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일로 받은 PDF 세 개와 엑셀 파일 하나를 열어 놓고, 필요한 내용이 어디 있는지 찾느라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파일을 일일이 훑기 전에 챗지피티에 원하는 결과부터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런 일이 한결 가벼워진다. 문서 요약, 파일 간 비교, 표에서 조건에 맞는 행 찾기처럼 손으로 하면 번거로운 작업에 특히 쓸 만하다.
파일을 올리기 전에 할 일부터 정한다
챗지피티는 PDF, 워드 문서, 엑셀 파일, CSV 같은 자료를 대화에 첨부해 다룰 수 있다. OpenAI 안내에도 문서 요약과 비교, 스프레드시트 분석이 가능한 작업으로 소개돼 있다. 다만 파일을 올리고 ‘분석해 줘’라고만 쓰면 답이 너무 넓어지기 쉽다. 필요한 정보와 결과 모양을 먼저 정하는 편이 빠르다.
예를 들어 거래명세서 여러 장을 받았다면 ‘각 파일에서 거래일, 공급업체, 합계금액을 뽑아 표로 만들고, 값이 없는 칸은 빈칸으로 남겨 줘’라고 적는다. 회의 자료라면 ‘결정된 일, 아직 결정되지 않은 일, 담당자가 있는 일을 구분해 줘’가 더 알맞다. 이렇게 요청하면 긴 문서 전체를 다시 읽는 대신 확인할 부분부터 볼 수 있다.
개인정보나 계약 금액처럼 민감한 내용이 있다면 업로드 전 필요한 범위만 남기는 게 좋다.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고객 연락처는 가리거나 해당 열을 지운 복사본을 만든다. 원본은 그대로 보관하고 작업용 파일을 따로 두면 나중에 대조하기도 편하다.
PDF는 요약보다 위치 찾기를 먼저 시킨다
스무 쪽짜리 안내문에서 제출 서류만 궁금한데 전체 요약을 받으면 다시 찾아야 한다. 이럴 때는 ‘제출 서류와 제출 기한이 나오는 부분을 찾아 항목별로 적고, 확인 가능한 페이지도 함께 알려 줘’처럼 묻는다. 페이지를 알려 달라는 요청을 넣어 두면 원문 대조가 수월하다.
두 버전의 문서를 비교할 때도 범위를 좁힌다. ‘지난달 파일과 이번 달 파일에서 신청 자격, 필요 서류, 처리 기간이 바뀐 부분만 비교해 줘. 한쪽에만 있는 내용은 따로 표시해 줘’라고 쓰면 된다. 숫자 하나나 ‘이내’ 같은 단어 하나가 실제 업무에서는 중요하므로, 표시된 부분은 반드시 원본에서 다시 확인한다.
스캔한 PDF는 글자가 선명하지 않거나 표가 복잡하면 내용을 잘못 읽을 수 있다. 답변에서 금액이나 날짜가 이상해 보이면 해당 쪽을 이미지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더 선명한 파일로 다시 올린다. ‘읽을 수 없는 부분은 추측하지 말고 표시해 줘’라는 문장을 덧붙이는 것도 유용하다.
엑셀은 열 이름과 계산 기준을 함께 준다
엑셀 파일에서는 같은 ‘금액’이라도 공급가액, 세액, 합계가 따로 있을 수 있다. ‘B열의 결제일을 월별로 묶고, F열의 실제 결제금액을 합산해 줘. 취소 표시가 있는 행은 제외해 줘’처럼 열과 제외 조건을 명시한다. 표 머리글이 두 줄이거나 중간에 빈 행이 있다면 그것도 알려 주는 편이 낫다.
예를 들어 지출 내역 300행에서 중복 결제를 찾는다면 ‘거래일과 업체명, 금액이 모두 같은 행을 후보로 표시하되, 원본의 행 번호를 유지해 줘’라고 요청한다. 같은 업체에서 같은 금액을 두 번 결제한 일이 실제로 있을 수 있으니 결과 이름은 ‘중복 확정’보다 ‘확인할 후보’가 정확하다.
CSV 파일을 쓸 때 한글이 깨져 보이면 파일을 다른 문자 인코딩으로 다시 저장해야 할 수도 있다. 챗지피티의 답변이 멀쩡해 보여도 합계 검사는 별개다. 원본 엑셀에서 필터를 적용한 뒤 합계 함수를 써서 결과 숫자와 맞춰 보면 누락된 행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
답변을 다시 쓸 수 있는 형태로 받는다
한 번 읽고 끝낼 요약이라면 문장으로 받아도 된다. 다른 문서에 옮겨 적을 자료라면 형식을 지정하는 게 편하다. ‘항목, 원문 값, 확인할 페이지, 확인 상태의 네 열로 표를 만들어 줘’라고 하면 빠진 값을 눈으로 찾기 쉽다. 여러 파일을 다룰 때는 파일명도 열로 넣어야 어느 자료에서 나온 내용인지 헷갈리지 않는다.
첫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처음부터 설명할 필요는 없다. ‘날짜는 연도까지 표시해 줘’, ‘금액에는 천 단위 구분을 넣어 줘’, ‘확실하지 않은 값은 추측하지 말고 확인 필요로 적어 줘’처럼 고칠 부분만 말하면 된다. 마지막에는 원본 파일에서 숫자, 이름, 날짜를 대조하고, 만들어진 파일이라면 열과 페이지가 빠짐없이 들어갔는지 열어 본다.
챗지피티를 파일 작업에 쓸 때 가장 시간을 아껴 주는 순간은 답을 길게 써 줄 때보다 확인할 곳을 좁혀 줄 때다. 요청을 구체적으로 쓰고 원본과 대조하는 몇 분을 남겨 두면, 여러 파일을 오가며 놓치기 쉬운 부분까지 차분하게 처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