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미국 고교야구 기록을 보다 추건우라는 이름에서 손이 멈췄다. 추신수의 둘째 아들, 미국에서는 에이든 추로 뛰는 선수다. 주루와 송구 기록을 따라가다 보니 7년 전 두 아들의 한국 국적 이탈 소식도 다시 떠올랐다. 당시의 선택과 지금의 선수 생활을 같은 줄에 놓으면 어떤 이야기가 보일까.
7년 전 결정은 언제 이뤄졌나
시간부터 맞춰볼 필요가 있다. 법무부는 2019년 7월 31일 추신수의 장남 추무빈과 차남 추건우의 대한민국 국적 이탈 신고를 수리했고, 그해 8월 이를 고시했다. 2026년 기준으로 ‘7년 전’이라는 표현은 이 수리 시점을 가리킨다. 당시 장남은 14세, 차남은 10세였다.
두 아들은 미국에서 태어나 자랐다. 한국인 부모를 통해 한국 국적도 갖고 있었지만, 국적 이탈 절차를 거쳐 미국 국적을 선택한 것이다. ‘추신수 아들 7년 전 한국 국적 포기’라는 짧은 문장에는 이런 출생과 성장 배경, 그리고 두 사람의 서로 다른 나이가 빠져 있다.
당시 병역을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다. 추신수 측은 자녀들이 미국에서 생활하며 운동해 온 점과 아이들의 뜻을 존중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 설명에 공감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다만 확인된 행정 절차와 가족의 동기를 추측하는 일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국적 이탈 사실만으로 특정한 의도를 단정할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
추건우의 기록에서 눈에 띄는 숫자
스포츠 팬으로서 다시 눈이 가는 쪽은 추건우의 현재 기록이다. 미국 아마추어 야구 평가 서비스 퍼펙트게임에는 그가 2028년 졸업 예정인 외야수 겸 우완 투수로 올라 있다. 선수 평가에는 60야드 달리기 6.67초, 외야 송구 최고 시속 95마일, 타구 속도 최고 시속 95마일이 기록돼 있다. 시속 95마일은 약 153㎞다.
특히 60야드 기록은 움직임을 상상하게 한다. 퍼펙트게임이 제시한 같은 졸업 연도 선수들의 평균은 7.65초다. 추건우의 기록이 그보다 0.98초 빠르다. 외야 송구 최고 속도 역시 서비스에 기록된 동급 선수 평균 시속 75마일보다 높다. 달리는 능력과 어깨가 함께 눈에 들어오는 외야수인 셈이다.
그런데 이 숫자를 곧장 경기 지배력으로 바꿔 읽을 수는 없다. 달리기와 송구 수치는 특정 측정에서 낸 최고 기록이고, 타율이나 출루율처럼 한 시즌의 타석을 쌓아 만든 성적과 성격이 다르다. 실제 경기에서는 타구 판단, 송구 정확도, 상대 투수에 따른 타석 대응이 더해져야 한다. 좋은 신체 지표를 확인한 다음에는 그 능력이 경기마다 얼마나 반복되는지를 보고 싶다.
아버지의 기록과 비교하면 보이는 것
추신수라는 이름이 붙으면 비교는 피하기 어렵다. 메이저리그 기록 서비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16시즌 동안 1,671안타와 218홈런을 남겼고, 통산 출루율은 0.377이었다. 2018년에는 텍사스 구단의 단일 시즌 기록인 52경기 연속 출루도 해냈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돌아보면 한두 번의 강한 타구보다 꾸준히 출루하는 능력이 그의 긴 선수 생활을 설명해 준다.
그래서 아들의 빠른 발이나 강한 송구를 보고 곧바로 ‘제2의 추신수’를 떠올리기에는 이르다. 아버지는 왼손 타자로 오랜 기간 출루 능력을 증명했고, 퍼펙트게임의 추건우 소개에는 오른손 타자이자 외야수로 적혀 있다. 같은 성을 가진 야구 선수라도 출발점과 플레이 방식은 다르다. 아버지의 통산 성적은 아들이 넘어야 할 기준이라기보다, 꾸준함이 얼마나 긴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다.
앞으로는 무엇을 보면 좋을까
퍼펙트게임의 대학 진학 예정 선수 명단에는 추건우가 오클라호마대 야구팀 진학을 약속한 선수로 올라 있다. 아직 고교 선수인 만큼 대학에서의 성적이나 프로 진출을 앞당겨 말할 단계는 아니다. 지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은 신체 능력과 다음 무대를 향한 진로다.
앞으로 타석에서는 출루율과 장타 생산이 어떻게 쌓이는지, 외야에서는 빠른 발과 강한 어깨가 실제 수비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궁금하다. 순위나 최고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 있다. 나는 그 숫자들이 여러 경기 속에서 어떤 흐름을 만드는지 지켜보고 싶다. 7년 전 국적을 둘러싼 논쟁과는 별개로, 추건우가 자기 이름으로 쌓아 갈 기록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