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리교실에서 매생이굴전을 부치면 첫 판은 잘됐는데 두 번째 판부터 축축해졌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요. 반죽을 둔 사이 굴과 매생이에서 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 전은 재료를 잘 씻는 것만큼 물기를 빼고, 반죽한 뒤 바로 부치는 순서가 중요해요.
2~3인분 재료와 반죽 비율
지름 7cm 정도로 10~12장 나오는 양입니다. 매생이 100g, 생굴 150g, 부침가루 100g, 달걀 1개, 찬물 60ml, 송송 썬 대파 20g, 식용유 3~4큰술을 준비하세요. 굴이 크다면 반으로 잘라야 전 한 장마다 고르게 들어가고 속까지 익히기 편합니다.
부침가루가 없으면 밀가루 75g에 전분 25g, 소금 1g을 섞어 쓰면 됩니다. 전분도 없다면 밀가루 100g만 써도 괜찮아요. 이때는 바삭한 맛이 조금 덜하니 전을 작고 얇게 부치면 좋습니다. 매생이를 150g으로 늘리고 싶다면 찬물을 처음부터 60ml 다 넣지 말고 40ml만 넣으세요. 매생이마다 머금은 물이 달라 반죽 상태를 보며 나머지를 더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매생이와 굴은 씻은 뒤 물기를 빼세요
매생이는 큰 그릇에 찬물을 넉넉히 받아 넣고 손가락으로 살살 풀어 주세요. 바닥에 모래가 가라앉도록 잠깐 두었다가 매생이만 건져 올립니다. 물을 갈아 2번 정도 반복하되 오래 담가 두지는 마세요. 가는 체에 받쳐 5분 두고, 손으로 가볍게 쥐어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만 빼면 됩니다. 너무 세게 짜면 매생이가 한 덩어리로 뭉쳐 반죽에 펴기 어려워요.
굴은 물 500ml에 소금 5g을 녹인 뒤 넣고 20~30초만 살살 흔들어 씻습니다. 껍데기 조각이 보이면 골라내고 체에 받쳐 5분쯤 물기를 빼세요. 키친타월로 표면을 한 번 눌러 주면 반죽이 굴에 잘 붙습니다. 굴을 물에 오래 담가 두면 맛이 빠지고 전을 부칠 때도 물이 많이 나와요. 손질한 굴은 상온에 두지 말고 반죽할 때까지 냉장고에 넣어 둡니다.
반죽은 팬이 준비된 다음에 섞습니다
먼저 중불로 팬을 2분 정도 데우세요. 그동안 그릇에 달걀과 찬물 60ml를 풀고 부침가루를 넣어 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섞습니다. 여기에 매생이와 대파를 넣어 풀어 준 뒤 굴을 마지막에 넣으세요. 굴을 먼저 넣고 오래 저으면 살이 터져 반죽이 묽어집니다.
완성된 반죽은 숟가락으로 떠서 떨어뜨렸을 때 줄줄 흐르지 않고 천천히 퍼지는 정도가 좋습니다. 너무 되직해 매생이가 뭉치면 찬물을 1큰술씩 더하고, 반대로 굴 주변으로 맑은 물이 고이면 부침가루를 1큰술 넣어 섞으세요. 반죽을 만들어 10분씩 기다릴 필요는 없어요. 제가 예전에 손님 오기 전에 미리 섞어 뒀다가 첫 판보다 마지막 판이 훨씬 눅눅해진 적이 있습니다. 재료 손질까지 해 두고 반죽은 부치기 직전에 합치는 게 낫더라고요.
작게 떠서 중불로 속까지 익히세요
달군 팬에 식용유 1큰술을 두르고 반죽을 한 장당 2큰술 정도씩 떠 놓습니다. 숟가락 뒷면으로 지름 7cm, 두께 1cm 안팎으로 펴고, 굴이 한쪽에 몰렸다면 숟가락으로 자리를 옮겨 주세요. 팬을 가득 채우면 온도가 떨어지니 한 번에 3~4장씩 부치는 게 편합니다.
중불에서 2분 30초가량 부쳐 가장자리가 단단해지고 아랫면이 노릇해지면 뒤집으세요. 뒤집은 다음에는 2분 정도 더 부칩니다. 굴이 두꺼운 부분은 뒤집개로 살짝 눌러 팬에 닿게 하고, 가운데를 갈라 굴 속까지 불투명하게 익었는지 확인하세요. 크거나 두꺼운 전이라면 불을 조금 낮춰 1분 더 익힙니다. 겉만 빨리 갈색이 되면 불이 센 거예요. 다음 판은 불을 낮추고 팬이 너무 뜨거우면 잠깐 식힌 뒤 반죽을 올리세요.
판을 바꿀 때마다 팬에 남은 부스러기를 닦고 기름을 1큰술 정도 새로 두르면 타는 냄새가 덜 납니다. 부친 전은 접시에 포개지 말고 잠시 넓게 펼쳐 두세요. 겹쳐 놓으면 올라오는 김 때문에 바삭한 가장자리가 금방 부드러워집니다.
전이 찢어지거나 축축할 때
뒤집을 때 찢어진다면 대개 너무 일찍 건드렸거나 굴이 한곳에 몰린 경우입니다. 가장자리가 굳을 때까지 30초 더 기다리고, 다음 전은 조금 작게 떠 보세요. 반죽이 팬에 붙으면 기름을 조금 보태고 한 면이 충분히 익은 뒤 얇은 뒤집개를 깊숙이 넣습니다.
다 부친 전이 축축하다면 기름을 추가하지 않은 팬을 중약불로 데워 앞뒤로 30초씩 다시 구워 주세요. 처음부터 수분이 많은 반죽이라면 남은 반죽에 부침가루 1큰술을 더해도 됩니다. 간은 먼저 한 장 부쳐 맛보는 게 좋아요. 부침가루와 굴에 짠맛이 있어 저는 반죽에 소금을 더하지 않고, 싱거울 때만 간장 1큰술에 물 1큰술과 식초 1작은술을 섞어 곁들입니다. 매생이굴전은 두껍게 한 장 부치는 것보다 작게 여러 장 부칠 때 굴 익힘도 확인하기 쉽고, 매생이 향도 더 산뜻하게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