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지인이 갤럭시 워치에 ‘심방세동’이 표시됐다며 결과 화면을 보내왔습니다. 당장 병원에 가야 하는지, 한 번 더 재면 되는지 묻더군요. 반대로 심장이 두근거리는데 워치에는 ‘동리듬’이 떠서 안심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두 경우 모두 화면의 뜻과 한계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30초 측정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갤럭시 워치 심전도 기능은 손목과 손가락을 통해 심장의 전기 신호를 약 30초간 기록합니다. 삼성전자의 삼성 헬스 모니터 설명에 따르면 병원에서 가슴과 팔다리에 전극을 붙여 보는 심전도와 달리, 한 방향의 신호를 보는 단일 유도 방식입니다. 앱은 기록된 파형을 주로 ‘동리듬’과 ‘심방세동’으로 분류합니다. 동리듬은 측정한 순간 규칙적인 박동으로 분류됐다는 뜻이고, 심방세동은 불규칙한 박동이 의심된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측정한 순간’입니다. 오전에 두근거림이 있었어도 오후에 잰 30초 기록이 정상이면 오전의 상태까지 확인한 셈은 아닙니다. 또 동리듬이 나왔다고 해서 모든 부정맥이나 심장질환이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삼성전자 사용 설명서도 이 앱이 심장마비, 뇌졸중, 심방세동 이외의 부정맥을 찾아내는 용도가 아니라고 명시합니다.
결과에 ‘판정불가’나 ‘신호불량’이 뜰 수도 있습니다. 판정불가는 기록된 리듬을 두 범주로 분류하기 어렵다는 뜻이지, 곧바로 특정 질환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신호불량은 분석할 만한 파형을 얻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두 결과를 같은 의미로 받아들이면 다음 행동도 헷갈리기 쉽습니다.
측정할 때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삼성 헬스 모니터 앱을 지원하는 워치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연결하고, 워치와 휴대전화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한 뒤 앱의 안내에 따라 설정합니다. 심전도 측정 지원 모델에는 갤럭시 워치 액티브2와 워치3, 워치4 및 이후 지원 모델이 포함됩니다. 다만 실제 사용 가능 여부는 모델, 앱 버전, 판매 국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고 제품이나 해외 구매 제품이라면 기기 이름만 보고 기능을 단정하기보다 삼성 헬스 모니터에서 지원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측정할 때는 앉아서 팔을 편하게 받치고, 워치를 손목에 밀착시킨 뒤 반대쪽 손가락 끝을 워치 버튼에 가볍게 댑니다. 약 30초 동안 손과 팔을 움직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 직후처럼 몸을 움직이는 중에는 파형을 얻기 어렵습니다. 신호불량이 나왔다면 착용 상태와 자세를 바로잡아 다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반복된다면 기기 화면만 붙잡고 있기보다 증상 여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사용 대상에도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사용 설명서는 22세 미만, 심장 박동기나 제세동기 등 전자장치를 몸에 이식한 사람, 심방세동 외에 이미 다른 부정맥이 있는 사람에게 이 앱을 사용하지 말라고 안내합니다. 가족의 워치를 잠깐 빌려 재보는 경우에도 이 조건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과 직접 측정은 어떻게 다를까요?
두 기능은 이름이 비슷하지만 작동 방식이 다릅니다. 심전도는 사용자가 워치에서 직접 시작하는 30초 측정입니다.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은 워치를 착용한 동안 맥박수 데이터를 분석하다가 심방세동이 의심되는 리듬을 발견하면 심전도를 재보라고 알려주는 기능입니다. 알림 자체가 심전도 검사 결과는 아닙니다.
알림 기능은 지원 범위도 다릅니다. 삼성전자 안내 기준으로 불규칙 심장 리듬 알림은 워치4 이후의 지원 모델과 해당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심전도를 잴 수 있는 워치라고 해서 모두 알림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알림이 없었다고 심방세동이 한 번도 없었다는 뜻도 아닙니다. 워치를 착용하지 않은 시간이나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까지 빠짐없이 감시하는 기능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를 기획할 때도 이 차이를 화면 문구에서 분명히 하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알림 없음’은 사용자에게 쉽게 ‘이상 없음’으로 읽힙니다. 실제 기능 범위를 넘는 안심을 주지 않으려면, 알림은 확인의 계기이고 진단은 의료진의 몫이라는 설명이 함께 있어야 합니다.
이상 표시가 나오면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요?
심방세동 표시가 나왔다면 측정 시각, 당시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 워치에서 생성한 심전도 기록을 함께 남겨두면 진료에 쓸모가 있습니다. 삼성 헬스 모니터는 연결된 휴대전화에서 결과를 확인하고 보고서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심장협회도 스마트워치에서 이상 리듬 알림을 받았다면 의료진에게 그 정보를 알리도록 안내합니다. 반복해서 표시되거나 증상이 있다면 대면 진료에서 평가받는 것이 적절합니다. 필요에 따라 병원 심전도나 더 긴 시간의 심전도 검사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심한 숨가쁨, 실신이 있다면 워치를 다시 재느라 시간을 보내지 않아야 합니다. 삼성전자 사용 설명서는 이런 증상이 있을 때 즉시 응급 도움을 받으라고 안내합니다. 국내에서는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로 가야 할 상황입니다. 워치 화면에 동리듬이 떠 있어도 판단은 같습니다.
기록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 전에는 화면에 표시된 이름, 생년월일 등 개인정보도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진료에 필요한 상대에게 필요한 범위만 공유하면 됩니다. 워치가 유용한 순간은 질환 이름을 확정해 줄 때가 아니라, 놓치기 쉬운 증상을 기록하고 의료진에게 더 구체적으로 설명할 단서를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