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청라 만두제작소’라는 이름을 보고 작은 만두 가게를 떠올렸다. 그런데 찾아볼수록 간판 이름과 검색어가 서로 달랐다. 청라에서 만두를 빚는 곳으로 소개된 식당의 이름은 강선생의냉면막국수다. 낯선 동네에서 이름 하나만 믿고 길을 나섰다가 엉뚱한 곳에 도착할 수도 있겠다 싶어, 가는 길부터 찬찬히 확인했다.
검색어와 간판 이름이 다른 곳
강선생의냉면막국수는 인천 청라동 담지로86번길 5-41에 있다. 이름만 보면 냉면이나 막국수를 먹으러 가는 식당 같다. 하지만 손만두도 직접 만드는 곳이다. MBN 전현무계획4의 19회 맛집 기록에는 이 식당이 청라의 만두 가게로 소개돼 있다. ‘청라 만두제작소’는 찾는 사람들이 쓰는 말이고, 길에서 확인할 이름은 강선생의냉면막국수인 셈이다.
청라에 처음 가는 사람이라면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 지도에서 검색어만 입력했을 때 다른 지역의 비슷한 이름이 보일 수 있어서다. 목적지를 찾을 때는 식당 이름과 담지로86번길 주소를 함께 확인하는 편이 마음 편하다. 길을 잘못 들어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배가 고픈 점심때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담지로86번길에서 시작하는 느린 걸음
이곳을 찾아간다면 큰 명소를 먼저 찍기보다 식당이 있는 길의 속도에 맞춰 걷고 싶다. 청라국제도시 커낼웨이처럼 이름난 산책 장소도 있지만, 담지로86번길의 식당을 목적지로 삼으면 하루의 중심이 관광보다 한 끼 식사에 가까워진다. 식사 전후로 주변 길을 조금 더 걸어보는 정도면 충분하다.
위치를 기준으로 보면 연희자연마당이 약 0.9㎞, 연희공원이 약 1㎞ 거리에 있다. 두 곳을 모두 일정에 넣어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식사 뒤 발길이 가는 한 곳만 고르는 쪽이 내 취향이다. 다만 이 거리는 직선에 가까운 주변 명소 안내 거리다. 실제 걷는 길과 시간은 출발 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용한 시간을 바란다면 방문 시각도 생각해 둘 만하다. 방송에 나온 뒤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몰릴 수 있다. 어느 시간이 한산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점심 한가운데를 피할 수 있는 일정이라면 조금 여유가 생길지도 모른다. ‘숨은 장소’라는 말만 믿고 한적함을 기대하기보다는, 그날의 동네 분위기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겠다.
만두를 고를 때 기억해 둘 것
방송사가 공개한 맛집 기록에는 손만두, 군만두, 김치만두가 나온다. 손만두에는 부추와 애호박 같은 채소가 들어가고, 김치만두에는 숙성한 갓김치를 쓴다고 한다. 만두에 곁들이는 다시마 간장도 소개됐다. 메뉴 이름만 나열된 안내보다 재료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이니, 무엇을 먹을지 고르는 데 도움이 된다.
면을 좋아한다면 선택지가 더 있다. 평양냉면과 비빔막국수, 들기름막국수도 방송 기록에 올라 있다. 만두만 먹을지 면 한 그릇을 곁들일지는 배고픈 정도에 맞춰 정하면 된다. 나는 이런 집에선 메뉴를 많이 주문하는 것보다, 같이 간 사람과 먹고 싶은 것을 하나씩 골라 천천히 나눠 먹는 시간이 좋다.
맛에 대해서는 솔직히 선을 긋고 싶다. 아직 이 식당의 만두를 직접 먹어보지 않았으니 피의 두께나 속의 간, 가게 안의 소음까지 방문 후기처럼 말할 수는 없다. 방송에서 소개한 조리법은 확인할 수 있어도 내 입맛에 어떻게 남을지는 다녀온 뒤에야 적을 수 있다.
겨울에 간다면 시간을 먼저 확인하고
현재 공개된 관광 안내에는 11월부터 3월까지 영업시간이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마지막 주문은 오후 3시로 적혀 있다. 4월부터 10월까지는 저녁 영업 안내가 따로 있다. 계절에 따라 시간이 달라지는 곳이라 늦은 점심이나 저녁 식사를 생각했다면 출발 전에 매장에 한 번 확인하는 게 좋겠다. 포장과 주차도 가능하다고 안내돼 있지만, 당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청라 만두제작소라는 검색어 덕분에 알게 된 곳이지만, 내게 더 오래 남는 건 담지로86번길의 한 식당을 목적지로 삼아 걷는 하루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을 다녀온 듯 쓸 수는 없다. 만두를 먹고 그 길을 직접 걸어본 날에는, 메뉴판보다 먼저 기억에 남은 동네의 장면을 적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