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주박물관이 개관 8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한국의 영산, 계룡산’을 선보인다. 계룡산이 오랜 세월 품어 온 국가 제사와 불교, 무속신앙, 추모의 역사와 예술적 자취를 유물과 조형물, 영상으로 살펴보는 무료 전시다.
전시는 2026년 9월 22일부터 2027년 3월 1일까지 이어진다. 계룡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응원하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려는 취지도 담겼다. 관람객은 ‘계룡산의 신성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따라 전시실을 이동하며 산에 축적된 여러 시대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전시 관람 정보
| 전시명 | 한국의 영산, 계룡산 |
|---|---|
| 전시 기간 | 2026년 9월 22일∼2027년 3월 1일 |
| 관람 시간 | 화요일∼일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
| 입장 마감 | 오후 5시 30분 |
| 휴관일 | 월요일 |
| 관람료 | 무료 |
| 장소 | 국립공주박물관 |
| 위치 | 충청남도 공주시 관광단지길 34 |
영산 계룡산을 묻는 전시
계룡산은 오랫동안 신령스러운 산을 뜻하는 ‘영산’으로 불려 왔다. 특별전은 이 산이 지닌 신성함의 의미를 하나의 관점으로 단정하지 않고, 역사 속에 남은 신앙과 예술의 흔적을 차례로 보여준다.
전시실에는 계룡산의 성격을 이해할 수 있는 유물과 이야기가 함께 배치됐다.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도 전시 설명을 따라가며 하나씩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개막 초기 주말에는 관람객들이 전시장을 찾아 유물 앞에서 설명을 읽고 계룡산의 역사적 의미를 살피는 모습이 이어졌다.
백제의 미감을 담은 산수무늬 벽돌
주요 전시품 가운데 하나는 ‘산수무늬 벽돌’이다. 백제 사비 시기인 약 7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벽돌에는 기암괴석처럼 솟은 산봉우리와 잔잔한 물결, 나무, 구름, 집이 어우러진 풍경이 표현돼 있다.
한 장의 벽돌에 머물지 않고 인접한 벽돌의 문양과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된 점이 눈길을 끈다. 여러 장을 조합하면 새로운 형태의 풍경이나 문양이 완성되는 구조다. 산과 물, 구름과 건축물이 연결되는 화면을 통해 백제인의 세련된 미감과 표현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관람객의 시선은 정교한 무늬가 이어지는 지점에 자연스럽게 머문다. 각각의 요소를 가까이에서 살펴본 뒤 전체 풍경을 다시 바라보면, 벽돌들이 하나의 장면을 이루도록 구성됐다는 특징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신원사 중악단과 국가 산신제
전시는 신원사 중악단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조선 시대에는 전국의 명산에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 있었으며, 북쪽의 묘향산을 상악, 남쪽의 지리산을 하악, 중앙의 계룡산을 중악으로 삼았다. 국가는 이 세 산을 삼악으로 정해 산신제를 지냈다.
신원사 중악단은 조선 시대 삼악단 가운데 현재까지 원형과 건물이 남아 있는 유일한 곳으로 소개된다. 이를 통해 계룡산이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국가 차원의 의례가 행해진 산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계룡산은 중앙의 산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국가 제사의 공간으로 자리해 왔다. 전시에서는 중악단에 얽힌 내용을 통해 당시 사람들이 산을 어떻게 인식했고, 국가가 명산을 어떤 방식으로 의례 체계에 포함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단종과 충신들을 기억한 산
특별전에서는 단종의 어진도 만날 수 있다. 계룡산은 단종과 조선 시대 충신들의 아픔과 넋을 위로해 온 추모의 공간으로도 다뤄진다. 조선 왕실의 비극과 역사적 인물들의 한과 절개가 계룡산의 기억 속에 어떻게 쌓였는지 살펴보는 대목이다.
화려한 유물과 조형물은 계룡산에 남은 오랜 신앙과 예술적 흔적을 보여준다. 전시의 흐름은 산을 둘러싼 자연 풍경에만 머물지 않고, 역사 속 사람들의 기억과 추모가 계룡산에 부여한 의미까지 확장된다.
불교와 무속신앙의 흔적
계룡산은 예로부터 국가 제사와 불교의 중심지이자 무속신앙의 본산으로 여겨져 왔다. 특별전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계룡산의 무속 문화를 함께 조명한다.
산이 신비롭고 영적인 기운을 지닌 곳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다양한 신앙이 이어져 온 기록을 전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국가 제사, 불교, 무속신앙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전개됐지만 모두 계룡산을 특별한 장소로 인식했다는 점에서 연결된다.
한 산을 둘러싸고 국가의 의례와 종교, 민간의 믿음이 오랜 시간 겹쳐졌다는 사실이 이번 특별전의 핵심 흐름을 이룬다. 관람객은 유물과 설명을 따라가며 계룡산이 왜 ‘영산’으로 불려 왔는지 차분히 되짚을 수 있다.
영상으로 완성되는 마지막 동선
전시실의 마지막 동선에는 영상 상영 공간이 마련됐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계룡산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앞서 살펴본 유물과 역사적 내용을 영상으로 다시 연결한다. 화면을 가득 채운 계룡산의 모습은 관람객이 전시의 주제를 종합적으로 정리하도록 돕는다.
전시장을 나서는 지점에는 전시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살펴볼 수 있는 놀이도 마련돼 있다. 유물 감상과 역사 설명, 영상 상영에 이어 체험 요소까지 연결되면서 계룡산에 관한 이야기가 마지막 동선까지 이어진다.
개관 80주년에 되짚는 계룡산
‘한국의 영산, 계룡산’은 국립공주박물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특별전이다. 백제 시대의 산수 표현부터 조선 시대 국가 산신제, 단종과 충신에 대한 추모, 불교와 무속신앙의 흔적까지 한 공간에서 폭넓게 살펴볼 수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2027년 3월 1일까지 계속된다. 계룡산이 간직한 역사와 신앙, 예술적 가치를 유물과 이야기로 조명하며, 오랜 세월 영산으로 불린 이유를 관람객에게 차분하게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