니다. 큰 뉴스 직후처럼 가격이 급하게 뛰는 때에는 지표가 뒤따라오는 경우도 있어 추격 매수에 더 조심합니다.
가격은 새 고점을 만들었는데 MACD 고점은 낮아지는 모습은 ‘상승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단서입니다. 다이버전스라고 부르지만, 이것만 보고 고점을 맞히려 들지는 않습니다. 강한 상승장에서는 그런 모습이 나온 뒤에도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습니다. 기존 지지선 이탈이나 거래량 변화처럼 가격 차트에서 확인할 근거가 필요합니다.
매수 전에 손실 금액부터 계산하기
MACD를 써서 거래할 때 제 순서는 간단합니다. 먼저 일봉에서 큰 방향과 가까운 지지·저항 가격을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거래하려는 봉에서 교차와 0선 위치를 보고, 틀렸다고 판단할 가격을 정합니다. 그 가격이 너무 멀면 좋은 신호처럼 보여도 건너뜁니다.
예를 들어 거래에 쓸 돈이 100만 원이고 한 번에 감수할 손실을 1만 원으로 제한한다면, 매수가보다 5% 아래에서 손절할 계획일 때 매수 규모는 대략 20만 원입니다. 20만 원의 5%가 1만 원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손실에는 수수료와 급락 때의 체결 가격 차이도 더해질 수 있으니 여유를 둬야 합니다. 손절 가격을 먼저 정하지 못하면 매수 금액도 정하기 어렵습니다.
코인 macd는 제가 차트의 속도를 읽는 데 도움을 주지만, 다음 가격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2017년에는 ‘맞는 신호’를 찾는 데 마음이 쏠려 손실을 키웠습니다. 지금은 신호를 발견하면 먼저 어디서 제 판단이 틀렸다고 인정할지 봅니다. 그 가격이 분명할 때에만 MACD도 쓸모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