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약을 찾기 전에 머리 사진부터 찍어봤다

탈모약을 찾기 전에 머리 사진부터 찍어봤다

얼마 전 샤워를 마치고 배수구를 보다가 손이 멈췄다. 머리카락이 평소보다 많아 보였다. 검색창에 탈모약을 입력하니 먹는 약, 바르는 약, 영양제까지 한꺼번에 나왔다. 당장 하나를 골라야 할 것 같았지만, 먼저 지난달 사진을 찾아봤다. 배수구에 빠진 머리카락만으로는 실제로 숱이 줄었는지 알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 날과 탈모는 다를 수 있었다

사진을 나란히 놓으니 조명과 가르마 위치부터 달랐다. 밝은 욕실에서 찍은 사진은 두피가 더 훤해 보였고, 머리를 말린 방향에 따라서도 빈 곳처럼 보이는 자리가 바뀌었다. 하루치 배수구 사진으로 판단하기보다 같은 장소, 같은 조명, 비슷한 머리 상태에서 한 달 간격으로 비교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인도 하나가 아니다. 유전적 영향이 큰 남성형·여성형 탈모가 있는가 하면, 출산이나 큰 스트레스, 질환을 겪은 뒤 머리카락이 한동안 많이 빠지기도 한다. 동그랗게 비는 부위가 생기거나 두피가 붉고 아프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진다. 갑자기 빠지는 양이 늘었거나 빈 곳이 뚜렷하다면 약을 고르기 전에 피부과에서 원인을 확인하는 게 순서다. 같은 ‘탈모’라는 말 아래 서로 다른 문제가 섞여 있으니까.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은 쓰는 방식부터 달랐다

탈모약이라고 부르는 것 중 대표적인 먹는 약은 피나스테리드다. 남성형 탈모에서 탈모 진행에 관여하는 호르몬의 작용을 줄이는 처방약이다. 두타스테리드도 진료 때 함께 거론될 수 있다. 반면 미녹시딜은 두피에 바르는 제품으로 익숙하다. 제품마다 농도와 사용 횟수가 다르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양을 늘리기보다 제품 설명과 의료진의 안내를 따르는 편이 안전하다.

여기서 헷갈렸던 건 ‘먹는 약이 더 세니까 누구에게나 더 좋다’는 식의 비교였다. 약의 선택은 탈모 원인, 성별, 임신 가능성, 기존 질환과 복용 중인 약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한다면 약을 임의로 시작해서는 안 된다. 피나스테리드는 임신한 사람이 깨지거나 부서진 알약을 만지는 것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미녹시딜 역시 임신·수유 중에는 먼저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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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두 달 써보고 효과 없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

검색 후기에는 몇 주 만에 달라졌다는 이야기도 보이지만, 머리카락은 그렇게 빨리 평가하기 어렵다. 미국피부과학회 안내를 보면 피나스테리드는 변화를 확인하는 데 대체로 수개월이 걸리고, 바르는 미녹시딜은 효과를 가늠하기까지 6~12개월이 걸릴 수 있다. 개인차도 있다. 약을 시작한 뒤 일주일마다 거울을 들여다보면 작은 변화에 마음만 더 흔들릴 듯했다.

미녹시딜을 처음 바른 뒤 일시적으로 빠지는 머리카락이 늘어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모든 빠짐을 ‘약이 듣는 증거’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두피가 심하게 가렵거나 붉어지거나, 빠지는 양이 계속 걱정될 만큼 늘면 사용법과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사진을 남긴다면 가르마와 정수리를 같은 각도에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찍는 방식이 비교하기 편하다. 매일 빠진 머리카락 수를 세는 것보다 부담도 적다.

부작용과 계속 쓸 수 있는지도 함께 봐야 했다

먹는 피나스테리드는 성욕 감소나 발기 문제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 기분 변화도 보고된다. 바르는 미녹시딜은 두피 자극이나 가려움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생겼는데도 혼자 참고 버티거나, 반대로 다른 사람의 경험만 보고 약을 끊기보다 처방한 의료진 또는 약사에게 알리는 편이 낫다. 피나스테리드를 복용 중이라면 전립선 관련 혈액검사를 받을 때도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또 하나 현실적인 부분은 기간이다. 미국피부과학회는 피나스테리드와 미녹시딜 모두 사용을 중단하면 유지하던 효과가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시작 전에는 ‘무엇을 쓸까’와 함께 ‘매일 쓸 수 있을까’도 생각하게 된다. 바르는 일이 번거로운 사람도 있고, 먹는 약의 부작용이 걱정되는 사람도 있다. 내게는 탈모약 검색 결과의 순위보다, 먼저 원인을 확인하고 몇 달에 걸쳐 변화를 살필 수 있는 방법을 고르는 일이 더 현실적으로 보였다.

탈모약을 찾기 전에 머리 사진부터 찍어봤다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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