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여행 사진을 올리려다 잠깐 멈칫하더라고요. 친구들에게는 보여주고 싶은데 직장 동료나 모르는 사람에게까지 보이는 건 부담스럽다는 거예요. 인스타그램에는 이런 상황에 맞춰 쓸 수 있는 공개 범위 설정이 몇 가지 있습니다. 다만 계정을 비공개로 바꾸는 것과 스토리를 특정 사람에게 숨기는 것은 적용되는 범위가 달라요.
계정 전체를 비공개로 바꾸고 싶다면
게시물을 주로 아는 사람들과 나눈다면 비공개 계정이 가장 간단한 출발점입니다. 프로필의 메뉴에서 설정과 활동으로 들어가 계정 공개 범위 또는 계정 개인정보 보호 항목을 찾은 뒤 비공개 계정을 켜면 됩니다. 앱 버전에 따라 메뉴 이름이나 위치가 조금 다를 수 있으니 ‘비공개 계정’이라는 문구를 기준으로 찾는 편이 수월해요.
비공개로 바꾸면 새로 찾아온 사람은 팔로우 요청을 보내야 게시물과 스토리를 볼 수 있습니다. 내가 요청을 승인하기 전에는 사진을 훑어볼 수 없는 거죠. 하지만 이미 팔로우하던 사람은 그대로 남습니다. 예를 들어 팔로워가 120명인 상태에서 비공개로 전환해도 그 120명은 계속 볼 수 있어요. 특정 사람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설정을 바꾼 거라면 팔로워 목록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또 하나 헷갈리기 쉬운 점이 있습니다. 비공개 계정이라고 해서 프로필의 모든 정보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프로필 사진, 사용자 이름, 소개 글처럼 계정을 알아보는 데 쓰이는 정보는 다른 사람에게 보일 수 있습니다. 소개 글에 전화번호나 자주 가는 장소를 적어뒀다면 공개 범위 설정과 별개로 한 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이미 팔로우하는 사람을 제외하고 싶다면
비공개 계정으로 바꿨는데도 불편한 사람이 내 게시물을 볼 수 있다면 팔로워 목록에서 그 계정을 찾아 삭제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고객센터 안내에 따르면 팔로워를 삭제해도 상대에게 삭제 알림이 가지 않습니다. 비공개 계정에서는 삭제된 사람이 게시물을 다시 보려면 팔로우 요청을 새로 보내야 해요.
여기서 계정 상태가 중요합니다. 공개 계정이라면 팔로워 목록에서 누군가를 삭제해도 그 사람이 내 공개 게시물을 다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개 계정을 유지하면서 특정 사람의 접근을 막고 싶다면 차단이 더 맞는 선택일 수 있어요. 반대로 관계를 끊을 정도는 아니고 댓글이나 메시지가 부담스럽다면 제한 기능을 살펴볼 만합니다. 팔로워 삭제, 차단, 제한은 이름이 비슷해 보여도 상대가 내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서로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옛 동창 한 명에게 일상 사진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 계정을 비공개로 바꾼 뒤 그 사람을 팔로워에서 삭제하는 식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모르는 계정의 반복적인 연락이 불편하다면 게시물 공개 범위만 바꾸는 것으로는 부족할 수 있어요. 어떤 행동을 막고 싶은지 먼저 생각하면 설정을 고르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스토리만 따로 보여주고 싶다면
평소 게시물은 그대로 두고 하루짜리 스토리만 가려야 할 때도 있죠. 이럴 때는 스토리 설정에서 ‘스토리 및 라이브 숨기기’와 비슷한 항목을 찾아 대상을 선택하면 됩니다. 상대는 내가 숨긴 스토리를 볼 수 없지만, 이 설정만으로 일반 게시물까지 가려지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 사진은 피드에 공개하고, 친구들과의 모임 스토리만 특정 사람에게 숨기는 상황을 떠올리면 차이가 분명해요.
보여줄 사람의 수가 적다면 친한 친구 목록을 쓰는 편이 편할 수 있습니다. 미리 목록을 만든 뒤 스토리를 올릴 때 친한 친구를 선택하면 그 목록에 있는 사람에게만 공유됩니다. 숨길 사람을 하나씩 고르는 방식과 달리, 볼 사람을 고르는 방식인 셈이에요. 다만 친한 친구로 공유한 스토리는 보는 사람에게 일반 스토리와 다르게 표시됩니다. 완전히 티 나지 않게 공유하는 기능으로 생각하면 곤란해요.
스토리 숨기기 설정은 다음에 올리는 스토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한 번 쓰고 끝낼 생각이었다면 나중에 대상 목록을 다시 확인하세요. 예전에 숨겨둔 사람이 계속 보이지 않는 이유를 뒤늦게 찾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중요한 사진이라면 올리기 직전에 공유 대상 표시를 한 번 더 읽는 습관이 마음 편합니다.
설정 뒤에도 확인할 부분
공개 범위를 바꿔도 다른 사람이 이미 저장하거나 캡처한 사진까지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게시물 속 학교 이름, 집 근처 가게, 차량 번호판처럼 위치나 신원을 짐작하게 하는 정보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요. 특히 사진을 여러 장 올릴 때는 첫 장만 확인하고 넘기기 쉬운데, 뒤쪽 사진의 배경에 예상치 못한 정보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저라면 새 계정에서는 먼저 비공개 여부를 정하고, 기존 계정에서는 팔로워 목록부터 확인하겠습니다. 그다음 스토리처럼 가볍게 공유할 내용에만 별도 대상을 지정할 거예요. 공개 범위는 한 번 정해두고 잊기보다, 올리는 내용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달라질 때 다시 맞추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