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한 사업주가 휴직 중인 직원에게 거래처 전화 한 통만 부탁했다며 지원금에 문제가 생기는지 물었습니다. 이런 일은 전화 한 통이라는 말보다 그 직원이 실제로 언제, 얼마나 일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경영난 속에서도 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할 때 지급하는 돈입니다. 신청서에 적은 휴업·휴직과 실제 근무가 다르면, 이미 받은 돈까지 다시 따져봐야 합니다.
먼저 걸러야 할 5가지 상황
고용노동부가 현장점검에서 밝힌 부정수급 유형과 고용보험법상 신고 의무를 기준으로 보면, 다음 상황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 휴직자로 신고한 직원이 평소처럼 출근하거나 집에서 업무를 처리했다. 근무한 날과 시간을 빼지 않고 휴직 기간 전체에 대해 신청했다면 문제가 됩니다.
- 휴업으로 근로시간을 줄였다고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기존 시간만큼 일했다. 출퇴근기록을 신청서에 맞춰 고쳐 쓴 경우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 근무한 적 없는 가족이나 지인을 직원으로 올려 지원금을 신청했다. 단순한 근태 오류와는 성격이 다른 허위 신청입니다.
- 직원에게 휴업·휴직수당을 지급한 것처럼 서류를 만들고 실제로는 주지 않았거나, 지급한 뒤 일부를 돌려받았다.
- 휴업·휴직 대상자나 기간이 바뀌었는데 신고 내용을 그대로 두고 원래 계획대로 지원금을 청구했다. 변경 사실 자체보다 실제와 다른 내용으로 얼마를 신청했는지가 쟁점입니다.
특히 재택근무를 ‘출근은 안 했으니 휴직’으로 처리하는 사례가 위험합니다. 장소가 집이어도 회사 지시로 고객 응대나 자료 작성 같은 일을 했다면 근무 사실을 기록해야 합니다. 반대로 직원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부정수급이 확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지시 내용, 업무 시간, 임금 지급 내역과 신청 내용이 함께 검토됩니다.
계획 신고와 실제 기록이 어긋나면
고용보험법 시행령에 따르면 고용유지조치계획은 실시예정일 전날까지 신고해야 합니다. 신고한 실시일, 대상자, 지급할 금품 등 정해진 사항을 바꾸려면 변경예정일 전날까지 변경 내용을 신고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무급 고용유지조치는 별도 승인·변경 기준이 있으므로 유급 휴업의 신고 기한을 그대로 적용하면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직원 3명을 한 달간 휴직시키기로 했는데 주문이 들어와 그중 1명이 중간에 복귀했다면, 그 직원의 실제 근무일부터 기록과 신청액을 다시 맞춰야 합니다. 복귀 후에도 한 달 전체를 휴직으로 적어 청구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계획 변경을 놓쳤다면 날짜를 소급해 맞춘 서류를 만들지 말고 관할 고용센터에 실제 복귀일과 이미 제출한 내용을 알리고 처리 방법을 확인하는 편이 맞습니다.
상담할 때 제가 가장 먼저 대조하는 것은 계획서, 출퇴근기록, 임금대장, 수당 이체 내역입니다. 여기에 업무용 메신저 지시나 거래처 응대 기록이 남아 있으면 근무 여부를 확인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서류끼리 숫자가 맞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쉬었는지, 수당을 받았는지가 기록과 같아야 합니다.
적발되면 반환액에 추가징수가 붙는다
고용보험법 제35조와 시행규칙 제78조에 따라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지원금은 반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추가징수액은 일반적인 경우 부정하게 받은 금액의 2배입니다. 근무한 사실이 없는 사람을 피보험자로 등록한 경우, 최근 5년 안에 관련 지급제한·반환명령을 받은 사실이 있는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는 경우 등은 5배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가령 부정하게 받은 금액이 1,000만 원이라면 2배 추가징수 시 반환금 1,000만 원과 추가징수금 2,000만 원을 합해 3,000만 원이 됩니다. 5배라면 합계가 6,000만 원입니다. 이는 계산 예시일 뿐, 실제 처분은 부정수급으로 인정된 금액과 위반 유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지원금 지급 제한도 따를 수 있고, 고용보험법 제116조에 따른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근로자가 사업주와 공모해 지원금을 받게 한 경우에는 양쪽 모두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구분할 점이 있습니다. 지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지원금을 못 받는 경우와 거짓 자료로 지원금을 받는 경우가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요건 위반을 알면서도 출근 사실을 숨기거나 수당 지급 자료를 꾸며 청구했다면 ‘실수였다’는 설명만으로 끝나기 어렵습니다.
이미 신청했다면 기록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아직 지급 전이라면 잘못 적은 대상자, 근무일, 수당액을 확인해 관할 고용센터에 신청 내용의 수정 방법을 문의해야 합니다. 지급을 받았다면 실제 근무일과 지급액을 다시 계산하고, 원래 제출한 자료와 다른 부분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이 우선입니다. 직원에게 사실과 다른 확인서를 새로 받아 두는 방식은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시행규칙은 본인이나 사업장에 대한 조사 전 자진 신고한 경우 추가징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고 정합니다. ‘반드시 면제’는 아닙니다.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반환금과 추가징수금 전액을 즉시 납부하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하면 추가징수액을 낮출 수 있는 규정도 있지만, 이것 역시 정해진 요건에 따른 판단 사항입니다. 그래서 발견한 오류의 내용과 시점을 기록하고 빠르게 알리는 일이 중요합니다.
2026년 고용노동부 안내에도 고용유지조치 기간과 그 이후 1개월의 고용조정 제한, 조치 기간 중 신규채용 제한 등 지원 요건이 적혀 있습니다. 신청 전에는 현재 공고와 사업장 상황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현장에서 보면 지원금 액수보다 더 오래 남는 것은 ‘실제로 누가 언제 쉬고, 얼마를 받았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 그 기록을 정확히 남기는 사업장이 나중에도 설명하기 수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