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식품 매대에서 동충하초 제품을 보다 보면 이름은 같은데 가격과 모양이 꽤 달라서 잠깐 멈칫하게 됩니다. 말린 버섯처럼 생긴 제품도 있고, 분말이나 캡슐, 진액도 있죠. 이럴 때는 어느 제품이 더 진해 보이는지보다 원료와 표시 내용을 먼저 보는 편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동충하초라는 이름만으로 같은 제품은 아니에요
동충하초는 곤충에 기생하는 균류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시중 제품이 모두 같은 종이나 같은 부위를 쓰는 건 아닙니다. 원료명에 밀리타리스 동충하초가 적혀 있기도 하고, 균사체나 자실체, 배양물, 추출물처럼 사용한 부분과 가공 방식도 다르게 표시됩니다.
쉽게 말해 사과를 통째로 말린 것과 사과즙을 비교하는 상황과 비슷합니다. 둘 다 사과로 만들었지만 한 팩에 들어간 원료량과 먹는 방식은 다르죠. 동충하초도 제품 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성분 함량이나 기대할 수 있는 점까지 같다고 보면 헷갈리기 쉽습니다.
특히 ‘동충하초 함유’라는 글씨만 크게 보이는 제품이라면 뒷면의 원재료명과 함량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추출물인지 분말인지, 동충하초 외에 당류나 다른 부원료가 얼마나 들어 있는지도 함께 보입니다. 진액을 고를 때는 한 병의 용량보다 그 안에 어떤 원료가 얼마만큼 들어 있는지가 더 유용한 정보예요.
효능 문구는 제품의 표시 범위 안에서 읽어요
동충하초를 검색하면 면역력, 피로, 운동 능력처럼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연구에서 살핀 원료와 양이 내가 사려는 제품과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도 운동 능력에 관한 연구 결과가 엇갈리고, 일부 용도는 효과를 판단할 만큼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광고 문구 하나를 모든 동충하초 제품의 효과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이유입니다.
국내에서는 ‘건강기능식품’ 표시가 있는지부터 구분하면 편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안내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인정받은 원료의 기능성 내용을 표시하지만, 일반 식품은 같은 방식으로 기능성을 표시할 수 없습니다. 기능성 표시식품에는 ‘건강기능식품이 아님’이라는 문구가 들어갑니다. 이름에 동충하초가 들어 있다는 것과 해당 제품의 기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인 셈이죠.
가령 포장 앞면에 ‘동충하초 음료’라고 적혀 있어도 그것만으로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건강기능식품이라 해도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약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병을 낫게 한다는 광고가 눈에 띈다면 제품에 실제로 표시된 기능성 문구와 차이가 있는지 한 번 더 보는 게 낫습니다.
구매 전에는 이 네 가지를 차례로 봅니다
- 제품 구분: 일반 식품인지, 기능성 표시식품인지, 건강기능식품인지 포장 문구를 확인합니다.
- 원료 정보: 사용한 동충하초의 이름과 균사체·자실체·추출물 등 원료 형태를 확인합니다.
- 섭취 기준: 1회 섭취량과 하루 섭취 횟수를 함께 읽습니다. 캡슐 한 알의 함량만 보고 하루 섭취량을 짐작하면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 기타 표시: 소비기한, 보관 방법, 다른 원재료와 알레르기 관련 표시를 확인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두 번 먹는 제품과 하루 한 번 먹는 제품은 포장에 적힌 ‘1회분’ 숫자만 비교하면 공정하지 않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보려면 하루 섭취량에 해당하는 양과 제품의 원료 형태를 함께 놓고 봐야 합니다. 가격도 한 병 가격보다 며칠분인지 계산하면 비교가 수월해집니다.
맛 때문에 고른다면 분말이나 음료의 당류와 부원료도 살펴볼 만합니다. 동충하초 자체를 찾았는데 단맛이 강한 음료를 매일 추가로 마시는 상황은 생각했던 선택과 다를 수 있으니까요. 말린 원물을 음식에 넣는 경우에도 제품 포장의 식품용 표시와 보관 방법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약을 먹고 있다면 섭취 전에 한 번 더 확인해요
식품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똑같이 맞는 건 아닙니다.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동충하초 보충제가 혈당을 낮추는 약이나 인슐린,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와 상호작용할 가능성을 안내합니다. 관련 약을 복용 중이라면 제품명과 원재료 표시를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보여주고 섭취 여부를 상의하는 게 좋습니다.
수술이나 치과 시술을 앞둔 경우에도 현재 먹는 보충제를 의료진에게 알려두는 편이 낫습니다. 몸에 맞지 않는 느낌이 들면 일단 섭취를 멈추고 확인하는 게 안전하고요. 복용 중인 약을 대신할 목적으로 동충하초를 선택해서는 안 됩니다.
저라면 동충하초 제품 앞에서 ‘무엇에 좋다’는 큰 글씨보다 뒷면의 작은 글씨에 시간을 더 쓸 것 같습니다. 원료 형태와 하루 섭취량, 제품 구분을 알고 나면 비슷해 보이던 제품의 차이가 꽤 선명해집니다.
