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휴업을 준비하던 사장님이 “고용유지지원금은 180일 받을 수 있으니 일단 쉬게 하고 나중에 신청하면 되죠?”라고 물었습니다. 여기서 먼저 봐야 할 것은 180일이 아닙니다. 계획을 제때 신고하지 않으면 지원 기간이 남아 있어도 그 휴업분은 받기 어렵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 기간은 ‘며칠 지원받나’, ‘언제 신고하나’, ‘언제까지 신청하나’를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1. 유급은 사업주당 보험연도 180일이 한도입니다
고용24의 현행 제도 안내에 따르면 유급 고용유지지원금은 보험연도 기준으로 사업주당 최대 180일입니다. 180일 동안 반드시 연속해서 쉬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휴업과 휴직을 나누어 실시했다면 지원받은 고용유지조치일을 합산합니다. 같은 날 두 조치를 겹쳐 실시해도 그날은 1일로 셉니다. 하루에 쉬는 근로자가 여러 명이어도 사업주의 지원 기간을 여러 날 사용한 것으로 계산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3월에 20일, 5월에 15일을 지원받았다면 해당 보험연도에 사용한 기간은 35일로 보는 방식입니다. ‘직원 한 명당 180일씩’이라고 계산해 인원수만큼 기간을 늘리는 것은 잘못입니다. 연말에 계획을 세운다면 이미 지원받은 날이 몇 일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지원액도 180일에 정해진 금액을 곱해 바로 확정할 수 없습니다. 우선지원대상기업은 근로자에게 지급한 휴업수당 등 금품의 3분의 2, 대규모기업은 원칙적으로 2분의 1을 지원합니다. 근로자 1인당 하루 한도는 6만 8,100원입니다. 실제 지급액과 기업 구분을 확인해야 예상 금액이 나옵니다.
2. 무급 180일은 계산 기준이 다릅니다
무급 고용유지지원금도 최대 180일이라는 숫자가 나오지만 기준이 다릅니다. 고용24는 근로자가 해당 기업에 재직하는 동안 180일까지 지원한다고 안내합니다. 유급의 ‘보험연도별 사업주당 180일’과 섞어 계산하면 안 됩니다. 무급은 승인된 계획에 따라 조치를 실시한 뒤 근로자에게 지원금이 지급되는 구조이며, 1인당 하루 한도는 6만 8,100원입니다.
무급은 단순히 휴업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근로자별로 30일 이상 실시해야 하고, 기업 전체 피보험자 수에 따른 최소 실시 인원도 맞춰야 합니다. 19명 이하 사업장이라면 피보험자의 50% 이상이 대상이어야 합니다.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 필요한 노동위원회 승인, 고용센터의 계획 승인도 먼저 거쳐야 합니다. 1명만 무급휴직시키려는 작은 사업장이라면 인원 요건에서 막힐 수 있습니다.
3. 계획 신고일을 놓치면 지원 기간도 소용없습니다
유급 휴업·휴직 계획은 실시하기 하루 전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달력상 월 단위로 계획을 세우므로 월을 넘기는 경우에는 다음 달 계획도 따로 챙겨야 합니다. 고용24의 예시처럼 5월 15일부터 6월 14일까지 조치한다면 5월분은 5월 14일까지, 6월분은 5월 31일까지 신고하는 방식입니다. 5월에 한 번 냈으니 6월까지 자동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위험합니다.
무급 계획은 실시하기 30일 전까지 사전 요건을 갖춰 신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준비 기간이 훨씬 깁니다. 계획을 바꿀 때도 기한이 있습니다. 유급은 변경 예정일 하루 전까지, 무급은 10일 전까지 변경 신고를 해야 합니다. 현장에서는 휴업 대상자가 바뀐 뒤 서류를 고치려는 일이 많은데, 변경 신고 역시 실시 전에 처리하는 일정으로 잡아야 합니다.
신고 단계에서는 매출액 장부·세금계산서·손익계산서 등 경영 악화를 보여 줄 자료와 노사 협의 자료를 준비합니다. 유급은 기준달 매출이 직전 6개월 월평균보다 15% 이상 감소한 경우 등이 사업주 요건에 해당합니다. 무급의 같은 비교 기준은 30% 이상 감소입니다. 매출이 조금 줄었다는 설명만으로 통과하는 것은 아닙니다.
4. 지원금 신청은 조치 뒤 3개월 안에 해야 합니다
계획 신고와 지원금 신청은 서로 다른 절차입니다. 유급은 조치를 실시한 날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3개월이 되는 날 이내에 신청해야 합니다. 가령 6월에 실시한 유급 조치라면 6월 말일을 기준으로 신청 기한을 계산합니다. 무급은 조치를 시작한 날부터 30일이 되는 날을 기준으로, 그다음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합니다. 무급의 30일은 계획 신고 시 필요한 ‘실시 30일 전’과도 다른 시계입니다.
신청할 때는 월별 임금대장과 출퇴근 현황을 증명하는 서류 등을 갖춰야 합니다. 무급은 조치 전 1년간의 임금·상여금 지급 자료와 근로자별 평균임금 산정 내역도 필요합니다. 서류를 신청 마감 직전에 모으면 근태 기록이나 지급 내역이 맞지 않아 시간을 허비하기 쉽습니다. 휴업을 시작할 때부터 계획서의 대상자·기간과 실제 근태·지급 자료를 같은 기준으로 관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5. 조치가 끝난 뒤에도 한 달은 고용을 유지해야 합니다
지원 기간 180일만 채우고 바로 권고사직을 진행하면 문제가 됩니다. 고용유지조치 기간과 그 이후 1개월 동안은 전체 피보험자에 대해 정리해고·권고사직·희망퇴직 등 인위적 감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휴업한 직원만 지키면 된다고 이해하기 쉬운데, 제한 대상은 사업장의 전체 피보험자입니다. 조치 기간 중 신규 채용도 원칙적으로 지원금 지급에 영향을 줍니다. 불가피하게 대체 인력이 필요하다면 채용 전에 관할 고용센터에 사유를 확인해야 합니다.
근로자 요건도 먼저 걸러야 합니다. 지원 대상자는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후 90일이 지난 근로자여야 하며, 일용근로자나 이미 해고가 예고된 사람, 사업주의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은 제외됩니다. 유급 휴업이라면 근로자별 월 소정근로시간을 20% 이상 단축하고 그 시간에 대한 금품도 지급해야 합니다. ‘어차피 180일 안쪽이니까 된다’는 판단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제도는 특정 공모 마감일 하나만 기다리는 사업이 아닙니다. 다음 회차를 기다리기보다 실제 휴업 시작일에서 거꾸로 신고일을 잡고, 조치 후 신청 기한과 고용유지 의무가 끝나는 날까지 함께 적어 두는 게 낫습니다. 제가 상담할 때도 지원액보다 그 세 날짜와 제외 대상부터 확인합니다. 하루 늦은 신고는 남은 180일로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