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를 정주행하다 보면 인물이 곤란한 일을 겪은 뒤 다음 장면에서 말끔히 해결되는 순간이 있잖아요. 그런데 배우 서현진의 전셋집 경매 소식은 한 장면만 보고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26억 원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집이 경매에서 25억 원대에 낙찰됐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처음엔 ‘그럼 거의 돌려받는 건가?’ 싶었거든요. 숫자를 따라가 보니 낙찰과 보증금 반환 사이에는 아직 절차가 남아 있었습니다.
계약이 끝난 뒤에도 돌아오지 않은 보증금
스포츠경향이 2026년 10월 7일 보도한 내용을 보면, 서현진이 전세로 살던 서울 청담동 빌라의 최초 보증금은 25억 원이었습니다. 2022년 계약을 연장하면서 1억 2,500만 원이 올라 보증금은 26억 2,500만 원이 됐고요. 계약은 2024년 4월 끝났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현진은 같은 해 9월 임차권등기를 마쳤습니다.
여기서 마음에 남는 건 금액의 크기보다 시간입니다. 계약이 끝난 때부터 낙찰 소식이 나온 2026년 10월까지 약 2년 반이 흘렀으니까요. 다음에 살 집을 구하거나 생활 계획을 세울 때 큰돈이 묶여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명 배우의 일이라 크게 보도됐지만,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했을 때 생기는 답답함은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을 것 같아요.
반값까지 내려갔던 최저가와 실제 낙찰가
경매 과정도 꽤 굴곡이 있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빌라의 감정가는 28억 7,363만 원이었어요. 2025년에는 세 차례 유찰됐고, 이후 최저매각가격이 14억 7,129만 원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절차가 멈췄습니다. 이 숫자가 보증금보다 훨씬 낮으니, 당시 기사 제목만 봤다면 큰 손실을 떠올리기 쉬웠을 겁니다.
하지만 2026년 10월 6일 재개된 입찰에서 실제 낙찰가는 25억 5,890만 원이었습니다. 최저매각가격은 입찰을 시작하는 기준이고, 낙찰가는 응찰자가 써낸 금액이라는 차이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응찰자는 한 명이었지만 최저가보다 약 10억 8,761만 원을 높게 써냈습니다. 제가 이 소식을 다시 읽게 된 것도 바로 이 대목 때문이에요. ‘14억 원대 경매’라는 표현과 ‘25억 원대 낙찰’은 같은 사건의 서로 다른 시점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6,610만 원이 곧 손실액은 아니다
보증금 26억 2,500만 원에서 낙찰가 25억 5,890만 원을 빼면 6,610만 원입니다. 계산은 간단하지만, 그 금액을 서현진이 최종적으로 잃은 돈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낙찰 뒤에는 법원의 매각허가와 대금 납부, 배당 같은 절차가 이어집니다. 경매 비용과 권리관계에 따라 실제로 돌려받는 금액도 달라질 수 있고요. 10월 7일 낙찰 보도 역시 최종 회수액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라마 리뷰를 쓸 때도 예고편 한 컷으로 인물의 마지막 선택을 단정하면 곤란하잖아요. 이번 일은 그보다 더 조심스럽게 봐야 하는 실제 상황입니다. ‘보증금을 다 잃었다’거나 ‘이제 다 돌려받았다’는 식의 말은 어느 쪽도 현재 확인된 사실을 앞서갑니다. 또 보증금 미반환이 알려졌다는 사실만으로 집주인의 범죄 여부까지 단정하는 것도 경계하고 싶습니다.
이 소식에서 오래 남는 장면
서현진은 전세 계약 당시 전세권을 설정했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뒤에는 임차권등기를 마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실린 주택임대차 관련 법령을 보면 임차권등기는 일정한 요건에서 이미 갖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는 장치입니다. 다만 권리를 남겨 두는 일과 보증금 전액을 곧바로 돌려받는 일은 다르죠. 이 사례의 배당 결과를 지금 숫자 몇 개로 예측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유명 배우도 이런 일을 겪는구나’ 하는 놀라움이 컸습니다. 기사를 더 읽고 나서는 경매가 여러 번 유찰되고, 절차가 멈췄다가 다시 시작되는 동안 보증금을 기다려야 했다는 시간이 더 크게 다가왔어요. 25억 원대 낙찰은 반가운 진전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이야기에서 제가 기다리는 마지막 소식은 높은 낙찰가 자체가 아니라, 서현진이 실제로 얼마를 돌려받았는지 확인되는 순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