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옷장을 손보러 간 집에서 새 니트의 어깨가 뾰족하게 솟은 걸 봤어요. 옷걸이에 걸어 둔 지 두 달쯤 됐다고 하더군요. 니트는 입을 때보다 넣어 둘 때 모양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두껍고 무거운 옷일수록 자기 무게를 오래 버티지 못해요.
니트 보관 접는법은 반듯하게 만드는 기술보다 옷에 걸리는 무게를 고르게 나누는 일에 가깝습니다. 옷장 크기와 꺼내 입는 습관까지 맞아야 그 상태가 오래가고요.
접기 전에 완전히 말리고 상태를 본다
한 번 입은 니트를 곧장 서랍에 넣으면 목과 겨드랑이에 남은 습기가 다른 옷까지 눅눅하게 만들 수 있어요. 세탁하지 않을 옷이라도 통풍되는 곳에 잠시 펼쳐 두고, 땀이 밴 곳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세탁한 니트는 겉이 보송해 보여도 소매 안쪽이나 시보리가 덜 마른 경우가 있으니 손으로 만져 보는 편이 정확해요.
보풀도 이때 봅니다. 접힌 면에 큰 보풀이 끼면 꺼낼 때 실이 당겨질 수 있거든요. 손으로 뜯기보다 보풀 제거 도구로 가볍게 손질하고, 느슨해진 단추나 올은 접기 전에 챙겨 둡니다. 향이 강한 제품을 넣어 냄새를 덮는 것보다 마른 상태로 보관하는 일이 먼저예요.
두꺼운 니트는 소매부터 안으로 접는다
가장 무난한 방식은 니트를 앞면이 아래로 가게 평평하게 놓고 시작하는 겁니다. 양쪽 소매를 몸판 안쪽으로 접되, 소매 끝이 밑단 밖으로 나오지 않게 놓아요. 이어 몸판 양옆을 안으로 접어 서랍 폭에 맞는 긴 직사각형을 만들고, 밑단을 목 쪽으로 한 번 또는 두 번 올립니다. 접은 뒤 손바닥으로 살짝 눌러 두께를 고르게 하면 끝이에요.
여기서 폭을 너무 좁히면 문제가 생깁니다. 두툼한 울 니트를 얇은 티셔츠 크기로 만들려고 여러 번 접으면 한쪽만 불룩해지고 접힌 선도 깊어져요. 폭 40cm 안팎인 서랍이라면 니트 한 장의 접힌 폭을 25~30cm 정도로 두고, 남는 공간은 손이 들어갈 여유로 쓰는 편이 낫습니다. 숫자는 옷 크기에 따라 달라지니 접었을 때 겹친 부분이 과하게 뭉치지 않는지 보세요.
목이 쉽게 늘어나는 디자인이라면 목 부분을 잡아당겨 모양을 맞추지 마세요. 몸판을 기준으로 접고 목은 자연스럽게 안에 놓이게 둡니다. 단추가 있는 카디건은 단추를 모두 잠그기보다 가운데 한두 개만 잠가 양쪽 앞판이 어긋나지 않게 하면 충분해요. 두꺼운 장식 단추가 있다면 접힌 면 사이에 얇은 천을 한 장 넣어 눌린 자국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서랍에서는 겹치는 높이보다 꺼내는 순서가 중요하다
니트를 여러 장 쌓으면 맨 아래 옷은 꺼내기 번거롭고, 위에 놓인 옷의 무게도 계속 받습니다. 자주 입는 니트는 접힌 면이 위로 보이도록 세워 두면 한 장씩 꺼내기 쉬워요. 다만 두꺼운 니트까지 억지로 세우면 서랍을 닫을 때 윗부분이 눌립니다. 이런 옷은 두세 장까지만 낮게 겹쳐 놓는 쪽이 모양을 지키기 좋습니다.
저는 옷장에 니트가 많을 때 재질보다 사용 빈도로 자리를 나눕니다. 이번 주에 입을 옷은 손이 바로 닿는 높이에, 계절이 지나 잠시 쉬는 옷은 위쪽 선반에 둬요. 서랍 한 칸을 꽉 채우면 접는 법을 잘 지켜도 꺼내는 순간 옆 옷이 따라 나옵니다. 손가락 두세 개가 들어갈 틈이 남으면 다시 넣기도 훨씬 수월해요.
칸막이는 옷이 옆으로 쓰러질 때만 쓰면 됩니다. 니트 한 장의 폭보다 좁은 칸막이를 여러 개 두면 오히려 옷을 구겨 넣게 돼요. 새 수납함을 사기 전에 지금 쓰는 서랍에서 옷 한두 장을 덜어 내는 게 먼저일 때가 많습니다.
한 계절 넣어 둘 때는 압축보다 여유를 남긴다
계절이 끝난 니트는 세탁 표시를 확인해 깨끗이 손질한 뒤 완전히 말려 넣습니다. 입었던 상태 그대로 오래 보관하면 눈에 안 보이던 땀이나 음식 얼룩이 나중에 드러날 수 있어요. 수납함 바닥에 무거운 니트를 놓고 가벼운 니트를 위에 얹되, 뚜껑을 닫으려고 몸으로 누를 만큼 채우지는 않습니다.
압축 봉투는 공간을 아껴 주지만, 두꺼운 니트를 오래 강하게 누르면 다시 꺼냈을 때 볼륨과 접힌 자국을 되돌리는 데 시간이 걸려요. 특히 형태가 중요한 짜임이라면 통기되는 수납함에 여유 있게 넣는 편이 마음이 편합니다. 방습제나 방충제를 쓴다면 제품 표시대로 옷과 직접 닿지 않게 두고, 다음 계절에 꺼낼 때는 먼저 바람을 통하게 해 주세요.
니트는 한 번 예쁘게 접어 두는 것보다 쉽게 꺼내고 같은 방식으로 다시 넣을 수 있어야 오래 단정합니다. 옷장이 조금 비어 보여도 괜찮아요. 그 빈틈이 니트의 모양을 지키고, 바쁜 아침에 옷을 고르는 시간도 줄여 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