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옷장을 손봐드린 집에서 소매가 늘어난 니트 세 벌을 봤습니다. 모두 지난겨울에 산 옷이었어요. 세탁을 자주 해서라기보다, 젖은 채 옷걸이에 걸어둔 게 문제였습니다. 니트는 빨 때보다 말릴 때 모양이 더 쉽게 달라집니다. 저는 니트 세탁을 시작하기 전에 세탁기보다 건조할 자리를 먼저 봅니다.
세탁 전에 옷 안쪽 표시부터 봅니다
니트라고 모두 같은 방식으로 빨 수는 없습니다. 면과 합성섬유가 섞인 니트는 물세탁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울이나 캐시미어는 제품마다 관리 방법이 다릅니다. 안쪽 케어 라벨에서 물세탁 가능 여부와 권장 온도를 먼저 확인하세요. 드라이클리닝만 표시된 옷은 집에서 물에 담그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라벨을 확인했다면 옷을 한 번 펼쳐 봅니다. 목둘레에 화장품이 묻었는지, 소매 끝만 더러운지 살피는 거예요. 니트는 입을 때마다 통째로 빨 필요가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눈에 띄는 얼룩이 없다면 통풍이 잘되는 곳에 잠시 펼쳐 습기를 빼고, 다음 날 접어 넣어도 됩니다. 잦은 세탁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표면의 보풀과 형태 변화를 덜 수 있습니다.
얼룩은 오래 두지 않는 게 좋지만, 그 부분만 세게 문지르면 짜임이 먼저 상합니다. 물세탁이 가능한 옷이라면 중성세제를 푼 물을 천에 조금 묻혀 얼룩 바깥에서 안쪽으로 가볍게 눌러보세요. 색이 빠지거나 섬유가 거칠어지는지 안 보이는 곳에서 먼저 확인하면 마음이 편합니다.
손세탁은 짧게, 세탁기는 옷끼리 부딪히지 않게
물세탁이 가능한 니트는 차가운 물이나 라벨에 적힌 온도의 물로 빠르게 씻습니다. 뜨거운 물에서 오래 주무르면 울 니트는 줄어들 수 있고, 느슨한 짜임은 모양이 틀어지기 쉽습니다. 세제는 울 전용 또는 중성세제를 표시된 양만큼 쓰세요. 많이 넣는다고 더 깨끗해지지는 않습니다. 헹굼만 길어져 옷이 물속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손으로 빨 때는 니트를 뒤집어 물에 적신 뒤, 오염된 곳을 중심으로 손바닥으로 지그시 눌렀다 놓습니다. 5분 정도 담가두었다가 같은 방식으로 몇 번 움직이면 충분한 옷이 많아요. 비비거나 비틀어 짜는 동작은 피합니다. 물을 갈아 헹굴 때도 옷을 번쩍 들어 올리기보다 두 손으로 받쳐 옮기면 젖은 무게 때문에 늘어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탁기를 쓸 수 있다고 표시된 니트라면 한 벌씩 뒤집어 촘촘한 세탁망에 넣습니다. 망이 너무 크면 안에서 옷이 계속 움직이고, 너무 작으면 구겨진 채 세탁돼요. 옷이 가볍게 접혀 들어가는 크기가 적당합니다. 수건이나 청바지처럼 무겁고 표면이 거친 빨랫감과는 분리하고, 울 코스나 섬세 코스처럼 움직임이 적은 설정을 고릅니다.
제가 집에서 가장 자주 보는 실수는 니트 몇 벌만 넣기 아까워 다른 빨래를 채워 넣는 겁니다. 같은 세탁망 안에 두 벌을 넣으면 서로 눌리고 마찰도 생겨요. 세탁량을 늘리는 것보다 옷 사이에 공간을 남기는 쪽이 오래 입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 번에 많이 빨아야 하는 날이라면 니트만 따로 모아 세탁하는 편이 낫습니다.
젖은 니트는 물기를 빼고 눕혀 말립니다
세탁이 끝나면 니트를 세탁기 안에 오래 두지 않습니다. 손세탁한 옷은 마른 수건 위에 펼쳐 올리고 수건과 함께 돌돌 말아 눌러주세요. 물이 뚝뚝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됩니다. 세게 쥐어짜지 않아도 다음 단계에서 천천히 마릅니다.
건조할 때는 마른 수건이나 통풍되는 건조망 위에 니트를 눕힙니다. 어깨선과 옆선을 손으로 맞추고, 소매도 원래 길이대로 놓으세요. 이때 늘어난 소매를 잡아당겨 펴지 않습니다. 젖은 니트는 가볍게 만져도 모양이 바뀌므로, 처음 놓을 때 좌우를 비슷하게 맞추는 정도면 충분해요.
옷걸이에 걸면 어깨에 뿔이 생기고 몸통이 아래로 처질 수 있습니다. 빨랫줄에 반으로 걸쳐도 접힌 자리에 자국이 남기 쉬워요. 바닥에 펼칠 자리가 없다면 욕실 문 앞처럼 잠깐 비워둘 수 있는 곳에 건조망을 두거나, 접이식 건조대 위에 수건을 깔아 넓게 펼칩니다. 작은 집일수록 니트 두세 벌을 한꺼번에 빨기보다 말릴 자리에 맞춰 한 벌씩 세탁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직사광선이나 뜨거운 바람을 가까이 쏘이는 것도 조심합니다. 겉만 급히 마르면 형태를 살피기 어렵고, 소재에 따라 수축이나 변색이 생길 수 있어요. 바람이 드나드는 그늘에서 말리고, 한쪽 면이 어느 정도 마르면 조심스럽게 뒤집어 아래쪽의 습기도 빼줍니다. 옷을 접어 넣기 전에는 목둘레와 소매 안쪽까지 만져보세요. 그곳에 습기가 남기 쉽습니다.
세탁 후 보관 방식까지 바꾸면 오래 갑니다
완전히 마른 니트는 옷걸이보다 접어서 보관하는 편이 좋습니다. 두껍고 무거운 니트일수록 걸어둔 동안 어깨와 몸통이 늘어나기 쉽거든요. 서랍에 넣을 때는 너무 빽빽하게 쌓지 말고, 자주 입는 옷을 위쪽이나 손이 닿기 쉬운 칸에 둡니다. 꺼낼 때마다 아래 옷까지 끌려 나오면 결국 옷장이 금방 흐트러집니다.
보풀은 세탁이 잘못됐다는 표시만은 아닙니다. 가방이 닿는 옆구리나 책상에 쓸리는 팔꿈치처럼 마찰이 많은 곳에 먼저 생겨요. 입고 난 뒤 표면을 가볍게 살피고, 보풀이 모였을 때만 도구로 조금씩 제거합니다. 한 번에 새 옷처럼 만들겠다고 깊이 깎으면 실까지 상할 수 있습니다.
니트를 오래 입는 방법은 특별한 세제나 비싼 기계를 사는 데 있지 않더라고요. 라벨을 보고, 짧게 씻고, 젖었을 때 눕혀 말리는 순서가 더 크게 작용합니다. 세탁할 공간과 말릴 자리를 함께 생각해두면 좋아하는 니트 한 벌을 다음 겨울에도 자연스럽게 꺼내 입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