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채굴기 견적을 보다가 기계 가격보다 먼저 전력 소모량을 확인했다. 도지코인 가격이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채굴을 시작하면 전기요금과 장비값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놓치기 쉽다. 도지코인 채굴 방법은 기계를 연결하는 절차보다, 같은 조건에서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 계산하는 순서가 더 중요하다.
1. 채굴 구조부터 확인한다
도지코인은 작업증명 방식이며 채굴 알고리즘은 스크립트(Scrypt)다. 도지코인 공식 문서에 따르면 목표 블록 간격은 약 1분, 블록 보상은 1만 DOGE다. 목표대로 블록이 생성된다고 가정하면 하루 약 1,440개 블록에서 1,440만 DOGE가 발행된다. 이 숫자가 한 채굴기의 몫은 아니다. 전체 네트워크에서 내 장비가 차지하는 연산력의 비율에 따라 기대 채굴량이 달라진다.
라이트코인과 도지코인은 병합 채굴도 가능하다. 같은 스크립트 연산 작업으로 두 체인의 보상을 얻는 구조다. 다만 장비만 켜면 두 코인이 자동으로 지갑에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채굴 풀이 병합 채굴을 지원하는지, DOGE와 LTC를 각각 지급하는지, 보상을 한 코인으로 환산해 지급하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2. 장비는 해시레이트와 소비전력으로 고른다
실제 수익을 목표로 한다면 스크립트 전용 ASIC 채굴기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 도지코인 공식 안내도 일반 그래픽카드로는 전기요금에 비해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비트코인용 SHA-256 채굴기는 알고리즘이 달라 도지코인 채굴에 쓸 수 없다.
장비 비교표에서는 해시레이트가 높다는 말만 보지 않는다. 소비전력과 함께 놓고 같은 연산력에 몇 와트를 쓰는지 비교한다. 판매 페이지의 정격 전력과 콘센트에서 측정한 전력도 차이가 날 수 있다. 팬, 전원장치, 냉방 비용까지 고려하면 여름철 비용은 더 올라간다. 중고 장비라면 해시보드 상태와 수리 이력도 확인할 항목이다.
예를 들어 벽면에서 3,000W를 쓰는 장비는 하루 72kWh를 소비한다. 전기 단가를 예시로 kWh당 150원으로 두면 전기요금만 하루 1만 800원, 30일에 32만 4,000원이다. 실제 적용 단가에는 계약 종류와 사용량에 따른 차이가 있으니 이 금액을 고정 비용처럼 받아들이면 안 된다.
3. 지갑과 채굴 풀을 설정하고 지급 방식을 확인한다
장비를 마련했다면 DOGE를 받을 지갑을 준비하고, 병합 채굴을 지원하는 풀의 지급 정책을 읽는다. 풀마다 수수료, 최소 지급액, 지급 주기, 보상 방식이 다르다. 라이트코인풀의 안내처럼 DOGE를 별도로 지급하는 곳도 있다. 이름에 도지코인이 들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지급 방식을 추측하지 말고 계정의 보상 설정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설정 순서는 대체로 같다. 풀 계정을 만들고 지급 주소를 등록한 뒤,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된 채굴기 관리 화면에서 풀이 제공한 접속 정보와 작업자 이름을 입력한다. 저장 후에는 장비 화면의 해시레이트뿐 아니라 풀 화면의 유효 해시레이트와 거절된 작업 비율을 함께 본다. 장비가 돌아가는 소리는 나는데 풀에 유효 작업이 잡히지 않으면 수익도 쌓이지 않는다.
소규모 장비라면 단독 채굴보다 풀 채굴의 지급 흐름이 비교적 일정하다. 단독 채굴은 블록을 찾으면 보상을 크게 받지만, 언제 찾을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풀에서는 참여한 연산력과 약정한 지급 방식에 따라 보상을 나누므로 수수료와 운영 안정성을 같이 비교해야 한다.
4. 예상 수익에서 빠지는 돈을 먼저 계산한다
수익 계산에는 DOGE만 넣지 말고 병합 채굴로 받는 LTC도 포함한다. 하루 예상 매출에서 풀 수수료, 전기요금, 냉방·수리비를 빼고, 남은 금액으로 장비값을 회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다. 채굴기의 실제 가동률도 중요하다. 장비가 멈추거나 통신이 끊긴 시간에는 기대 보상이 줄어든다.
가령 DOGE와 LTC를 합친 하루 예상 매출이 1만 4,000원이고 풀 수수료가 2%, 가동률이 95%라면 실제 매출은 약 1만 3,034원이다. 앞의 전기요금 1만 800원을 빼면 하루 약 2,234원, 30일 약 6만 7,020원이 남는다. 여기에는 장비값과 수리비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장비값이 200만 원이라면 이 조건이 계속 유지돼도 회수에는 약 30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채굴 수익표의 숫자는 고정되지 않는다. DOGE·LTC 가격이 내려가거나 네트워크 난이도가 오르면 같은 기계가 버는 원화 매출은 줄어든다. 채굴기에 돈을 넣기 전에는 현재 가격을 대입한 계산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매출이 20~30% 낮아져도 전기요금과 장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본다. 내 기준에서는 그 계산을 통과하지 못한 장비는 코인 전망이 좋아 보여도 사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