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하주차장에서 큰 SUV 한 대가 빈 칸 앞에 멈춰 한참을 망설이는 걸 봤습니다. 칸은 비어 있는데 옆 차가 선을 밟고 있었거든요. 운전 14년 차가 되니 저런 자리에 일단 넣고 보는 게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압니다. 포르쉐 카이엔 터보처럼 차체가 큰 차라면 빈자리보다 내리고 나올 공간을 먼저 봐야 합니다.
차 이름보다 먼저 실제 차체 크기를 확인하기
요즘 ‘포르쉐 카이엔 터보’라고 해도 연식과 세부 모델에 따라 차가 다릅니다. 포르쉐코리아의 현재 모델 목록에는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와 쿠페형이 올라와 있습니다. 예전 카이엔 터보의 기억만으로 지금 차의 크기나 장비를 짐작하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포르쉐가 공개한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 기술 자료를 보면 차 길이는 4,930mm, 차체 너비는 1,983mm입니다. 사이드미러까지 포함하면 너비가 2,194mm로 늘어납니다. 다만 이 수치는 유럽형 자료 기준이니, 자기 차의 연식과 사양은 차량 제원표에서 다시 확인하는 게 정확합니다.
제가 주차장에서 가장 자주 보는 실수는 차체 너비만 보고 들어가는 겁니다. 기둥 옆을 지날 때는 미러가 먼저 신경 쓰이고, 칸 안에 넣은 뒤에는 문이 열리는 폭이 문제입니다. 차가 선 안에 들어갔다고 주차가 끝난 건 아니더라고요.
주차칸은 옆 차의 위치까지 보고 고르기
카이엔 터보를 세울 때는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칸보다 양옆 차가 선 안에 가지런히 들어간 칸이 편합니다. 옆 차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내 차를 선 중앙에 맞춰도 운전석 문을 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특히 벽이나 기둥이 운전석 쪽에 있는 칸은 들어갈 때보다 내릴 때 더 답답합니다.
저는 빈 칸 앞에서 세 가지만 봅니다. 옆 차의 바퀴가 주차선과 얼마나 떨어졌는지, 기둥이 앞문 옆에 걸리는지, 나갈 때 차를 어느 쪽으로 돌려야 하는지요. 잠깐 멈춰 보는 몇 초가 차를 넣었다 빼는 수고를 줄여줍니다.
- 옆 차가 선을 밟았다면 다른 칸을 먼저 찾습니다.
- 기둥 옆 칸이라면 운전석 문이 열릴 자리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 벽 끝 칸은 뒤로 나올 때 앞범퍼가 돌아갈 공간까지 봅니다.
전면으로 넣으면 쉬워 보이는 칸도 출차할 때는 꽤 까다롭습니다. 앞 통로가 좁고 맞은편에 차가 있으면 긴 차체를 한 번에 돌리기 어렵거든요. 들어가기 전 출차 방향까지 그려 보면 주차 방식이 달라집니다.
경사로와 차단기 앞에서는 속도를 더 줄이기
지하주차장에서 신경 쓰이는 곳은 주차칸만이 아닙니다. 진입 경사로 끝, 급하게 꺾이는 코너, 차단기 옆 기둥도 조심해야 합니다. 차가 길면 앞바퀴가 코너를 빠져나온 뒤에도 뒷바퀴는 안쪽을 지나갑니다. 앞부분만 무사히 통과했다고 바로 핸들을 감으면 뒤쪽이 바짝 붙을 수 있습니다.
카이엔 터보 E-하이브리드의 포르쉐 기술 자료에는 차 높이가 1,685mm로 적혀 있습니다. 그렇다고 높이 제한 표지와 숫자만 맞춰 보고 곧장 들어가면 곤란합니다. 루프박스나 자전거 거치대 같은 장착물이 있으면 전체 높이가 달라지고, 경사로에는 배관이나 표지판이 낮게 내려온 곳도 있습니다. 평소 다니지 않던 건물이라면 입구 표지와 실제 통과 공간을 함께 보는 편이 마음이 놓입니다.
차단기 앞에서는 주차권을 잡으려고 기둥 쪽에 너무 붙지 않는 게 좋습니다. 창문에서 손이 닿지 않으면 차를 멈추고 안전한 상태에서 다시 위치를 잡으면 됩니다. 조금 멀리 선 것보다 미러를 긁는 일이 훨씬 번거롭습니다.
카메라를 보되 마지막은 직접 확인하기
주차 카메라와 센서는 분명 편합니다. 그런데 화면 속 선이 반듯하다고 문 여는 공간까지 넉넉한 건 아닙니다. 바닥에 낮게 놓인 물건이나 벽에서 튀어나온 설비도 화면만 보고는 거리감을 잡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저는 후진하다 경고음이 빨라지면 일단 멈춥니다. 필요하면 내려서 한 번 보고, 그다음에 남은 거리를 움직입니다.
주차를 마친 뒤에는 차에서 내려 선과 바퀴 위치를 짧게 확인하는 습관도 좋습니다. 옆 차가 나갈 길을 막지 않았는지, 내 차 문이 벽에 닿지 않는지 확인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주차 구역 표지나 이용 시간도 이때 같이 보면 엉뚱한 자리에 세웠다가 차를 다시 빼는 일을 줄일 수 있고요.
솔직히 큰 차를 편하게 주차하는 비법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공간이 애매하면 한 바퀴 더 돌고, 좁은 곳에서는 한 번 더 멈춰 보는 겁니다. 저도 서두르다 차를 두세 번 다시 댄 날이 있습니다. 카이엔 터보처럼 존재감이 큰 차일수록 그 짧은 여유가 주차를 훨씬 편하게 만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