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가상자산 과세가 또 미뤄진다는 소식을 보고, 제가 먼저 확인한 건 날짜보다 ‘법이 바뀌었나’였습니다. 2026년 11월 5일 정부는 과세를 2년 더 늦춰 2029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발표했어요. 그런데 발표와 법 개정은 다른 단계입니다. 2026년 11월 7일 현재 법에 적힌 시행일은 여전히 2027년 1월 1일입니다.
2029년 시행은 지금 어느 단계일까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처음에 2022년 시행을 목표로 했다가 2023년, 2025년, 2027년으로 차례로 미뤄졌습니다. 이번 정부 발표는 2027년 시행을 다시 2년 늦추겠다는 계획이에요. 따라서 ‘2029년 과세가 확정됐다’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정부가 그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이해하는 게 정확합니다.
정부가 든 이유는 해외 거래 정보 확보와 제도 준비입니다. 재정경제부 발표에 따르면 미국과의 가상자산 과세 정보 교환은 2029년부터 이뤄질 예정이고, 디지털자산 관련 법이 마련되면 시장 제도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국내 거래와 해외 거래를 함께 파악할 기반을 갖추겠다는 취지죠.
앞으로 확인할 지점은 소득세법의 시행일 변경 여부입니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돼야 2029년이라는 날짜가 법에 반영됩니다. 기사 제목에 ‘유예’라고 쓰여 있어도, 본문에서 정부의 추진 발표인지 국회의 의결인지 한 번 구분해 읽으면 혼동이 줄어듭니다.
과세가 시작되면 무엇에 세금이 붙을까
현재 마련된 과세 체계는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을 대상으로 합니다. 단순히 보유 중인 코인의 시세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그 상승분을 바로 계산하는 방식은 아니에요. 양도 대가에서 취득가액과 거래 수수료 같은 필요경비를 빼서 소득을 구합니다.
기준으로 잡힌 연간 공제액은 250만 원, 세율은 소득세 20%입니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흔히 22%라고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한 해 가상자산 양도 대가가 1,000만 원이고 취득가액이 600만 원, 인정되는 수수료가 20만 원이라면 소득은 380만 원입니다. 여기서 250만 원을 뺀 130만 원에 22%를 적용하면 세액은 28만 6,000원이에요. 계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한 예시이며, 실제 과세 시점과 세부 기준은 그때 시행되는 법에 따라 확인해야 합니다.
국세청 안내에는 과세가 시행되면 한 해의 가상자산 거래 손익을 합산해 다음 해 5월에 신고하는 방식도 나와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발표에서 손실을 이후 3년 동안 이월해 공제하는 방안을 새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어요. 이 역시 앞으로 입법 결과를 봐야 하는 내용입니다.
유예 기간에 챙겨둘 거래 기록
과세가 미뤄진다는 소식을 들으면 당장 할 일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거래소를 옮겼거나 오래전에 산 코인을 보유했다면 매수 내역을 나중에 찾기 어려울 수 있어요. 매수·매도 날짜와 수량, 원화로 계산한 금액, 수수료, 거래소 간 이동 내역 정도는 내려받아 보관해 두는 편이 편합니다.
예를 들어 A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서 B 거래소로 보낸 뒤 매도했다면, B 거래소의 매도 내역만으로는 원래 얼마에 샀는지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해외 거래소를 이용했다면 거래 내역을 직접 확보해 두는 일이 더 중요해지고요. 정부가 해외 거래 정보와 신고 편의를 과제로 꼽은 이유도 이런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과세 시행 전에 산 가상자산의 취득가액을 어떻게 계산할지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국세청의 현행 안내에는 시행 전 보유분에 대해 실제 취득가액과 시행 직전 시가를 비교하는 기준이 담겨 있습니다. 시행일이 바뀌면 이 기준에 쓰이는 날짜도 함께 바뀔 수 있으니, 지금 특정 날짜의 시세만 보고 미래 세액을 확정해 계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앞으로는 발표보다 바뀐 법을 확인하기
정부는 2027년 상반기까지 제도 개선을 논의하고,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그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세부 과세 기준은 2028년 상반기에 발표할 예정이에요. 일정 자체도 앞으로의 추진 계획인 만큼, 국회 의결과 국세청 안내가 나올 때 다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 기억할 숫자는 두 가지입니다. 현행법의 시행일은 2027년 1월 1일이고, 정부가 추진하는 새 시행일은 2029년 1월 1일입니다. 둘 사이의 차이를 알고 거래 기록을 차근차근 남겨두면, 다음 소식이 나왔을 때도 내 거래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훨씬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